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영,어머니의108배로일어선‘징크스 왕자’

Ilgan Sports - - NEWS - 20대초반차세대에이스선두주자배영은기자

“이젠 마운드에서 도망가지 않아요. 경기에 나가는게정말즐겁습니다.”

최형우(34·KIA)의 활약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 원래아주잘하는선수였다.그래서거액을주고 ‘모셔’ 왔다. 그러나 임기영(24·KIA)은 다르다. 그누구도예상하지못했던 ‘발견’이다. KIA를넘어리그전체로범위를넓혀도마찬가지다.

임기영은 24일까지 올시즌 7승3패 평균자책점1.93을 기록하고 있다. 5선발 후보로시즌을출발했다.시즌첫경기에는구원등판했다.마지막1이닝을책임지러나갔다가홈런도하나맞았다.그러나선발테스트를위해마운드에오른 4월 6일 광주SK전에서팀을놀라게했다. 6이닝4피안타무4사구 1실점. 공 93개로 SK 강타선을막아 냈다.그다음등판인4월 12일잠실두산전에서도5이닝3실점(1자책)으로잘던졌다.

그다음경기에선더큰 ‘사고’를 쳤다. 4월 18일수원 kt전에서 9이닝을 7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막고데뷔첫완봉승을올렸다.이뿐아니다.한달반이지난6월 7일광주한화전도다시9이닝 5피안타2볼넷무실점으로끝냈다.시즌두번째완봉승이었다.

임기영은 그 두 번의 완봉승 사이에 일곱 차례선발등판했다.단한번도6회이전에마운드에서내려온적이 없다. 5월 12일 인천 SK전(5⅔이닝 4실점 1자책)을 제외하면전경기퀄리티스타트에성공했다.원투펀치인헥터노에시나양현종과비교해도뒤질게없는활약이었다. 폐렴으로깨달은‘건강’의중요성

그순간뜻하지않게브레이크를밟았다.폐렴이찾아왔다. 임기영은 “처음에는 단순히 감기라고생각했다.그런데기침이낫지않아병원에갔다가폐렴이라는진단을받았다”며“금방퇴원할줄알고입원했는데생각보다회복시간이더오래걸렸다.복귀도계속늦어졌다”고했다.

병원생활은고역이었다.완봉승으로유명인사(?)가 된덕에병실을따로썼고,그래서더심심했다. 한참야구가잘될때예기치않은병에발목을잡혀속상하기도했다. “야구를보면더괴로울것같아아예 1군 경기를보지 않았다. 아버지가 TV로야구를보시면나는밖에나가산책을했다”고털어놓았다.

사람의 몸, 특히 운동선수의 몸은 신비하기 그 지없다. 운동을 중단하는 순간 제자리에 멈추는게아니라뒷걸음질치기 시작한다. 폐렴이다나은뒤에도다시처음부터실전용몸을만드는과정이필요했다.그는“병원에서받은약을이제야다먹어간다.퇴원후달리기를할때확실히숨쉬는게벅찼다”며“공을던지기전에몸을재정비하는데만일주일이넘게걸렸다”고했다.

다행히NC와전반기마지막3연전에서실전점검을무사히 마쳤다. 11일과 13일 각각2이닝씩 소화하며건재를 알렸다. 그리고후반기첫 3연전이던 19일 고척 넥센전에서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결과는 5⅔이닝 3실점. 팀이 져 패전투수가 됐지만 투구내용은나쁘지 않았다. 그래도 임기영은“초반 투구수가너무많아이닝을오래소화하지못했다”고불만을 표현했다. 어느덧스스로이정도성적으로는만족할수없는투수가된것이다.

