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찾아한국왔지만 90일마다‘추방’되는고려인4세

우즈베크출신등4000명광주정착성인은장기비자막혀출입국반복3세까지재외동포인정,혜택못받아최근한시조치내놨지만빈틈여전비자·취업사기,임금체불피해속출

JoongAng Ilbo - - 종합 - 광주광역시=최경호기자ckhaa@joongang.co.kr

“어린딸을데리고90일마다한국과우즈베키스탄을오가는삶이너무도힘듭니다. 제발할아버지나라인대한민국에서맘놓고오래살수있도록도와주세요.”

지난 10일 오후광주광역시광산구월곡동고려인마을에서만난김례나(가명 22·여)씨는연신눈물을쏟아냈다. 2년전세살짜리딸과함께한국에들어온후우즈베키스탄으로출국과재입국을반복하면서겪었던고통이떠올라서다.

김씨는2015년10월단기방문비자(C3-8)로입국한후3개월에한번씩우즈베키스탄과한국을오가는생활을하고있다.김씨처럼만20세가넘은고려인4세는장기체류비자를받지못해90일마다자신이태어난우즈베키스탄등으로출국했다가다 시입국해야한다. ‘재외동포법’이고려인3세까지는‘재외동포’로장기체류를인정하지만4세부터는‘외국인’으로분류하기때문이다.김씨는“딸을어린이집에맡기고닥치는대로일을하는데도비행기티켓을살돈조차벌기힘들다”고말했다.올해로고려인들이러시아로강제이주된지80년이됐지만한국에들어온상당수고려인은여전히어려운삶을살고있다. 고려인은구한말·일제강점기에러시 아연해주일대로이주한한인을말한다. 1937년에는스탈린에의해중앙아시아로대거강제이주됐다.

조부나증조부의고향을찾아국내에들어온고려인들은모여사는경우가많다.낯선한국에서일자리를구하거나아이를교육하기위해서는공동체의지원이필요하기때문이다.광주광역시에있는고려인마을은국내의대표적‘고려인커뮤니티’다.현재한국에있는고려인4만여명 중4000여명이광산구월곡·산정·우산동일대에산다.경기도안산(1만여명)에이어둘째로큰고려인집결지다.

이곳에선‘고려인마을종합지원센터’를중심으로어린이집과다문화학교인‘새날학교’,쉼터등이고려인의한국생활을돕고있다.하지만고려인4세의경우성인이되면태어난나라로나갔다가입국해야하는등어려움을호소하는목소리가높다.

문재인정부는지난9월13일부터 2019년6월까지한시적으로고려인4세들이국내에체류할수있도록조치했다.올해8월고려인김알렉산드라(56·여)씨의편지를받은청와대측이4세들에게부모와헤어지는고통을덜어준것이다.당시고려인3세인김씨는‘문재인대통령께드리는호소문’을통해‘2016년한국에들어온후여섯번이나러시아로출국했다돌아온딸의이상한여행을멈춰달라’고호소했다.하지만정부의이번조치역시사각지대가많다는지적이다.법무부시행령에‘부모가한국에거주중인고려인4세’로규정돼부모가한국에없을경우엔예전과동일하다.딸과함께사는고려인4세김례나씨역시기존처럼출입국을반복해야한다. 고려인들이한국말에서툰것도생활에서겪는큰어려움중하나다.대부분의고려인이의사소통을제대로못해근무여건이열악한공장이나농촌에서시간제로일한다.광주고려인마을의경우성인3500여명가운데 51%(1780여 명)가제조업체에서일하며, 45%(1600여 명)가일용직이다.이천영새날학교교장은“국회에계류중인‘고려인동포합법적체류자격취득및정착지원을위한특별법개정안’이통과돼안정적인거주여건을마련해줘야한다”고말했다.

고려인4세를겨냥한비자연장이나취업알선을미끼로한사기,임금체불도속출하고있다.지난8월에는“자녀의영주권을취득해주겠다”고속여 리모(44·여)씨등고려인3명에게1430만원을가로챈김모(44)씨가구속되기도했다.재외동포연구원원장인임채완전남대정치외교학과교수는“언어교육을통해고려인들이양질의일자리를가질수있도록지원하고4~5세에게도장기체류가가능한재외동포비자나영주권을주는방안도적극검토해야한다”고말했다.

고려인4세남매인박니키타군과박엘리자벳양이지난10일광주광역시광산구에있는지역다문화학교‘새날학교’의교실창가에서함께교정밖을바라보고있다. 광주광역시=프리랜서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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