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뮈를만난조종사들,자유로운삶을얻었다

책읽는마을②아시아나‘지우’정비사등모인사내독서동아리4년넘게달마다난상토론열어“생활이달라졌다,기쁨을알았다”단행본내고작은도서관운영도

JoongAng Ilbo - - 문화 - 기자inform@joongang.co.kr

“어떻게읽어야할지참난감했다.다섯번을읽었다.”

“우리주변에이방인같은사람이너무많아선지무척쉽게읽었다.다섯번읽었다는게이해되지않는다.”

“되는대로살아가는뫼르소는소설출간당시에는정말센세이셔널했겠다.그러니까고전이겠지.”

독서토론은화기애애하게흘러갔다.의견대립이간혹있었지만아슬아슬하지는않았다.곧부드럽게넘어갔다.책을안읽어와도,와서아무말하지않고앉아만있어도상관없는자유스러운분위기라고했다.그래서안빠지고나온다는사람이여럿이었다.지난 14일아시아나항공의독서동아리‘지우’의월례모임현장이다. ‘지혜의친구’라는뜻의지우(智友)는2015년사내독서스쿨로출발했다.회사가지향하는인재상(성실하고부지런한사람,연구하고공부하는사람,진지하고적극적인사람)구축을위해교육수요조사를했더니독서프로그램을원하는직원이59%였다고한다.등떠밀려시작한독서스쿨이끝난다음뜻맞는사람들끼리만든게지우다.만4년넘게한달에한권씩흥미를느낀책들을읽어왔다.짐작하셨겠지만이달읽은책은부조리작가알베르카뮈의1942년소설이방인이었다.회원들의아지트인서울김포공항의회사교육동.하나둘씩모여든10명의이날참가자는1시간가량열띤난상토론을벌였다.어려웠던점,인상깊은구절,헷갈리는소설의메시지를두고백화제방,이야기꽃을피웠다.

소설을다섯번이나읽은주인공은동아리회장을맡고있는박지승(48)화물지원팀차장.비행기에화물을싣는업무를 돕는박차장은“정말난해했다.그래서뫼르소의기행을알기쉽게정리해봤다”고했다. “엄마의죽음에덤덤하게반응하기,육체적사랑은하지만사랑하느냐는상대의물음에대답하지않으면서도결혼은승낙하기,법정에가서도자기변론않기,판사와싸우기,나중에사제와싸우기….”

통제지원팀의박연주(44)과장이치고들어왔다. “내가결혼전이었으면어떻게결혼얘기를그렇게하나,했겠지만한 10년살아보니누구랑결혼했어도내삶을살수있었겠구나,그런생각이 들었다.” ‘관록’이묻어나는발언,자신의생활과결부지은소설읽기다.박과장은“독서가실 제내삶을크게바꿨다”고했다.스튜어디스출신인박과장은섹시한근육미를뽐내는머슬마니아대회우승경험이있다.뜻밖에출간제의가들어와 2016년 90일간의뱃살빼기프로젝트를출간했다.살빼기체험을살린책이다. “가끔씩저자로초대도해주시고,얼마전에는북콘서트진행도했다.이런일들이내게생기는자체가삶의기쁨”이라고했다.

정비품질팀 이종성(33) 선임기술사가가세하며토론은소설의핵심에바짝다가섰다.

“소설이이해가안돼해설을봤더니‘인생은그것자체로는의미가없으나,의미 가없으므로더욱살가치가있는것이라는부조리의철학을생동감있게표현했다’, 이런문장이있더라.이건또무슨뜻인가싶어생각해봤는데,뫼르소가저지른살인이잘못인건맞지만수사검사가팩트들로짜인하나의인과관계를만들어,그래서너는반드시사형당해야한다,는식으로짜맞춰나가는듯한느낌을받았다.결국그런점을문제삼은것같았다.”문학예술은정답제출과는가장거리가먼영역.어차피부조리문학의핵심파악이토론목적은아니다.에어버스320기종을모는 김상윤(44)기장은“시간여유가있어서책을읽는다기보다시간여유를만들어서책을읽는편인데,바로그렇기때문에책읽는순간자유롭다고느낀다”고 했다.캐빈정비팀의박은경(48) 과장은“업무특성상남성동료들과일하는시간이많은데,책읽는내모습이생소하다는사람이많다”고소개했다.하나의생활스타일,나를드러내는표지로책을읽는다는얘기였다.전종득(52)사내의료원장은“건강상담때문에많은사람들을만나기는하지만독서동아리에서는다양한부서사람들을만날수있어좋다”고했다.김상경(51)씨는 2015년 독서스쿨기획자였다. 2년전퇴사해지금은기업체에작은도서관을만들어운영까지해주는아웃소싱사업을한다. “독서가내천직을찾아줬다”고했다.

신준봉 ※‘책읽는마을’은독자여러분의제보를받습니다.본지 지식팀(choi.sohyeon@ joongang.co.kr, 02-751-5379) 또는 2018책의해 e메일(bookyear2018@gmail. com)로 사연을보내주시면취재해드립니다. 책의 해 행사는 홈페이지(www. book2018.org)참조.

독서동아리‘지우’회원들.앞줄왼쪽부터김상경·이종성·김진수,뒷줄왼쪽부터김상윤·전종득·박은경·진주현·박연주·여현동·박지승씨. 권혁재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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