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주먹밥급식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김남중논설위원

“금강산도식후경이라는디쪼까드쇼잉.” “배고프지라,하나잡솨.”아무것도모르는채광주에도착한만섭에게시민들이앞다퉈주먹밥을건넨다. 1980년5월의광주를다룬영화‘택시운전사’에서다.지난해여름1200만관객이그주먹밥을마음으로함께먹었다.만섭을연기한송강호는이주먹밥신을가장슬픈장면으로꼽았다.주먹밥을아낌없이나눠주는순수했던광주사람들이앞으로벌어질비극을어떻게감당할까싶어서였다.서울로돌아가던만섭이차를돌리는계기도주먹밥이다. ‘함께하지못함’에대한미안함을상기시켰을터다.

오월광주엔두가지나눔이넘쳤다.지난해5·18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문재인대통령도언급한‘주먹밥과헌혈’이다.목숨을건헌혈이줄을이었다.전남여상3학년박금희양은병원에서헌혈을마치고나오다총을맞고숨졌다.시내골목곳곳에선솥단지가걸리고주먹밥이만들어졌다.식량사재기는커녕집에있는걸들고나와나눴다. ‘몸뻬’를입고머리에수건을두른채밥짓는‘아짐’들의흑백사진은그기록이다.

‘광주항쟁’그림에도빠지지않는게밥 짓는모습이다.지난해9월복원된전남대벽화광주민주화항쟁도엔시민군아래불을때서밥을짓는아주머니가그려져있다.홍성담화백이주도한민족해방운동사걸개그림에도시민군뒤로똑같이밥짓는장면이보인다.

광주의‘오월주먹밥’은그냥밥이아니다.단순한전투·비상식량도아니다.광주사람들에겐고난을함께나눈‘나눔의실천’이다.모두가함께한다는‘대동(大同)의 상징’이고 ‘공동체정신의 상징’이다. 5·18민주화운동 38주년을맞는오늘,광주초·중·고교가주먹밥급식을하는것도그래서다. 212개학교가참여한다고한다.학생들이과거를기억하고‘함께나눔’의정신을되새기는배움의자리다.

오늘5·18민주묘지를찾는참배객들을새하얀이팝나무꽃들이맞을터다.꽃을보며‘주먹밥’을떠올리기가십상이다.꽃의생김새가쌀과비슷해쌀밥나무로도불리니말이다.예부터이팝나무꽃이만발하면풍년이든다고해서선조들은배를곯는이웃이없기를이꽃을통해빌었다고한다. 5·18민주화운동이꿈꾼‘대동세상’의의미와도통하니영락없이오월광주의꽃이다.주먹밥이상징하는더불어사는나눔공동체의의미가광주를넘어온사회로승화됐으면한다.그래야광주의아픔이씻기지않을까싶어서다.

par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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