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원하고싶은대표팀이되어야한다

대안수립에소홀했던축구협회슈틸리케팀3년간대표팀퇴보축구눈높이높아진팬들실망감러시아월드컵티켓은얻었지만헹가래사태또한그자체가불씨조용한격려정도로마무리했어야

Ilgan Sports - - 축구 - 한준희(KBS축구해설위원·아주대학교겸임교수)정리=최용재기자

시대가바뀌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라는 ‘간판’이나 ‘지위’만으로 국민들의 무조건적성원을이끌어내기어려운시대다.국민들이국가대표팀을성원해야하는합당한이유,국민들로하여금응원하고싶게끔하는매력을제시해야하는의무가바로대표팀에있다.

이는월드컵본선을앞두고있는대한축구협회관계자및선수단모두가정확히인식해야만하는사실이다.

이전에도언급했지만이란전,우즈베키스탄전을 통해우리대표선수들은적잖은 고생을 했다. 근년의이란은근본적으로강한팀이며, 우세한 전적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 원정은 언제나 힘든 곳임에 틀림없다.

실상 우즈베키스탄전에서 한 골이라도허용했다면 어떻게 됐겠는가. ‘패자부활전’ 같은 플레이오프 절차가 남아 있기는하더라도우리축구계는지금보다훨씬더흔들리는상황을맞이했을것이다.

물론 시리아가 이란을이겼다면플레이오프마저도없었겠지만말이다. 이렇게극도로아슬아슬한상황에서대표팀은어쨌든살아남았다.가슴을쓸어내리기는했으 나목표를달성했고,이에“고생했다”는말한마디조차건네지못할이유는없다.

유사한맥락에서,신태용감독에게쏟아지는비판가운데적어도일부는가혹한것이사실이다.

3년에 가까웠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재임기간에대표팀은단한발짝도앞으로나아가지못했다.오히려퇴보했다.코치를역임한적이있다하더라도이러한팀을신태용감독이삽시간에끌어올릴수있다고예상하기란애초부터어려웠다.

선수들이 갑자기 브라질, 스페인, 독일선수들처럼 변할 리도 만무하다. 따라서“슈틸리케시절과획기적으로달라진모습을 보여 주지 못했다”는 비판은 그 자체가무리한요구처럼들린다.

그러나이모든사실에도불구하고,대한축구협회와대표팀은왜적잖은국민들이싸늘한시선을보내고있는지를곱씹어봐야한다.

우선,요즈음국민들의분노는여러해에걸친 누적의 산물임을 인정해야 한다. 세명의감독을갈아치웠던 2014 브라질월드컵이그과정과결과모두에있어난맥상을거듭하며국민들의실망을자아낸것은주지의사실이다.

이후외국인슈틸리케 감독을 영입하며순간적인 기대감을 높였으나 슈틸리케 감독이 보여 준 행태는 유능한 지도자, 책임있는리더의면모와는거리가멀었다.한동안은 ‘보여주기식정치’에 열중했고,종국에는 ‘남 탓’으로 일관하다가지휘봉을내려놓았다.위기의정도가이미수위를넘은상황에서부랴부랴수장이교체됐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에서 ‘축구 눈높이’가높아진국민들의실망감은이미고조에이르고있었다.슈틸리케감독시절에발생했던여러문제들이온전히감독혼자만의문제로여겨지지않았던까닭이다.근본적으로 슈틸리케의 공허한 ‘이미지 정치’를주선한책임은대한축구협회에있다.예를 들어 요즈음 국민들이 비행기 안에서노트북을펼쳐 놓고 있는 감독의 사 진에감동하리라생각한다면오산이다.오히려협회는선수들의결속력에이상기류가 감지된다든지, 코칭스태프의 역량과역할에의구심이제기되는것과같은중요사안들에대해서는뾰족한조치를취하지않았다.

이뿐아니라협회는슈틸리케감독의지도력이 갈수록 의심받고 있었음에도이에따른체계적대안수립에소홀했다.행정력이강한선진국이라면현감독에대한비상대안들을미리연구하고목록을작성해둔다. 실수와실패는누구나할수 있지만, 그것을합리적으로복구하는시스템을지니고있냐,그렇지않냐의차이다.

이번두경기에서벌어진여러가지문제들과논란들에있어서도선수들은물론이고 코칭스태프, 협회가 모든 책임을 나눠져야한다는생각이다.

먼저여러유형들의인터뷰논란에관해시끄러웠던 이야기들을 여기서 반복하고싶지는 않다. 하지만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것은지금은대한민국축구에있어실로‘엄중한시기’라는점이다.

이는월드컵본선을걱정하던때나지금이나혹은앞으로도한동안변하지않을것이다.이렇게엄중한시기에는짧은말한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도 더욱 신중해야 한다. 축구뿐아니라다른 분야, 축구바깥의세상에서도다그렇게한다.축구는사회적 상식과통념을넘어서는특권을지니고있지않으며,이것이어긋날때국민들은분노할권리가있다.

이른바‘헹가래’사태또한마찬가지다.여기서문제의핵심은헹가래를쳤던정확한시점이언제였냐가아니다.헹가래자체가 불씨였다. 지금까지의제반상황들을고려할 때, 이번 본선 진출은 ‘안도의 한숨’ 혹은 ‘조용한 격려’ 정도로마무리짓는 것이 좋았다. 선수들 및 코칭스태프의판단에대한아쉬움과더불어,다시실망스러운것은협회다.

당시현장에는협회관계자들도자리했을것이고,그렇다면이러한헹가래를자제시키는 조언을 했어야 한다. 이는 ‘이미지정치’를 위한것이아니라 ‘국민들을 위한적절한예의’의문제이기때문이다.

축구는지구촌모든민족과각국국민들의성원을먹고자라온스포츠다.이러한배경 속에서 오늘날 전 세계 축구협회, 선수,감독들이적잖은돈을벌고있는것이다.

만약국민의성원이없어진다면?그때는지금과 같은 스폰서도 없고, 중계도 없으며, 따라서지금과같은수익도 없다. 모든것은영원하지않다.국민들로하여금응원해야할,응원하고싶은국가대표팀이되게끔해야한다.

지난달31일2018러시아월드컵아시아지역최종예선한국-이란전이열린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경기장을가득채운팬들이열띤응원을하고있다. 양광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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