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으로간리히터

패션브랜드들의아트마케팅에기존갤러리가맥을못추는형국이다.오랜역사와든든한자본의지원아래대중에게강력한호기심을던지는그들.특히루이비통의움직임은더욱거세다.세계적인거장게르하르트리히터마저에스파스루이비통베이징에출동했으니.

Neighbor - - Culture Issue - Editor SEOL MI HYUN

지난 8월 1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루이 비통 전시가 관람객 24만 명을 돌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이토록 많은 이들의 발길을 사로잡은 비결은 뭘까. 루이 비통이라는브랜드인지도덕분이었을까?그것도아니면무료전시였기때문에?모든이유를뒤로하고가장주목할점은,기존패션브랜드가보여준브랜드전시의한계를한단계뛰어넘었다는사실이다. 1000여 점에달하는방대한컬렉션,역대최대규모라는화려한수식어를차치하더라도,루이비통의전시<비행하라,항해하라,여행하라>는잘짜인큐레이팅의좋은사례를보여주기충분했다. 보통패션브랜드가주최하는전시장에 가보면, 그들의제품을역사적순서대로나열하고,자신들의값진역사를피력하는데온힘을쏟는다. 하나,루이비통은거기서한발더나아갔다.탐험의 시대를 거쳐 요트의 시대로, 자동차, 항공으로…. 시대에따라변화하는여행트렌드에루이비통의아이콘인트렁크가마치역사적현장의증인처럼의젓하게자리하고있는 것이다. 여행의역사는물론아트와의 컬래버레이션, 피크닉과집필에얽힌취향의 이야기까지. 그들은 단순히 역사 속의 제품을 보여주는 데그치지 않고 ‘라이프스타일의 시대상’이라는, 누구나 공감할 수있는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애써 굳이 오랜 역사의 가치를핏대높여역설하지도않는다. 160여년의브랜드여정이자,라이프스타일의흐름을담은흥미롭고도숭고한삶의전시장.패션에문외한인사람일지라도흥미로울수밖에없는것이다.루이비통뿐아니라 샤넬, 까르띠에등많은패션브랜드들이자신들의 컬렉션(아카이브)을 대중과 가까운 ‘전시장’ 속으로 기꺼이끌어들이고있다.더구나오랜역사와든든한자본을통해구축한 방대한 아트 컬렉션은 여느 미술관 못지않다. 최근 미술관과갤러리들이이렇다할대규모전시와획기적프로젝트를내놓지못하는상황에서,패션브랜드들의흥미로운컬렉션전시는대중에게분명매력적볼거리다.그런데다루이비통은전시투어에

만그치지않고자체의아트전시공간을끊임없이확장 중이다.에스파스루이비통뮌헨,베네치아,도쿄에.이어최근중국에에스파스루이비통베이징이 공식 오픈했다. 사실이곳은 2015년가오픈했고, 프랭크 게리의 건축전을 통해 먼저 인사를 건넸다.딱딱한 미술관을 넘어 대중과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간. 루이비통재단미술관은 ‘미술관 벽 너머’ 프로젝트를통해파리뿐아니라해외에서도많은이들이보다쉽게예술을접할수있기를바란다. 에스파스 루이 비통 베이징 역시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화려한서막은독일현대미술의거장게르하르트리히터다.오는 11월 27일까지 열릴<게르하르트리히터> 전. 리히터, 그가누군가.생존작가중작품가가가장높게거래되며,슈퍼리치마저줄을서서대기하는그가 아닌가. “나는 어떤 목표도, 어떤체계도, 어떤 경향도 추구하지 않는다. 나는 어떤 강령도, 어떤양식도, 어떤방향도갖고 있지 않다. 나는 무규정적인 것을, 무제약적인 것을 좋아한다. 그리고 나는 끝없는 불확실성을 좋아한다.”리히터,그는사진과회화의경계에서,추상과구상의경계에서, 새로운 자신만의 회화 영역을 구축했다. 고정된 틀에서 벗어나끝없이새로운길과가능성을모색했다.하나로규정할수없는그만의잘짜인예술 언어. 그흥미롭고도촘촘한이야기가이번전시에서 펼쳐진다. 사실중국에서는이미 2008년, 1936년부터2007년까지리히터의페인팅작품을아우르는첫전시가중국국립미술관에서열렸다.하지만이번전시는루이비통재단미술관이소장하고,그동안선보인적없는리히터의작품7점을선보이는 첫 자리가 아닌가. 마치 만화경을 떠올리게 하는 ‘4900 Colours’ ‘스트립(920-1)’ ‘스트립(921-2)’ 등사진과회화의경계에선리히터만의흥미로운작품세계가친근하게펼쳐진다.특히그는 1966년부터 산업적색감차트를물감과조합해작품을제작했는데, 196개 작품으로이루어진 ‘4900 Colors’는 그연장선에서리히터만의색면추상의힘을유감없이보여줄것이다.패션과 예술. 사실 예술을 향한 패션 브랜드의 구애는 어제오늘일이 아니다. 어쩔 수 없이 상업적일 수밖에 없는 패션의 태생적구조는‘패션과 예술’이라는필연의상생구조를낳았다.비싼것에 열광하던 사람들은 이제 가치 있는 것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패션브랜드들은그들의가치있는자산인역사,그리고아카이브에힘을쏟기시작했다.오랜역사와자본을통해구축한아카이브.그들은이화려한과거를통해빛나는미래를준비중이다.그리고예술은그들의가치를높여줄가장우아하고품위있는동반자인것이다.예술은돈을벌기위한것이아니지만,돈은예술을더욱부흥하게할수 있다. 패션과 예술, 그들은결코배신할수가없다.리히터도분명,이점에깊이동의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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