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어떤이름을남기는가

JoongAng Ilbo - - 오피니언 - -매케인의장례식에 부쳐

81세의일기로세상을떠난존매케인미국상원의원의장례식은여러가지의미에서매우이례적인행사였다.베트남전참전용사이자6선의상원의원,공화당대통령후보등의길고화려한경력보다도늘“괴짜(매버릭)”로불리던노정치가의성향만큼이나그의장례식은온갖놀라운요소들로가득차있었으며,어떤의미에서는정치인은무엇으로살고어떻게이름을남길것인가라는매우근본적인질문에대한나름의해답을던져주는자리이기도했다.

워싱턴 국립대성당(Washington National Cathedral)의 장엄함속에서당파를초월한두명의전직대통령인부시와오바마가연이어조사(弔詞)를헌정한장례식-세시간에걸쳐진행되고생중계됐다-의규모도놀라웠지만,더놀라운것은같은공화당출신의현직트럼프대통령의참석을미리생전에거부했던매케인의비타협적인 태도였다. 자신의조문객을스스로정하는것만큼어색한일이없었겠지만아마이것을통해매케인은어떤메시지를전달하고싶었을것이다.그런의미에서장례식에참석한두명의전직대통령들만큼이나현직대통령의부재가매케인이라는정치인의삶과정치적유산을이해하는키워드가되는것이아닐까생각한다.

사실돌이켜생각하면매케인은대통령선거에서두번에걸쳐처절하게패배했다. 2000년대통령선거에서공화당공 천을위한경선에서부시에게완패했고, 2008년 대통령선거에서는공화당공천을받는데는성공했지만민주당후보인오바마와시대적흐름의벽을넘지못했다.그러나누구도그를패배자로기억하지는않을것이다.역설적이게도그에게패배를안긴두명의전직대통령들이그의생애를기억하는바로그자리에나와흠모의조사를남겼으며,오바마가한마디로요약했던것처럼이들이매케인을 통해더나은대통령이될수있었다(“He made us better presidents.”)는 말이결코빈말이아니기때문이다.

그런의미에서선거에서승리하는것만큼이나정치인에게중요한것은“잘지는것”이라는오래된잠언을매케인만큼몸으로증명한이도없을것이다.선거과정에서언론과유권자들을직접만나면서 허심탄회하게직설적으로이야기하던“스트레이트톡 버스(Straight Talk Express)”는 그의브랜드가됐고,두번의선거패배이후상원에서그의영향력은오히려더확대됐다. 2008년대통령선거는미국에서최초로흑인대통령이탄 생한선거이기도하지만미국유권자들의뇌리에가장남았던순간은유세기간중“오바마는믿을수없는아랍인”이라고말하는지지자에게매케인이“아닙니다.그분은훌륭한가장이자시민이고,우리는다만정책적입장이다를뿐입니다”고대답한장면이었다.

매케인은작은정부와강경한대외정책을일관되게추구했던보수적인정치인이었다.그러나2000년대초반미국의선거자금법개혁을이끌어내는데성공한것은그의당파를초월한토론과설득덕분이었다.이민법이나환경법제개정을위한초당적협력의중심에항상그가있었고, “매버릭”이라는별명은그과정에서자연스럽게붙게된훈장이었을것이다.결국실현되지는않았지만2008년 대통령선거에서민주당부통령후보출신의리버먼상원의원을자신의부통령러닝메이트로지명할생각이매우강했던것으로알려진다.

정당간대립이극복의대상이아니라오히려정치의목적이되는상황,생각과주장이당파를규정하는것이아니라당파가생각과주장을만들어내는현실,그리고당파적반목과질시를억지로라도생성하고증폭시켜야만번성할수있는정당과정치인들을그는끊임없이경멸했을것이다.그런정치인이누워있는곳에현직대통령이라하더라도트럼프가초대받을자리는아마없었을것이다.

정치인이무엇을위해살고이들의궁극적목표가무엇인지는사실정치학의해묵은논쟁거리이기도하다.어떤이들은재선(再選)을,어떤이들은권력을,그리고어떤이들은이권을좇고있을것이며그것이당연한것인지도모른다.그러나때로는이렇게죽음과소멸을정면으로마주하면서후세와역사에자신의이름이어떻게남겨지고기억될것인지를걱정하는정치인이우리에게있어도좋을것이다.그래서매케인이자서전에남긴마지막말은헤밍웨이의한구절이기도했다. “세상은살만한곳이고그래서싸워지킬만한가치가있는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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