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도장관보다비서를좋아하는가

이철호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논설주간

적폐청산칼바람이매섭다.검찰의국가정보원특활비청와대상납수사는사용처까지뒤지는분위기다.만약박근혜전대통령이미용시술이나옷값으로최순실에게일부라도건넸다면보통문제가아니다.국민정서가또험악해진다.이명박(MB)전대통령에대한사이버사령부댓글수사도마찬가지다. MB가구속된김관진전국방부장관등아랫사람에게모든책임을떠밀면비겁해진다.한국보수정치는설땅을잃는다.

요즘이런시나리오뒤에는‘백원우’라는이름이어른거린다.언론들도‘백원우민정비서관이적폐청산을주도하고있다’는보도를쏟아낸다.몇가지간접적흔적도있다.자유한국당은지난달24일임종석비서실장과백비서관을직권남용으로검찰에고발했다.두사람이총리실을건너뛰어각부처에적폐청산태스크포스(TF)를구성하라는공문을발송했기때문이다. MB측근들도“백원우가배후”라고지목한다.

청와대에서백비서관의위치는독특하다.그는권력의두기둥인친노와전대협출신의교집합이다.전대협의핵심포스트인연대사업국장을지낸데다 2002년일찌감치노무현후보정무비서가됐다. 여기에다 지금은 권력기관을 지휘하고민감한정보를받는민정비서관이다.그는또보수정치권과악연이뿌리깊다. 2009년 5월노전대통령영결식장에서MB를향해“사죄하라,어디서분향을 해”라고고함을쳤다.이일로그는곧바로보복을당했다. MB의이영호고용노사비서관이그의친인척·보좌진까지가혹하게사찰한것이다.그래서보수야당은“백비서관이그앙갚음을하고있다”며핏대를세우고있다.

적폐는청산해야한다.하지만현재의적폐청산은문제가있다고보는사람이적지않다.압박수사로변창훈서울고검검사등 3명이줄줄이자살한때문만은 아니다.첫단추를잘못꿰어마치밀실에서음모론을꾸며낸듯한냄새를풍기기때문이다.이번적폐청산은문대통령이추석직후청와대수석회의에서“적폐청산은사정이아니다.속도감있게추진하라”고지시하면서발동이걸렸다.만약국무회의에서적폐청산을결정했다면어땠을까.야당이직권남용이라고반발할엄두를못내고청와대가“발송한공문은업무지시가아니라협조요청”이라고얼버무릴필요도없었다.

요즘문대통령은국무회의보다수석회의에서중대발표를하기일쑤다. 7월17일에는“최저임금1만원은사람답게살권리를상징한다”며최저임금인상의포문을열었다.지난달16일엔“장시간노동과과로를당연시하는사회가계속돼선안 된다”며근로시간단축을지시했다.우리공동체에큰영향을미칠사안들이수석회의에서‘지시’형태로내려온다.

이에비해국무회의는초라하다.인사참사로76일간전임정부장관들과어색한동거국무회의는문제였다.하지만그이후에도국무회의는몰카방지대책,아동수당법통과등주로이벤트성으로흘러갔다. 10월2일임시공휴일지정으로열흘간황금연휴가생긴것외에뚜렷이기억에남는국무회의가없다.적폐청산같은국가적중대사안은국무회의에서논의하는게맞다.그래야뒤탈이안난다.박전대통령도비선에의지하다가탄핵당하지않았는가.우리헌법은국무회의를중요정책의최고심의기관으로못박고있다(88, 89조).국무회의는장관들이의견과지혜를모아대통령의독주를견제하고균형을잡는헌법적장치다.우리헌법정신에따르면TV화면에수석회의보다국무회의가더자주,더비중있게나와야한다.

요즘개인적으로김부겸행정안전부장관의행보를눈여겨보고있다.그는대통령비서실장과백비서관이내려보낸적폐청산TF를구성하라는공문을보고“왜총리실을통하지않느냐”며이를거부했다. “제도와문화를바꿔야지왜사람을청산하려하느냐”며선을그은것이다.그는7월경제장관회의에선“100대국정과제를하려면증세가불가피한만큼대국민토론을요청하자”고했다.청와대가자꾸‘캐비닛문건’을흔들어댈때는“권력을잡은쪽에서문건을발표하니정쟁으로번진다”는쓴소리도했다.국민눈높이에맞는상식적문제제기였다.만약국무회의에서적폐청산을정식으로심의했다면김부겸장관은청산속도는늦추고수준은낮추자고하지않았을까싶다.지금처럼전대협과친노출신으로구성된청와대의이너서클에서특정사안을밀어붙이면독주하기십상이다.동종교배는엄청난부작용을낳는다.적폐청산이자칫국민눈에는원한과복수로비칠수있다.

국가중요사안은수석회의보다국무회의서다루는게헌법정신친노·전대협출신청와대핵심이적폐청산밀어붙이면부작용생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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