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떴다종이비행기

이런‘덕업일치’사례는처음이다.이들은눈만뜨면종이비행기를접어날린다.직업은종이비행기국가대표선수란다.말만들어도황당한이들을실제로만났다.결론부터말하면이남자들대단하고지독했다.또한존경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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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구본진사진_박남규,레드불콘텐츠풀이정욱, 김영준은 종이비행기 날리기 국가대표 선수다.사실그들을만나기전불안한마음이컸다.한때인기였던 <화성인 바이러스>에 출연한 괴상망측한 화성인처럼누군가에의해만들어진건아닐까?예상과는달리그들은종이비행기를날리며누구보다행복하게청춘을보내고있었다.게다가남들은보잘것없다고 여기는 종이비행기로 위플레이(We+play)라는 기획사까지차려새로운이색스포츠로성장시키고있다.종이비행기선수,독특한직업이다.손가락질받기좋을것같다.

이정욱(오래 날리기·이하 이): 직업에대한 반응은 만나는 사람마다다르다.대부분부정적인의미에서 ‘그게 뭐야’라는 반응이다.익숙하다. 본격적으로 종이비행기를 날리기 시작했을 때 주변에서 모두 반대했다.그런데몇년전부터방송에‘덕후’라불리는사람들이출연하면서인식이많이바뀌었다.그전에는우리같은사람들을‘또라이’라고여겼는데이제는덕후로서그 분야의전문성을 지닌인재로 보는것같다.

김영준(멀리 날리기·이하 김): 그래도여전히이직업에대해이해시키는일은어렵다.나도처음에는단순한놀이라고생각했으니이해를못하는건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도대회에나가고열심히활동하니사람들의편견이나선입견이조금씩깨지는걸체감한다.어쩌다이런고난의길을선택하게됐는지.

이: 중학교2학년때 TV에서 우연히본종이비행기세계기록보유자인켄 블랙번(Ken Blackburn)이 많은영향을미쳤다.오로지팔힘으로만날린종이비행기가 27초 이상하늘을나는모습은신기하고아름다웠다.당시그의종이비행기는무엇이다른지파헤쳐보는과정에서엄청난사실을알게 됐다. 종이비행기는우리가생각하는것이상으로과학적이라는걸.

김:이정욱선수에게영향을많이받았다.무엇보다하늘을날고싶은인간의욕망과스포츠가접목된게매력적이었다.특히기록을향상시키는과정은그어떤스포츠보다짜릿하다.당신들의종이비행기가비행하는걸보면 ‘덕후’가 될수밖에없다는이야기로들린다.

이: 물론이다. 촬영장에서 종이비행기를 보고 웃는 당신과 포토그래퍼그리고강아지의얼굴을봤다.이런질문을하는당신도이미종이비행기의매력에빠진거다.몇번접어서날리다보면우리처럼‘덕후’가된다.사실이다. 아까 보여줬던부메랑처럼다시돌아오는 비행은 정말신기했다.

김:종이비행기는생각보다훨씬더과학적이다. ‘단순한놀이’라는편견이깨지는순간을경험한것이다.실제비행기를연상시키는디자인의종이비행기도있더라.이:생긴것만이아니다.원리도비슷하다.비행기나차의유체역학이종이비행기에도똑같이적용된다.잘접고잘날리는것도중요하지만공기의흐름과저항을어떻게공략하느냐가관건이다.출전종목마다포인트가다를것같다.

김:멀리날리기는날개넓이에따라투창형과활공형두가지스타일로 나눈다. 투창형은말그대로투창을던지듯종이비행기를 날린다.직선 추진력을 최대한으로 얻기 위해 비행기 모양이 얇다. 활공형에비해날개도작다.활공형은고도를확보한뒤천천히하강해야한다.그래서날개가투창형에비해넓다.

이:오래날리기는고도와하강속도가중요하다.날리는방식도전혀다르다.대회규정상날릴때두발이땅에서떨어지면안된다.최대한의위치 에너지를 얻기 위해앉은 상태에서 회전하며

약80도각도로비행기를날린다.그러고보니멀리날리기와 오래날리기기술이전혀다른것같다.

김:투수가공을던지는자세와비슷하다.허벅지힘과몸의 리듬감이 중요하다. 종이비행기를 손에서 놓는순간을‘릴리스 포인트’라부르는데,이포인트를맞추

지못하면기록이제대로나오지않는다.

이:오래날리기에필요한근육은허벅지다.허벅지힘이약하면앉았다일어날때무조건넘어진다.쉬워보이지만굉장히힘든자세다.기록이좋을수록자세는우스꽝스럽다.부상위험도크다고들었다.이:종이비행기무게가얼마나될것같나? 4.5그램정도다.허공에맨손으로전력투구를하는것과비슷하다.릴리스포인트를맞추지못하면종이비행기에실려야할힘이그대로팔에남아어깨까지찌릿찌릿하다.

김: 종이비행기날리는걸쉽게생각하면안 된다. 한번날리고어깨통증을 호소하는 분들 많이 봤다. 어깨충돌증후군을 조심해야 한다.체육을전공한나도연속10회이상전력으로비행기를날리면어깨가빠질듯아프다.기술적어려움은없나?종이비행기는워낙가볍고얇아서고도나속도를확보하기쉽지않을것같은데.

김: 물론이다.대회에서는종이를직접나눠주기때문에접는기술과던지는방식에서승부를봐야 한다. 비행방식에따라생기는문제도다르다. 멀리 던지기 투창형은 피시테일이 발생하기 쉽다. 활공형은날개가넓기때문에날리는각도나릴리스포인트가굉장히중요하다.차체뒤쪽이양쪽으로물고기꼬리처럼흔들리는현상말인가?

