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달인양지운“나도경제를갱제라했던초짜였다”

49년성우인생은퇴한소회통영산골서자라사투리와사투TBC‘광복20년’서마산사람역할“곳곳서‘글마누고’물어보더라”파킨슨병투병“친구처럼지낼것”

JoongAng Ilbo - - 사람사람 - 기자yu.sungkuk@joongang.co.kr

“나는분명‘겨울’ ‘경제’라고말했는데사람들은‘개울’ ‘갱제’로듣더라고. TBC(동양방송, JTBC의전신)선배들은‘목소리는좋은데사투리가좀그렇다’고했어요.그래서고쳐보려고한동안사투리쓰는사람들이랑말도안했어요.표준어쓰는사람들만만났죠.퇴근하면남대문시장이나충무로중앙시장에가서표준어쓰는사람들의일상어를매일듣고어학공부하듯연습했죠.”

양지운(69)씨는49년을성우로살았다.반세기동안한길을걸었다.경남통영출신의그는살아남기위해사투리와사투를벌였다고했다.그는‘고쳤다’가아니라“극복해냈다”고표현했다.

양씨는지난달30일SBS ‘생활의달인’을끝으로성우인생에마침표를찍었다.은퇴이후2주째,그는“너무홀가분하다”고말했다. “즐겁게일했지만,내가주도적으로즐길자유가주어진게너무행복해요.”

양씨는1948년경남통영산골마을에서4형제중막내로태어났다.바닷가에서맘껏뛰어노는대신산속에서고구마농사로생계를이어가는가족을도왔다.농사를돕다가뒤늦게중학교에입학했다.중학교 2학년이던17살,서울과경기도에살던두형을따라의정부로올라왔다.고교방송반생활을하며방송의맛을알았다.국어선생님들도성우를해보라고했다.하고싶은일이생겼지만가난을외면할수없었다.당시경제개발열풍에따라한양대토목공학과에들어갔다.

“토목공학을전공하기는했지만방송에대한미련은계속남아있었는데,어느날TBC공채소식을접하고흔들렸어요.라디오드라마를듣기위해동네사람들이모여있는모습을보고성우에도전해 봐야겠다고마음먹었어요.”

그는69년10월에TBC공채5기로합격해성우생활을시작했다. “사투리때문에스트레스를받던때TBC에서‘광복20년’이란라디오연속극을했어요.이승만대통령과관련된이야기에서경남마산출신배역을맡았는데물만난고기였지요.회사에편지로,전화로‘글마누고?’하는연락이오는데‘됐구나’싶었죠.”

76년다시기회가찾아왔다. TBC외화‘600만불의사나이’의주인공스티브오스틴(리메이저스)역을맡아전국민의스타 가됐다.그는지금까지성우로서받을수있는모든상은다받았다고했다.지난달에는 2017대중문화예술상대통령표창을받았다.

언론통폐합으로KBS로자리를옮긴뒤선배였던배한성(TBC 2기)과함께‘스타스키와허치’를녹음해다시국민의사랑을받았다.할리우드배우로버트드니로,해리슨포드목소리를전담하기도했다.

그는최근방송환경변화와기술발전으로성우의입지가줄어드는것에대해“공감의언어를전달하는일은결코끝이없다.다만이전보다더많은재능이있어야살아남을수있다.성우도목소리연기,진행등멀티플레이어가돼야한다”고말했다.

양씨는두아들의옥바라지를인생에서가장힘든기억으로꼽았다.그는87년부인을따라여호와의증인신자가됐다.양씨는병역의무를마쳤지만,두아들은병역거부를선택했다. 현재막내인셋째아들(25)도대법원판결을기다리는중이다. “대안이없다면막내도감옥에가야합니다.안타까울뿐입니다.”

그는현재파킨슨병진단을받고투병중이다. “내또래들이고혈압당뇨등을앓는것과다르지않다고생각해요.병이지만친구처럼그저토닥거리면서안고가야죠.”

인터뷰중간중간파킨슨병증상으로양씨는자주손끝을떨었다.하지만그가가꿔온목소리에는조금의떨림도없었다.

여성국

TV외화시리즈‘600만불의사나이’ ‘스타스키와허치’의목소리로유명한성우양지운씨가지난달30일SBS ‘생활의달인’을끝으로49년성우생활을마쳤다.그의소감은“홀가분하다”였다. 장진영기자

Newspapers in Korean

Newspapers from Korea, Republic

© PressReade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