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처럼꼭꼭숨어있던유럽중세마을

JoongAng Ilbo - - 팽창하는공룡수도권명암 <하> - 겐트(벨기에)=글·사진 기자bora@joongang.co.kr

중세도시의 원형을 지키고 있으면서도여행객이드문유럽도시를혹시아느냐는질문에늘주저없이말했다. ‘없다’고,그런여행지는죄다관광객에게점령됐다고.하지만9월초벨기에소도시겐트(Ghent)를 여행하고선생각이달라졌다.매혹적인이중세도시는여유롭고한적했다.그리고여행객을반기는다정한사람들이있었다.무명이비운이아니라행운인도시,겐트여행기를전한다.

벨기에는이방인을얼떨떨하게만드는데재주가있었다. ‘국어’가네덜란드어·프랑스어·독일어3개인이나라는도시하나에딸린이름만도서너개.이를테면벨기에항구도시앤트워프(영어식이름)의프랑스어이름은앙베르,네덜란드어이름은안트베르펜이었다.

여기엔역사적배경이깔려있다. 1831년독립하기전까지스페인·오스트리아·프랑스·네덜란드가차례로이땅의주인을자처했다.강대국이벨기에를노렸던이유는이나라가유럽의무역요충지였기때문이었다.겐트만해도13세기에는인구6만명이거주하는유럽에서파리의뒤를잇는부유한도시였다.

빵을잃어버린다리,성미카엘성당

언뜻보기에도겐트는최적의상업도시요건을갖추고있었다.겐트에는두개의강이흐르는데,리스(Lys)강은도심을빙두르는지천이다.리스강이이어지는스켈더(Schelde)강은 프랑스북부에서발원해벨기에·네덜란드를지나북해로흘러든다.물줄기가거미줄처럼온도심을연결하는덕분에작은배로도도심구석구석까지물자를실어나르기유리했을것이다.실제로겐트는교통이점을바탕으로모직물유통거점으로발달했다.

중세상인이바삐드나들었던리스강주변은겐트시민이가장사랑하는공간이됐다.강변은맥주마시고수다떠는사람들로북적였다. “겐트를깊숙이들여다볼수있는여행법은물길을따라가는것”이라는현지인의추천을받아리스강보트투어에나섰다.구도심중심에있는코렌레이(Korenlei) 선착장에서10인승배에탔다.

배위에올라타니강을한가운데둔아기자기한도시의모습을한눈에올려다 볼수있었다.강변의건물은중세상회(商會)길드가세운것이대다수였다.석공조합,선원조합등은자신의세력을과시하는차원에서길드건물외양에공을들였다.덕분에겐트구도심강변은개성있는옛건물이조화를이루는풍경을갖게됐다.지날때마다성직자에게세금을내야했다는‘빵(돈)을잃어버린다리’,지반이불안정해돔지붕을올리지못한‘성미카엘성당’도동화마을같은도시의풍경을빚는데한몫했다.

리스강보트투어는유능한디자이너가설계해놓은중세풍테마파크를탐험하는것같기도했는데,생각을들킨건지보트투어가이드티모시는“겐트는박물관이아니라사람이사는도시”라고강조했다.듣고보니문화재급으로보이는건축물에‘출입금지’표시가없었다.옛건물은누군가의집으로혹은펍·레스토랑·호텔로개조돼유용한건물로쓰였다.겐트가영화세트장처럼차갑지않고사람의온기가가득한이유가있었다.

눈마주치면인사,지도만펴도돕는사람들

겐트를여행하다가문득의문이들었다.유럽의내로라하는중세도시에뒤지지않을만한겐트가한국여행자사이에알려지지않은게의아했다.심지어일본인·중국인등아시아여행자도찾기힘들었다.가이드알렉스는“겐트의역사는깊지만여행지로서의역사는짧다”고설명했다.사실‘벨기에의맨체스터’라는별명처럼겐트는공장연기자욱한산업도시였다.방직산업이쇠락한1990년대이후오수가흐르던리스강수질개선작업과함께관광도시로거듭났다.근처에가기도싫어할정도로더러웠던리스강은현재카약을즐기는사람들이북적이는겐트최고의여행루트로변모했다.

겐트를매력적으로만든데는시민들의여행자에대한환대도큰역할을했다.지도만펼치면어디선가누군가가나타나도움을줬고,거리에선모두가눈을마주치고손을흔들며인사했다.관광객으로몸살을앓고있는몇몇유럽도시에서현지인의싸늘한시선을받았던것과사뭇분위기가달랐다.

보트에서내려 15분마다 종이울리는종루,시청사등이있는구도심을구석구석걸어서구경했다.코렌레이선착장맞은편 벨가퀸(belga queen) 식당으로갔다.겐트에서가장오래된건물인12세기곡물창고를개조한돌집이었다.창밖으로어스름이내린리스강에멋스러운건물이비쳤다.양보라

800년넘은돌집등중세건물즐비도심한바퀴도는보트투어인기관광지역사짧아호젓한분위기

여행 직항노선은없다.네덜란드에간후기차로이동한다.네덜란드암스테르담스히폴공항에서벨기에겐트역까지2시간30분.편도80유로(약11만원)정도.유럽기차패스유레일(eurail.com)을 이용하면저렴하다.네덜란드·벨기에·룩셈부르크를여행할때는3~8일무제한승하차가가능한베네룩스패스가유리하다.어른3일권(2등석기준) 160유로(21만6000원)부터. 보트투어(debootjesvangent.be)는40분·1시간·2시간코스가있다.어른7유로(1만원),어린이4유로(6000원)부터. 10인승을통째빌릴수도있다. 100유로(13만5000원).

정보=벨기에까지

벨기에겐트를가로지르는리스강에서바라본그라슬레이거리.중세상인조직길드가세운옛건물이즐비하다.유럽여행의필수코스에빠져있는게이상할정도로겐트는유럽의내로라하는중세도시못잖은예스러운풍경을자랑한다.

리스강변의옛건물은펍레스토랑호텔로개조됐다.강변에서맥주를마시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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