김: 맞다. 투창형은 양력이 생기는부분보다무게중심이앞에있어서롤링 현상(몸체가 돌며 비행하는것)이 무조건 발생한다. 그래서 무게중심이너무앞으로쏠려있거나몸체, 날개의 무게나 길이 등의 불균형이생기면피시테일이발생할가능성이 높다. 좌우로 흔들리는차와는달리꼬리부분이원을그리며비행하기때문에절대멀리갈수 없다. 피시테일현상이나타나면다시접거나 무게중심을 옮긴다.의도적으로몸통전체가회전하게만드는경우도있다.날리는각도까지신경써야하나?김:창던지기나투수의피칭과비슷하지만,각도가전혀다르다.활공형의경우수평에가깝게 날린다. 날개면적이넓어공기저항을많이

받아위로뜨기때문이다.투창형은28~35도사이로던진다.고도보다는거리를확보하기위한최적의각도를찾아야한다.

이: 종이비행기는얇고가볍기때문에공기저항에매우 취약하다. 날개면적이넓을수록미세한각도차이로바닥에곤두박질치거나뒤집힐가능성이 높다. 오래날리기는최대한높이쏘아올리느냐아니면적당히쏘아올리고하강을천천히하느냐가관건이다.무동력비행기가고도를확보하면서하강속도까지낮추는건불가능하다.불리한조건을기회로만드는여러가지장치가있지않나.

이:종이비행기에도차가질주하거나코너링을할때양력에의해차체가뜨는현상을줄여주는리어 윙, 리어스포일러와비슷한역할을해주는 장치가 있다. 바로 윙릿(Winglet)이다. 윙릿은날개뒤에서비행기가과도하게뜨는걸공기저항을이용해아래로지그시눌러주는역할을한다.실제비행기에도적용되는기술이다.제트엔진에서아이디어를얻은종이비행기도있다.흔히생각하는종이비행기형태가아니다.위아래가뚫린원통형태다.압력차를이용해비행한다.밖에서안으로, 즉 앞쪽에서 뒤쪽으로 공기를 급속도로 빨아당기는 원리다.이과정을 통해원통형비행기는 추진력을 얻어빠른 속도로 비행한다.획기적인디자인과원리로화제가됐던‘날개없는선풍기’도이와같은원리다.

김:이정욱선수가세계최초로종이비행기에적용한기술도 있다. 바로골프공에서볼수있는딤플이다. 딤플은 골프에서 비거리를 높이기 위해 고안된장치다.골프공이공기를뚫고갈때작은딤플들 사이에 작은 소용돌이가 치며 공기를 가른다. 덕분에 공기저항은줄어들고비거리는 늘어난다. 종이비행기에딤플의원리를적용하기위해날개부분에일정간격의돌기를 만들었다.미세한돌기가공기저항에영향을미쳐낙하속도가줄어들었다.비행시간도눈에띄게늘어났다.기록이궁금하다.이: 처음에는 3초도 날지 못했다. 오기가생겨 유체역학,항공역학을 공부하며 과학과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기시작했다. 그결과비공식기록으로실내에서23초까지날수있게 되었다. 공식기록은 2015년 레드불페이퍼윙스 국가대표 선발전에

서기록한14.19초다.

김: 내종이비행기역시처음

에제대로날지도못했다.바로땅에처박히는게대부분이었다.지금은 50미터 정도 날릴수 있다. 처음 기록이 20미터였으니까 30미터정도 향상된 것이다. 유체역학과 전공인 체육을 살려인체 역학적인부분을접목한결과다.현재인간이세운종이비행기멀리날리기와오래날리기최고기록은얼마인가?

이: 오래날리기세계신기록은 29.7초로 일본종이비행기협회장타쿠오토다.내최고기록은23초다.물론실내에서기록이다.

김:멀리날리기세계신기록은69.1미터로미국의종이비행기아버지라불리는존콜린스(John Collins)가보유하고있다.이기록은본인이직접날린것은아니고당시쿼터백출신이었던조 아윱(Joe Ayoob)과팀을이루어달성한기록이다.그들은종이비행기개발에만5년을쏟았다.게다가기록을세우기까지무려1년8개월이걸렸다.정말대단하다.언젠가그들의기록을내가깰것이다.기네스북에도올랐다고하던데.

이: <기네스 중국의 밤>이라는 프로그램의 섭외를 받아 기네스 기록에도전했다.도전종목은1분동안수박에종이비행기많이꽂기였다. 1분 동안 1미터 떨어져있는수박에종이비행기 1대씩 꽂는규칙이었다.그들이제시한최소성공개수는10개였다.사실다른나라국가대표들과경쟁을하기로 했었는데, 혼자 도전했다. 다들어렵다고포기했다.인생에서손에꼽을정도로긴장됐던순간이다. 1분에12개를꽂아기네스북에등재됐다.종이비행기와관련된기네스기록을가진사람은전세계에4명있다.요즘도기록향상을위해연구하는것이있는지.김:종이비행기의성능에영향을미치는무게,재질,크기등을연구하고 있다.여기에날리는기술과접는기술도연마한다.체육을전공해서날리는자세에관심이많다.따로공부도하고시간이날때마다트레이닝도한다.하면할수록더연구해야할부분이많다는걸느낀다.지금은종이비행기를알리는데힘을쏟고있다.물론내년에열릴세계대회도차근차근준비 중이다.나중에연구소를차려많은학생과종이비행기에관한다양한연구도해볼생각이다.

종이비행기가멀리그리고오래날기위해서는많은조건이충족돼야한다.

레드불페이퍼윙스는3년마다열리는종이비행기대회다. 자세한일정은레드불홈페이지에서확인할수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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