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표신북방정책,짝사랑안되려면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김동호논설위원

러시아극동최남단의연해주는생각보다가까운곳이다.비행기로2시간40분이면날아간다.시베리아끝에붙은동토의땅이라생각하지만가보면그렇지않다.산에는침엽수가울창하고곳곳에끝없는평야가펼쳐져있다.현대중공업은이땅에콩과옥수수로푸른지평선이펼쳐지는농장두곳을운영하고있다.우스리스크에있는현대하롤농장은2009년첫씨앗을뿌렸으니내년이면어느덧10년째다.지난해그곳에서만난농장관계자는“10년다돼가지만그래도러시아를잘모르겠다”는소회를털어놓았다.문재인대통령이최근블라디보스토크동방경제포럼에서첫발을뗀 ‘신북방정책’도앞으로성과를얻으려면이들농장처럼오랜세월을보내야할지모른다.한·러경제협력을지렛대로북핵을막고북한을대화의마당으로끌어내겠다는구 상은고무적이지만크렘린궁의문을여는게쉽지않기때문이다.

문대통령은블라디미르푸틴대통령에게“북핵을멈출수있는지도자인만큼강력한역할을해달라”고설득했지만“감정에휩싸여북한을막다른골목으로몰아세울필요가없다”는싸늘한답을들어야했다.푸틴은오히려주한미군철수를포함한자신의‘북핵3단계로드맵’을역제안했다.문대통령으로선갑갑할것 이다.신북방정책에담아간경협선물보따리를푸틴이선뜻받아주지않았기때문이다. ‘나인브리지프로젝트’라고불리는경협방안은 가스·철도·전력·북극항로·조선·공단건설·농업·수산·대북협력등전방위에걸친러시아투자방안이다.하지만푸틴의반응은겨울시베리아처럼차가웠다.러시아로선경협을바라지만서두를이유는없다고보기때문이다.러시아입장에서연해주개발은시급한과제다.러시아어로프리모르스키(연안+ 바다)로불리는연해주는모스크바에서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9288 떨어진머나먼불모지였지만1860년베이징조약으로러시아땅이되면서지정학적요충지가됐다.이곳에부동항을확보하면서동북아시아진출의교두보를구축한것이다.최근엔한·중·일과의경협모색을위한경제적요충지로도떠오르고있다.

러시아의고민은한반도의28배에 달하는극동의인구가600만명에불과하다

러시아경협,벼락치기로는바라는것얻지못해‘아베의실패’와하롤농장경험에서교훈찾아야

는점이다.더구나인구1억명이넘는중국동북3성과육로왕래가빈번해지면서중국으로의경제력예속도근심거리다.이런문제를해소하려고푸틴은집권이후신동방정책에박차를가해왔다. 2012년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정상회의를블라디보스토크에유치하면서6793억루블(약12조원)을투입해연해주의교통과도시인프라를대폭확충했다.한·중·일이만들어낼동북아경제권에대비해연해주를러시아의경제수도로만 든다는구상을실천하고있는것이다.해외자본의유치는필수다.아베신조일본총리는이점에착안해경협을지렛대로북방영토반환을추진해왔다.지난해에는푸틴과16차례회동했지만헛물만켜고말았다.러시아로선한·중·일이앞다퉈구애하니굳이서두를이유는없다.북핵은반대하지만‘레드라인’만넘지않으면현상유지도좋다는느긋한입장이다.

문대통령의신북방정책은이런상황을두루고려해야한다.나진-하산공단조성을비롯한나인브리지프로젝트를위해20억달러의기금동원이추진된다는데성급해선안된다.조급하면짝사랑만되풀이할수있다.사실한·러경협은1997년 양국경제과학기술공동회설치이후20년간추진돼왔지만별진전이없다.정부가바뀔때마다벼락치기하듯추진하다진척이없으면금세무관심으로돌아서곤했기때문이다.

그래서지금필요한것이지속성이다.현대농장처럼꾸준히투자할때관계를돈독히하고열매를맺을수있다.문재인표신동방정책은당장과실을따려하지말고러시아의신동방정책처럼백년대계차원에서접근하길바라는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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