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출하게걸어라해남땅끝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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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가인원만한해내국인4000명, 외국인500명에달한다.단순히절간을구경하려는여행객까지합치면10만명을웃돈다.절에들어서면미황사가왜인기사찰인지를단박에알게된다.절뒤로는묵직한커튼처럼달마산암봉이펼쳐지고,대웅전앞으로는다도해가내려다보인다.아담한절과남도의절경이기막히게어우러진다.한데요즘에는미황사를부러찾아가는이유가하나더생겼다.사찰에서출발하는도보여행길‘달마고도’를걷기위해서다.미황사에서만난문화해설사전희숙씨는“예전에는미황사에도착하면경내로들어서기바빴지만,요즘에는절옆길로샌다”고말했다.달마고도는미황사를중심으로달마산을한바퀴도는트레킹코스로2017년 11월개통했다.달마산정상을정복하는대신,해발220m에있는미황사옆길을통해달마산7부능선을따라간다. 17.74㎞ 이어진길을완주하는데어른걸음으로6시간30분 걸린다.달마고도가열리자마자전국의걷기여행매니어가땅끝으로모였다는말에호기심이일었다.달마고도4개코스중에우선1코스(2.7㎞)를걸었다.미황사일주문을정면에두고왼편달마고도입구에들어섰다.입구부터푹신한흙길이었다.후박나무·때죽나무등활엽수가둥그스름하게터널을이루고있어따몰고리재

가운봄볕을막아줬다.정상을향하는등산로가아니라산을에두르는길이어서버거운오르막이나내리막이없었다.이내의문이들었다. ‘명품’이라는소문이무색하게달마고도는화려하지도,특별하지도않았다.

“달마고도는있는것보다없는게많은길이에요.”

전해설사의말을듣고그간걸었던트레일을떠올렸다.그리고비로소깨달았다.달마고도에는딱딱한데크로드가없었다.트레일에서데크로드를마주할때마다정취가깨졌는데,달마고도는오로지흙길과낙엽길만있었다.전국의트레일이교실바닥처럼나무복도로휘둘렸 ‘달마고도’는한반도최남단봉우리달마산(489m)의7부능선을잇는트레킹코스다.지난해11월개통한길은여행자사이에서‘명품’으로불린다.큰돈을치러야걸을수있다는뜻은아니다.장인의손길로완성된명품처럼정성으로빚은길이어서붙은별명이다. 5월둘째주전남해남의달마고도를걷고 왔다. 길의시작점이자종점인천년고찰미황사까지돌아보는여행은명품여정이었다.마침산속외딴절이그리워지는부처님오신날을앞둔시점이었다.

없는게많아더즐거운길

달마산은한반도가남해바다로빨려들어가기직전,우뚝하게솟은산이다.전남해남땅끝마을에서10㎞ 거리달마산중턱에신라경덕왕 8년(749년)에 창건된절미황사가있다.미리말해두지만,미황사로찾아가는여정은고되기짝이없다.서울에서해남까지버스로5시간30분이걸리고,해남버스터미널에서미황사까지택시로30분을더가야한다.그야말로땅끝의절이다.한데미황사에는찾아오는수고를마다치않는이가허다하다.템플스테 다는걸새삼실감했다.

인공시설물을최소화한달마고도는그래서누군가에게는불편한길일수도있겠다.데크로드는물론이고여행자를위한의자나정자도없으니말이다.하지만편의시설이없다고문제될것은없었다.길을걷다지치면바위에앉으면그만이었다. ‘단출하게 살아라’.흙길을걷는내내길이일러주는것같았다.가볍게,경쾌하게호젓한산길을그리걸었다.

‘싸목싸목’걷는길

1코스종착점에서미황사로돌아와절간에여장을풀었다.밤이깊어갈즈음,미황사주지금강스님과차담을나눴다.금강스님은달마고도를기획한주인공이었다.달마고도개통이후,관광버스까지대절해도보여행객이찾아든다는이야기를들은터라불편하시겠다는말로운을뗐다.스님은“소란이외려줄었다”는의외의답을했다.

“달마산이험준하다보니해마다등산객이다치는일이서너번발생했습니다.구조헬기가뜨면온산이진동했지요.걷기좋은달마고도가생긴뒤로사고가없어져서경내가더고요해졌습니다.”

금강스님은1989년미황사에부임한이후로안전한길을내고싶다는소망을줄곧품어왔다.전라남도의지원으로 2014년부터논의가본격화됐다.스님은‘걷기편한길’을원칙으로삼고길을구상했다.불편한길을억지로오르려니바위에구멍을뚫고밧줄을달아자연을망가뜨린다고판단했다.

금강스님은“자연을훼손하지않으며길을정비하는방법은한가지뿐이었다”고말했다.사람이었다. 2017년2월부터하루평균40명의인부가삽·호미·곡괭이로꼼꼼하게길을다듬었다.중장비를썼으면달포만에마무리될작업이아홉달이나지속됐다.공사에동원된연인원이1만명.전남도청이지원한예산13억5000만원중90%가인건비로쓰였다.그렇게미황사주변암자와암자터를잇는달마산옛길(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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