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새단장한관공서글판들 “~하라”가왜이리많죠

서울시·구청,청사글귀경연시, 2013년부터‘꿈새김판’운영양천·동대문·성동구도게시동참감성문구로주민에희망전달취지“교훈적내용공감어렵다”지적도

JoongAng Ilbo - - @우리동네 - 기자youngcan@joongang.co.kr

서울시청과일부서울구청의외벽에는짤막한글귀가적힌‘글판’들이걸려있다.글자수는30자안쪽이다.보통계절이바뀔때마다새문구로단장된다.대형철판위를천으로덮는방법으로제작된다.글판에는일상에지친시민들에게위안과희망을메시지를전하자는의미가담겨있다.지방자치단체들은각기다른글판의이름을붙여놓았다.문구선정방식도다양하다.서울도서관(옛서울시청사)정면외벽을채운글판의이름은‘꿈새김판’(가로18.9m,세로8.6m)이다. ‘저물어가는게아니라여물어가는겁니다’.가을을맞아최근옷을갈아입은‘꿈새김판’에는12일이런글귀가적혀있었다.이영배서울시시민소통기획관소통지원팀장은“가을은한해가끝나는계절이아니라,결실의계 절이라는의미다”고설명했다.

2013년에등장한서울시의‘꿈새김판’은시민공모로문구를정한다.시인·교수등7명이참여한문안선정위원회가심사해당선작 1편(50만원), 가작5편(각 10만원)을고른다.이팀장은“문구가계절과맞는지, 얼마나긍정적인지에주안점을맞춰심사한다”고말했다.

서울양천구청은 2015년부터 ‘공감글판’을청사외벽에걸고있다.양천구청직원과양천구민을대상으로글귀를공모한다.이번공모전에선구민이낸‘세상은가 을에물들고,나는너에게물들고,그러면당신은무엇에물들었나요’가뽑혔다.

서울성동구는2004년부터‘희망글판’에성동구청구정기획단이창작하거나문학작품에서발췌한글을선보이고있다.이달에는‘가을엔너도나도익어서사랑이되네’라는이해인시인의시구를내걸고있다.

서울동대문구‘희망글판’에는마더테레사의시‘그래도’에서발췌한‘그래도사랑하라’가내걸려있다.동대문구청측은“상처받기쉬운시대를살아가는우리들 의가슴속에깊이새겨둬도좋을만한문구라고생각했다”고말했다.지자체들이내건글판은도시미관을바꾸는좋은시도라는평가를받는다.하지만,교훈적인메시지가늘면서공감의정도가떨어진다는지적도나온다.매주서울도서관을찾는다는직장인김근형(42)씨는 글판에적혔던‘저물어가는게아니라여물어가는겁니다’ ‘잊지마세요당신도누군가의 영웅입니다’(서울도서관, 2013년여름) 등의문구에대해“글판이삭막한건물을따뜻한분위기로채워 주는것같긴한데,공감하기어려운측면도있어서아쉽다”고말했다.

글판중에는‘고마워요해님늦게까지기다려줘서’(서울도서관,올 여름), ‘그래이렇게함께걸으면’(성동구청,올봄)처럼의미가모호한문구도있다.김종회한국문학평론가협회장(경희대교수)는“관의시각에서당선작을정하다보니다양성이떨어지고,내용이교훈적이되는경향이있는것같다”고진단했다.

1991년에교보생명이서울광화문사옥에처음선보인‘광화문글판’은훈시적인내용보다는보편적인정서가반영된명문을선택해시민들의사랑을받고있다. ‘반짝반짝서울하늘에별이보인다/풀과나무사이에별이보이고/사람들사이에별이보인다’(신경림의 ‘별’). 교보생명광화문사옥에12일걸려있는문구다.교보생명은시인·소설가·카피라이터등으로구성된문안선정위원회가국내외작품들을두루살펴글귀를고르도록한다.김협회장은“공모제도의취지는좋지만더많은시민들이감동할수있도록지자체들이글귀선택에조금더공을들였으면좋겠다”고말했다.

임선영

서울도서관(옛서울시청),동대문구청,성동구청외벽에걸려있는‘글판’들(왼쪽부터시계방향으로).

[사진서울시·동대문구·성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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