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판신마셜플랜의조건싱가포르서찾을까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김수정정치국제담당

1960년대 북한의최고지도자가주민들을달래려던진구호가56년만에‘철천지원수’미고위인사의입에서나왔다.평양을방문하고온폼페이오국무장관얘기다.그는북한의과감한비핵화를조건으로, “(미국의농업과기술지원으로)북한주민들이고기를먹을수있게하겠다”고했다. 62년김일성주석이천리마운동독려차했다는“인민들이이밥(흰쌀밥)에고깃국을먹으며기와집에서비단옷입고살게하겠다”는말을연상시킨다.폼페이오의‘말씀자료’담당자가북한의귀에쏙박힐‘고기’란단어를일부러골랐는지는모르겠다.다만그가평양서만난김정은국무위원장이할아버지의천리마를업버전한만리마로주민들을속도전으로몰고있고,예나지금이나북한의 ‘꿈’이밥상에머물고있다는사실이안타깝다.트럼프대통령은핵미사일프로그램을 완성한북한에대해‘최대한의압박과관여’정책을구사했다. 중국까지도역대최대치의경제제재에동참시키며지난1년간단없이압박했다.그가김정은과마주앉겠다고한이후‘최대한의 관여’가 주목받고있다.비핵화한북한의경제부흥,이른바북한판‘신 마셜 정책(Marshall Plan)’이란용어가언론·학계에서나오더니“북한을한국처럼번영하도록돕겠다”는폼페이오의언급이후엔화두가됐다.

2차세계대전뒤유럽부흥이끈마셜플랜70주년김정은,전략적결단으로북한판플랜기회잡아야

공교롭게도폼페이오장관취임즈음인지난4월14일은유럽부흥계획인마셜플랜이실행에들어간지70년이되는날이다.서유럽으로가는식량선6척중첫배인‘존 H퀵’함이밀을가득싣고텍사스갤버스턴항구를떠났다. 48~52년 130억달러(현재가치로 5800억 달러)가투입돼2차세계대전으로파괴된유럽을부활시켰다.오늘날서유럽통합의기초가여기서다져졌고,전후힘의공백상태가된유럽에미국중심의안보체제가구축 됐다.미국외교사에서첫손꼽히는성공사례다.

다음달12일트럼프-김정은회담을앞두고미국이제시하는메시지는명료하다. “완전한비핵화를하라,그러면찬란한미래가온다.”마크내퍼주한대사대리는 “지난해 11월 트럼프대통령방한시‘김정은이옳은선택을하면북한과주민에게밝은미래가열린다’고한연설이현재미국이북한에제시하는비전의바 탕이라고했다.중국과도비핵화한북한을국제경제망에편입시킨다는공동의목표를갖고 있고, 이를통해동북아의평화·안정을도모하려한다고했다.전략적이해가맞서는중국과의복잡성이있지만,북한판마셜플랜의얼개가읽히는대목이다.

북한이‘완전한비핵화와국제화를통한번영’이라는전략적선택을하느냐가관건인데,망명한태영호전북한영국공사는북한의단계적·동시적핵해법은김 정은체제권력구조의보강과정으로,결국엔비핵화종이로포장된핵보유국이될것이라고전망했다.완전한비핵화의필수과정인전면적핵사찰은북한의수령권력구조를허물게돼김정은이받지못한다는것이다.북한이지난25년간보여준기만사도비관적전망의배경이다.

2년 후트럼프는재선의갈림길에,경제총력노선으로방향을튼김정은은국가경제발전5개년전략의성패심판대에선다.회담이무산되지않는다면두사람은 2020년을 함께보며싱가포르에서대좌한다.북한판마셜플랜의길이열리느냐도드러날거다.관료라기보다는외교전사란말이더어울리는존볼턴안보보좌관과폼페이오를좌우에포진한거래의달인트럼프에게‘가치’는그다지중요하지않다.북한의도발‘과거사’와인권문제를덮을수도있다.김정은에겐기회다.그가걱정하는체제안정은내부의문제다.억압적폐쇄체제는언젠가는무너진다.그러나인민들에게‘고기’를먹이고점진적이나마억압체제를개선해나가면저항지수도낮아진다.마셜플랜의주창자조지마셜국무장관은유럽을부흥시킨공로로1953년노벨평화상을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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