중국 드라마의 추격

글|박은경(한국경향신문베이징특파원)

China (Korean) - - 칼럼 -

지난 5월11일부터 시즌2를 시작한 중국 드라마 <환러쑹(歡樂頌)>은 여러 면에서 눈여겨 봐야할작품이다. 중국 드라마의 빠른 발전속도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자, 한류(韓流)로 자국 드라마에 자부심이강한 한국이 긴장해야 할 계기이기도 하다.

<환러쑹>은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였다. 서로 다른 개성과 직업을 가진 5명의 20∼30대 직장 여성들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상하이에위치한 환러쑹이라는 고급 아파트의같은 층에 살면서 서로 얽히게 되고서로의 우정과 일, 사랑 이야기가펼쳐진다.‘상하이 프렌즈’혹은‘중국판 섹스앤더시티’라고도 한다. 초호화 아파트지만 상류층의 이야기만을 하지 않고 뭔가 결핍이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현대중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이슈를 자연스럽게 녹여낸다. 이 드라마의 가장 큰 장점도 여기 있다. 이 드라마에는 불안한 직업, 높은 물가에 시달리면서 일하고 있는 도시 노동자,비정규직 문제, 빈부 차와 남존여비 사상 문제가 고루 등장한다. 부모님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상하이 드림을 실현하기 위해 환러쑹에서 룸메이트들과 함께 살고 있는 추잉잉, 외국계 기업 인턴으로 일하는관쥐얼, 일에서는 똑 부러지지만 사고치는 오빠 때문에 금전적 어려움을 겪는 판성메이가 이 같은 문제를담아낸다. 해외 유학파 출신의 재벌 2세인 취샤오샤오와 미국 명문대를나와 월가에서 일하다 귀국한 안디가 화려함 속에 숨겨둔 배다른 형제와의 경쟁, 외로운 성장 과정 등을보여준다. 물론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들의 사랑은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의학드라마든 법정드라마든 장소만 바꿔 연애담을 풀어놓는데 급급하다는 비난을 받은 한국 드라마 보다는 연애담 비중이 적다. 해피엔딩에 대한 강박도 적어 보인다. 안디가 자신의 성장 비밀을 알게 된 남자친구와 관계를 부담스러워 하며결국 이별을 택하고, 시즌2에서 휴가지에서 만난 넉살 좋은 남성과 사랑에 빠지는 것도 눈에 띈다.

그동안‘중드’(중국드라마)라고하면 주로 사극을 떠올렸다. <포청천>, <황제의 딸>, <후궁견훤전> <랑야방> 같은 드라마가 수십년 전부터중국 드라마 인기를 이끌었다. 그사이에 한국의 트렌드 드라마가 중국에서 인기를 끌면서 현대극은 한국이 앞선다는 자신감이 형성돼 있다. 그러나 <환러쑹>의 세련된 연출과 이야기 전개 등 훌륭한 만듦새를보면 한국 드라마에 비교해도 전혀뒤처지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랑야방>의 제작진이 만들었고, 이 때문에 <랑야방>에 출연했던 배우 중 대부분이 다시 출연한다. <랑야방>이 시간을 초월해 현대로 넘어오면서 <환러쑹>이 된 것이냐는 추측까지 팬들사이에서 나왔다. 주인공 후거 빼고 는 다른 출연자들이 다 나온다는 말도 있다. <환러쑹>은 기획 단계에서부터 중국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시즌제를 도입했다. <환러쑹>의 제작자는 <랑야방>을 고전물의 브랜드로, <환러쑹>을 현대물의 브랜드로만들겠다는 욕심이다. 사극으로 형성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대극까지점령하겠다는 의도다.

시즌2는 전편보다는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각자의 일 보다는 가족과 연애에 더 비중이 커지지만 그래도 여전히 흡입력을 발휘하고 있다.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PPL(Product Placement)조차 더강력해 졌다는 것이다. 시즌1에서 눈에 띄게 등장하던 생수 같은 노골적인 간접 광고 대신, 아예 콘텐츠 위에 돌출돼 떠있는 플로팅 애드를 가져왔다. 동영상 컨텐츠에서 널리 퍼져있는 이 광고를 드라마로 끌어왔다. 드라마 대사 자막 위에 선명하게감기약 광고 문구를 보여준다. 이광고 문구가 인물의 대사로 나오기도한다. 노골적인 광고가 오히려 자연스럽게느껴진다는것도 신기하다.

한류는 위기를 맞을 때마다 메가 히트작으로 수명을 연장했다.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치맥(치킨과 맥주) 열풍을 일으켰고, <태양의 후예>가 군복 유행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드라마가 한국보다 몇 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사극에 이어 현대극 분야까지 속도를내며 추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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