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박질이라도해봤으면

Motor Trend - - The Letter -

올상반기국내자동차제조사들은쓴맛을봤다.현대자동차는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16.4퍼센트하락했고기아자동차는전세계판매량이 9.5퍼센트 떨어졌다. 한국지엠은내수시장판매량이 1만4071대 빠지며최대 낙폭(-16.2퍼센트), 지난해 흑자로 돌아섰던 쌍용자동차의 경영 상태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그나마 형편이 좋은 건 국내에서12.7퍼센트 성장한 르노삼성인데 그래 봐야 6000 대쯤더팔린미약한성장에불과했다.

정말중요한건성장률이나판매대수증감보다그이면에숨어있는맥락이다.현대자동차의매출액이 손톱만큼이라도 오를 수 있었던 건 그랜저와제네시스G80 등비싸고큰차가국내에서선전한 덕분이다. 기아자동차는 쏘렌토를 중심으로 한SUV 라인업이 승용 라인업의 부진까지 짊어지고가는 형국이고 한국지엠은 신차와 낡은 차의 격차가 현저하다. 쌍용자동차는 회사의 명운이 조그만티볼리 하나에 걸려 있는 모양새며 르노삼성은 두가지중형제품말고는눈에띄는물건이없다.

정리하자면지금국내자동차시장은대형화,보수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 국산차 베스트셀러순위 꼭짓점을 그랜저가 독점하고 있는 것만 봐도알 일이다. 한국 소비자가 큰 차 좋아하는 게 어디어제오늘일이냐고말할수있지만최근은그증상(?)이심해도너무심하다.승용차만똑떼어서지난해 상반기와 올 상반기 판매량을 비교해보면 준중형(C 세그먼트) 차급은 21.1퍼센트 줄어든 반면 준대형(E세그먼트)차급의판매량은무려37.7퍼센트나늘어났다.준대형외에플러스성장한차급은소형B 세그먼트가 유일했다(이조차 소형 SUV만 잘될뿐이다).

이걸보면우리시장은양극화도 뚜렷하다. 그런

데과연그럴까?소형SUV의인기에점유율을 키웠다지만올상반기승용차전체에서소형차급이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9.2퍼센트에 지나지 않았다.반면 중형 이상 차급의 점유율은 58퍼센트를 상회했다. 준중형 시장(21.5퍼센트)까지 포함하면 그 수치는 80퍼센트에 육박한다. 소득수준을이유로저렴하고작은차를사는사람은10명 중2명에그친다는얘기다.양극화로규정지어버리기엔많이가진소비자와적당히가진소비자가제법많다.

시중에돈이돌지않아서소비가안된다는얘기도어느순간쏙들어갔다.하긴새정부가들어서자마자미친듯이솟은부동산값을보면,또강도높은부동산대책이나오자아파트대신땅값이오르고있단얘기가들리는걸보면지금우리나라에는우리짐작보다훨씬많은돈이풀려있는게분명하다.문제는,시중의투자자금대부분이부동산만예의주시하는현실이다.

바꿔말해시중의투자자금은지금우리의자동차산업에별관심이없다.투자할만큼매력적이지않다고생각하는거다.해당산업혹은기업을바라보는시장의시선은주가로 나타난다. 삼성전자 주가는 235만2000원인 데반해 국내에서 가장 큰 자동차기업인현대자동차주가는14만4000원에불과하다(8월17일기준).충분한투자가이뤄지지않았으니역동적인변화를 도모하기어렵고 자연스럽게기존 패러다임을 따르는보수화의길을걷게된다.결국투자자를유혹할만큼큰혁신을보여주지못한우리자동차기업과산업계가자초한일이다.

미국은다시테슬라로뜨겁다.모델3의고객인도가시작되면서다.그들을둘러싼갑론을박도뜨겁다.미래가치를높이사는열렬한지지자가있는가하면정크본드급회사채로도박을한다는부정적목소리도만만치 않다. 어느쪽주장이옳은지아니면그무엇도아닐지는시간이지나봐야알일인데,나는그보다그런논쟁거리라도제공하는테슬라와미국자동차산업이참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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