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를지배당한‘보이지않는폭력’

가스라이팅 스스로를의심하며자존감해쳐나침반목사·안희정사건해당낯선개념…법적책임묻기어려워

AJU Business Daily - - 기획 - 5425law@

컨테이너는물건을실어운반하는도구다.이안에는온갖종류의물건을담을수있다. ‘로·컨테이너’는알아두면쓸모있거나사회에중대한영향을미치는 판례, 분야별법정보등유용한법이야기를싣는다.변호사인장승주기자가담는다.

#. 최근 명예훼손죄로 처벌 받은 뒤,억대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한 A씨가 찾아왔다. 그는자신의행동에대해선 책임을 질 것이라면서도, 억울한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가스라이팅’을당했다는것이다.

얼마 전 청소년들의 멘토로 알려진소위 ‘나침반 목사’의 성추문이 폭로됐다. 그전에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사건이 사회를 뒤흔들었다. 이런 사례들을 ‘가스라이팅’으로 분석하는 시각이하나둘씩나오고 있다.

가스라이팅(gaslighting)은 타인의 심리나 상황을 교묘하게 조작해 그 사람이 스스로를 의심하게 만듦으로써자존감과 판단능력을 해쳐 타인에 대한지배력을강화하는심리학 용어다.

가스등(Gas Light)이란 오래된 연극에서 유래됐다. 이 연극에서 남편은집안의 가스등을 일부러 어둡게 만들었다. 부인이 집안이 어두워졌다고 말하면 그렇지 않다는 식으로 오히려 아내를 탓한다. 이에 아내는 점차 자신의현실인지능력을의심하면서판단력이흐려지고,남편에게의존하게 된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이나 데이트 폭력등이대표적인가스라이팅사례다.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는 “다 잊어라. 항상 잊으라는 얘기를 저한테 했기때문에 내가 잊어야 하는구나. 그래서없는 기억으로 살아가려고 그렇게 다도려냈다”고 말했다. 피해자에대한안전 지사의 지배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수있게해주는대목이다.

위 A씨는 남자친구로부터 비정상적인관계를 요구 받았다. A씨는 그의요구를거절한뒤에“내가너무예민한가”, “내 언행을 곱씹으며 후회하고 자책했다”고 한다. A씨는 답답한상황에서벗어나기위해 SNS를 통해남자친구와의관계를 폭로했다. A씨는자신의행동에대한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고 했다.하지만 모든 책임을 자신만 떠안는 것은뭔가잘못됐다고생각했다.

나아가 A씨는 가스라이팅을이유로맞소송을진행하고자한다. A씨가소송을진행하기위해선가스라이팅이불법행위로인정돼야한다.불법행위로인한손해배상청구를해야하기때문이다.불법행위에서는 원칙적으로 손해배상을청구하는피해자가가해자의고의·과실을 입증해야 한다. 또 피해자가 손해배상을받기위해선가스라이팅의위법성이 인정돼야 한다. 개념도 낯선가스라이팅에대해법원이당장위법성을인정할지도의문이다.

그나마적용을생각해볼수있는규정이형법 제303조 1항이다. ‘업무, 고용기타 관계로 인하여 자기의 보호 또는감독을 받는 사람에 대하여 위계 또는위력으로써간음한자는5년이하의징역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벌금에처한다’고규정하고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적용범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다양한 유형의 가스라이팅사례에적용하기가힘들다.

법은 ‘정의와 형평의 기술’이다. 각자에게 형평에맞는 책임을 지우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스라이팅이라는 새

로운 개념을 법

제도 안에서도

고려해볼필요가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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