그는 2014년 말FA(프리에이전트)송은범의보상선수로한화에서이적했다. KIA유니폼을입자

5선발후보로출발7승3패평균자책점1.93 고교시절국밥 말아먹은후경기말아먹어 108배후호투징크스에어머니행복한고생

마자상무에입대해 2년을 보냈다. 사실상올해가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첫 시즌이다. 팀도 선두를달리고자신도기량을꽃피우는겹경사를누리고있다.지난2년그리고시즌초반을거치면서많은것을깨달은덕분이다.

임기영은“예전에는스프링캠프의중요성을잘몰랐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웨이트트레이닝에대한인식이 달라졌다”며 “이번 캠프에서는정말달라진자세로모든것을열심히 했다. 그래서개막할때자신감이생긴것같다”고했다.또“이전에는마운드에올라가면자꾸도망가기만하고생각이 많았다. 요즘은 ‘칠 테면 치라’는 마음으로던진다”며“포수김민식형과호흡도워낙좋아더신이난다”고강조했다. 립밤·국밥·유니폼·108배 ‘징크스의왕자’임기영은롯데박세웅과함께 20대 초반차세대에이스 그룹의 선두 주자로 우뚝 섰다. 벌써부터내년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과2020 도쿄올림픽국가대표팀에합류할 ‘영건’ 후보로꼽힌다. 외모도성격도딱요즘젊은이다.단하나‘옛날사람’같은면이하나있다.무수히많은징크스다.

예를들면임기영은등판때마다꼭 ‘니OO’라는 브랜드의 스틱형 립밤을 발라야 한다. 입술이자주 건조해지기 때문만은 아니다. “언제부턴가그 립밤을 발라야 심리적으로 안정된다”고 귀띔했다. 그립밤을안바르고등판하는날엔내내초조한기분이들어피칭에영향을미칠 정도다. 트레이너의립밤을공수해발라보기도했지만, “평소바르던유형이아닌,짜서바르는(튜브형)립밤이라소용이없었다”고 했다. 남들이들으면웃음부터나지만,본인에게는심각한얘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교 시절 그는 ‘국밥’에얽힌안좋은추억이있다.국에밥을말아먹고집을나섰다가갑자기중요한경기에구원등판하게됐다. 결국 그 경기에서 소위 ‘말아먹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이후로등판일에식사를할땐아예국을밥상에올리지않는다.유니폼도마찬가지다. 잘던진날입었던유니폼을계속입는다.구단이홈과원정유니폼을세벌씩기본으로지급하지만, 임기영은그가운데한벌씩만계속 착용한다.최근에는마운드에서마음에들지않은결과를낸뒤그경기때쓴모자를버렸다.

이런 징크스 열전 탓에 가장 고생하는 사람은따로 있다. 바로 임기영의 어머니다. 불교 신자인어머니는올시즌아들의첫선발등판을하루앞둔밤에 108배를 했다.아들이호투해선발투수로자리잡길간절히바랐기 때문이다. 다음날아침에도그리고경기전에도108배를한번씩더했다.어머니의정성이통했는지,그날임기영은참잘던졌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임기영은 “그 후로 엄마께매번 ‘108배를 그때와똑같이해 달라’고 주문하곤 한다”며 “등판하기 전에 부모님께 전화해 108배를하셨는지확인한다. ‘안빠지고했다’는대답을들어야안심이 된다”고 웃어 보였다. 그렇게정성을들이는데도정작야구장에오려면아들눈치를봐야한다. 한차례‘직관(직접 관람)’을왔다가당일성적이썩좋지 않아서다. 임기영은 “그 후로‘야구장에 오지 마시라’는 말씀도 드렸다”며 “그래서내게말안하고몰래오시는것같다”고했다.야구를 잘하면 잘할수록 지켜야 할 징크스는더늘어난다.임기영이마운드에오를때마다어머니의 108배도 세번씩 계속된다.그래도어머니와아들에게는 ‘행복한’ 의식이다. 임기영이한국시리즈마운드에오르는 그날까지, 어머니의 108배는계속된다.

KIA임기영이지난11일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열린NC전7회초등판해 역투하고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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