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손보업계출혈경쟁,메리츠화재가‘공공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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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商道)를 어겼다.”메리츠화재는 최근까지 손해보험업계에서 공공의 적이었다. 메리츠화재가 이전까지의 관행을 깨고 독립보험대리점(GA)에 과도한 판매수수료(시책비)를 약속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이후 메리츠화재가GA 채널에서 독주하는 일을 막기 위해 경쟁사가 더 후한 보상을 약속하는 일이 반복되면서출혈경쟁으­로까지치닫게 됐다.

실제올해초일부손보사­의 GA 시책비는 650%까지 치솟았다. 금융감독원에서통상 200~300% 수준을 권고하고 있음을감안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는 설계사가 월납보험료 10만원의 보험을 판매했다면 기본수수료 외에 보너스로 65만원을받을수있다­는 의미다.

보다 못한 금감원이 올 상반기 판매수 수료 점검에 착수하자 시책비를 통해 GA채널을 확보하기 어렵게 된 메리츠화재는또 다른 꾀를 냈다. GA 채널 인수 심사(언더라이팅)를 완화하는 방법이다. GA 설계사가가져온보험계­약은다소손해가예상되­더라도 인수를 거절하지 않기로 한 것.이역시경쟁사에서유사­한방식을도입해경쟁이­붙게 됐다.

시책비 확대와 언더라이팅완화는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올해 상반기 전체 손보사의 당기순이익 합계는 2조107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조5387억원대비 17%(4317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원수보험료)이 3.3%늘어났음을 감안하면 수익성 악화가 더욱두드러진다. 이쯤되면과열경쟁의원­인제공자인 메리츠화재가 공공의 적으로 지목 되지않는게이상한 일이다.

그렇다고 메리츠화재가 무턱대고 잘못했다고는 볼 수 없다. 전통적인 보험업이한계에 도달한 최근 상황에서 ‘금융 혁신’을위해서는새로운도전­이 필수적이다. 메리츠화재가 이전까지의 관행에 안주하지않고 새로운 방식으로 영업 채널을 확보하려고움직인것은­긍정적으로평가받을만­한 부분이다.

다만 도전에 앞서 충분한 고민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시책비 증가와 언더라이팅완화를앞세­운메리츠화재의채널확­보전략은 GA 몸값을 치솟게 만든 것을 제외하고는아무런가치­도창출하지못했다. 오히려자사를포함한손­보사전반의손실만키웠­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혁신이라기보다는 ‘제 살 깎기’식 아이디어가 된 셈이 다.

최근서울광화문광장에­서‘실패박람회’가 열리고 있다고 한다. 추진 배경을 살펴보면 다양한 실패사례를 모아 사회자산화하기위해서­라고한다. 이번사례야말로손보업­계의 새로운 자산이 될 만한 실패가아닌가 싶다.

출혈경쟁은 공멸을부른다는교훈을 남겼다. 손보업계가 단순히 메리츠화재를 질책하기보다는 향후 발생할지 모르는 새로운 출혈경쟁을 방지

하는 방안을 고민해

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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