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학자되지말고한국과학기술의문익점이돼라”

JoongAng Ilbo - - 뉴스 - 남기고싶은이야기제131화(7560)정근모

<12>한알의밀알이되라는당부

독립운동가출신으로3대문교부장관을김법린초대원자력원장의마지막당부는‘자기희생’이었다.철학자인김원장은미국으로유학을떠나는내게“한알의밀알이되라”고주문했다.

“자네는미국가서박사학위를받은다음에미국과학자가되지말고귀국하도록하게.돌아와서할일이있네.자네세대는빈약한국내교육을받을수밖에없었지만자네후배들까지그렇게되면되겠나?하나의밀알이땅에떨어져희생해야거목이될수있네.자네는미래과학기술한국의기반을위해희생하게.”

이말을듣는순간머리에서불꽃이일 었다.내가잘되라는덕담은숱하게들었지만남을위해희생하라는이야기는처음이었기때문이다.그는말을이어갔다.

“한국이잘사는나라가되려면무엇보다과학기술의발전이이뤄져야하네,그런데과학기술의발전이란것이한두사람의힘으로되는게아닐세.미국에가서혼자박사학위를받는다고되는게아니란말이지.물론박사학위를받는것도중요하지.하지만그보다더필요한것은한국의전반적인과학수준을어떻게높일수있는지,그비결을알아오는것일세.많이배우고연구해서한국전체의과학기술수준향상에기여해야해.”

그러면서미국의연구·개발체계와과학기술인재양성제도를자세히공부하고돌아오라는구체적인주문까지했다.

“그러니자네는미국에있는동안그들의유명대학교,유명연구소,정부과학기술기관을고루다녀보도록하게.그러면서미국이어떻게세계최고의과학기술문명을발전시키고있는지,과학기술자는 어떻게기르는지그비결을알아오게.”

그래야훗날우리실정에맞는교육과연구기관을만들수있고,그런다음에야선진국과맞먹는과학기술역량을가질수있다는뜻이었다.개발도상국인한국이과학입국과경제발전을할수있도록‘과학기술분야의문익점’이되라는주문이었다.

이말을처음듣는순간충격을받았다.그전까지머릿속에는미국박사학위를받 고훌륭한과학자가되는꿈만가득했기때문이다.장학생이된이상어떻게든박사과정을이수해야했기에공부에만신경을쏟았다.김원장은그런내가미처생각하지도못했던크고새로운소명을알려줬다.이는내가왜유학을떠나는지,가서전공외에미국의어떤부분을보고배울것인지,돌아와서국가와국민을위해무엇을할수있을지를곰곰이생각해보는계기가됐다.어쩌면개인의영달이나명예를목표로삼았을수도있었던미국유학의방향을국가와국민을먼저생각하는쪽으로돌릴수있었다.미국에서어려운상황에부닥칠때마다왜이런고생을하는지에대한이유를분명히새기며극복하는힘이되기도했다. 1960년 3월 24일 미지의아메리카대륙에도착해보니미국은항공우주국(NASA)을신설하는등과학기술분야투자를늘리고연구·교육체계를온통뜯어고치고있었다.

채인택국제전문기자,황수연기자

ciimccp@joongang.co.kr

아이젠하워미국대통령(가운데)이1958년 10월미우주항공국(NASA)출범뒤인59년1월의회에나와연설하고있다. [사진NASA홈페이지]

Newspapers in Korean

Newspapers from Korea, Republic

© PressReader.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