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국정원장3명전원이처벌받는비극적풍경

남재준·이병기·이병호사법처리비리척결타당하지만경중따져야권력부침따른정치적수난없어야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박근혜정부의 남재준(2013년 3월~2014년 5월)·이병기(2014년 7월~2015년3월)·이병호(2015년3월~2017년 5월)전국정원장세명에대한사법처리가본격화됐다.어제남재준·이병호전원장에게구속영장이청구됐고,이병기전원장은긴급체포됐다.이들은2013년부터3년여간정기적으로5000만원또는1억원씩국정원특수활동비40억~50억원가량을박근혜전대통령측에뇌물로건네국고에손실을끼쳤다는게검찰의판단이다.과거김대중정부의임동원·신건전국정원장이불법도청혐의로구속된적이있지만같은정부에서국정원장을역임한전원이동시에처벌받기는국가정보기관역사상처음이다.이유가어떻든참담하고비극적이다.

국정원특활비는‘기밀유지가요구되는정보나사건수사,기타이에준하는국정활동에직접소요되는경비’로사용내역을제출하지않고집행하는예산이다.연간5000억원가까운큰돈이다. ‘문고리권력’으로불리던안봉근·이재만전청와대비서관을통해청와대에들어간40여억원은여론조사비용등에쓰였다고한다.일부는안·이전비서관이사적으로유용했다.박근혜정부의국정원장들은박전대통령의지시로알고청와대측요구를거부할수없었고,관행으로만여겼다고진술한것으로알려졌다.국민세금인국정원예산이권력자의비자금이나쌈짓돈으로전용된점은어떤명분으로든합리화할수없는불법이다. ‘관행’이라는주장도변명에불과하다.특활비의 쓰임새가잘못됐다면바로잡아야한다.이러한특활비비리에대해발본색원하려면검찰수사는당위성을갖는다.하지만사안의경중에따라잘잘못을따져처벌의수위를세심하게조절할필요도있다고본다.

검찰안팎에선“정보수장들은청와대지시로일할수밖에없는구조인데모두엄벌하려는건무리”라는지적이있다. “상관의명백히위법한명령인때에는복종할의무가없다”는대법원판례를들이대며왜지키지않았느냐고하면할말이없을것이다.공무원은상관의명령에복종해야할의무가있고,상관의지시나요구의위법성여부를일일이가려가며업무를수행하기는쉽지않은게엄연한현실이다.범죄에가담한적극성과자발성등의정도(程度)을참작하는게법치의정신에부합한다.

전직국정원장들의수난과몰락을지켜보는심정은착잡하다.권력과정권의부침에따라권력자에의해기용돼그자리에있었다는이유만으로,관행을이겨내지못했다는이유만으로싸잡아법적책임을묻는건법적편의주의에불과하다. ‘현대판사화(士禍)’의피바람이불고있다는이야기까지나온다.정치적반대파의공격에의해화를당하던조선시대선비들의어두운역사에빗댄것이다.정권이바뀐뒤국가정보기관의수장이처벌받거나수사대상에오르는일이반복될까걱정된다.고위공직은기피하는게상책이라는말이시중에나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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