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오면쉬는한국,비가와도뛰는독일

Ilgan Sports - - NEWS - 부족국내축구가가야할길프랑크푸르트(독일)=피주영기자

최근에 찾은 독일 레버쿠젠 오토바이어가2번지의 독일 프로축구바이어 레버쿠젠 유스센터. 굵은빗방울이 떨어지는 가운데서도 천연잔디구장2개면과풋살구장3개면은 축구 삼매경에 빠진 50여 명의 유소년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연령대별로 4개 그룹으로 모인 이들은머리에서흘러내리는비를연신닦아내면서도코치의지시에따라진지한표정으로패스와슈팅훈련에임했다.

‘한국에서는 비가 오는데 아이들이 축구를 하는 모습은 상상할수도 없다’고 말하자 레버쿠젠 13세 이하(U-13) 팀 안제 분콜 감독은 “비를 맞는다고 다치는 것도 아닌데 최고의 시설을 활용 안 할 이유가 없다. 독일에서는 비 오는 날아이들이 공을 차는 것은 지극히자연스러운일”이라며의아한표정을 지었다. 최고를 자랑하는 유스시스템에 대한 자부심이 드러나는말이었다.

지금 세계 축구는 독일 축구의유스시스템을주목한다.독일은지난 7월 ‘미리 보는 월드컵’으로 통하는 컨페더레이션스컵(컨페드컵)과차세대스타들의경연장인유럽축구연맹(UEFA) 21세 이하(U21)챔피언십에서 모두 우승했다.컨페드컵에출전한독일대표팀 21명의평균나이는 23.9세로 사실상신예들로구성된2군이었다.

UEFA U-21 챔피언십우승컵을차지한독일 U-21대표팀도컨페드컵에주전급선수를5~6명내준 1.5군에가까웠지만당당히정상에섰다.브라질이나아르헨티나같은축구강국에서도50~60년에 한번나올까말까하는일명‘황금세대’가독일에서는 5~6년마다 배출되고있는셈이다.

독일축구가유소년축구에눈을 돌린것은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00) 직후다. 1990 이탈리아월드컵과유로 1996을 제패한독일은이대회에서기존30대중반의노장들을 그대로 출전시켰다가 조별리그탈락의수모를겪었다.독일축구전문지키커의프랑크루셈기자는 “유로 2000 당시주장로타어마테우스의나이가 39세였다. 그때까지만해도독일은세계최강이라는자부심에취해신예양성을소홀히했다”고말했다.

독일축구협회(DFB)와독일프로축구연맹(DFL)은 유소년 축구의경쟁력이곧독일축구의미래라는모토 아래 유소년 축구 강화 프로젝트에착수했다.

분데스리가 전 구단의 유겐트라이스퉁스첸트룸(Jugendle istungszentrum·유스 아카데미)운영은당시프로젝트에서가장큰비중을차지하는부분이었다.안드레아스 나겔 DFL 유소년 총괄이사는 “분데스리가 1부와 2부 소속36개 구단은 의무적으로 유스 아카데미를보유해야 한다. 그건 3부에서 승격되는 팀들에 해당된다”고했다.

36개의 유스 아카데미는 DFB와 DFL로부터 매년 자격 심사를받고 3년마다 평점을 받는다. 매년3월 이뤄지는 자격 심사에서는 훈련장(최소 3개 면이상 보유), 연령대별 선수와 팀 현황, 코칭스태프(UEFA 라이선스), 의료·재활, 강습프로그램, 기숙사, 중·고등 교육,심리상담등 9개 부문을집중적으로살핀다.

이때자격이미달되면구단은경고 조치되고 DFB와 DFL의 감독하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 분콜레버쿠젠 U-13 팀감독은“모두가 다 프로 선수가 되는 것은아니기때문에아이들의향후진로

유로2000조기탈락굴욕직후 유소년축구강화프로젝트시작 1부 2부36개구단의무적보유 매년심사받은뒤3년마다평점 약800개세부사항충족시켜야 투자금만지금까지약1345억원

를위해서라도양질의교육을받을수 있도록 구단이 힘쓰고 있다”고말했다.

루셈 기자는 “작년 레버쿠젠U-18 팀은러시아원정경기를치른적이있는데이시기가공교롭게도중간고사기간과겹치는바람에선수단 중 절반이 시합 시작 전 현지호텔에서 2시간 동안 시험을 치르는 웃지 못할 일이 있었다. 유스아카데미가 선수들의교육을얼마나엄격하게생각하는지알수있는대목”이라고전했다.

여기에 3년마다 매기는 평점은더욱엄격하다.이경우에는협회와연맹이지정한약 800개의 세부사항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모든 구단은 협회나 연맹으로부터재정지원을받지않기때문에지출이 많은 구단의 경우 유스 아카데미운영을위해연간 500만 유로(약 67억원)이상은쓸것”이라고추측했다. 나겔 이사는 “지금까지독일축구가유스시스템을위해투자한돈을환산하면약 1억 유로(약1345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축구의 적극적 투자 효과는 2000년대 후반부터나타나고있다.유망한분데스리가유소년출신선수들을중심으로개편한독일은2014년 월드컵우승으로결실을맺 었다. 이때 주축으로 뛴 필립 람과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루카스포돌스키는독일유스시스템의첫히트상품이다.

유피리독일축구협회유소년총괄부장은 “유스 시스템이 내놓은첫 결과물이 브라질월드컵이다. 2014년월드컵선수단23명중미로슬라프클로제를제외한22명은 모두 유스 프로젝트 출신”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독일의젊은선수풀은차고넘치기에앞으로국제대회에서 더 많은 우승컵을 기대한다”고덧붙였다.

좋은유소년들의등장은 대표팀뿐 아니라 자국 리그도 살찌운다.나겔 이사는 “양질의 독일 선수들이 분데스리가로 유입되면서 몸값이비싸면서어중간한실력을가진 외국인선수에대한의존도가낮아졌다. 또 좋은 선수들은관중동원과성적으로이어지는데이것은결국중계권료와직결되는부분”이라고했다.

기자가 ‘결국 이 모든 시스템은돈이 많아야 구축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묻자유피리부장은“많든적든언젠가는투자해야할분야가유소년이다.언젠가해야할일이라면조금무리를해도지금시작하는게낫지않느냐’고되물었다.한국프로축구연맹 양준선 과장은 “독일 유소년시스템은한국축구도본받고접목시킬수있는부분이 많다. 조만간 한국 유소년도 몇가지프로젝트를시작할예정”이라고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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