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하라, 기억을

알츠하이머병에걸린은퇴한연쇄살인범앞에나타난의문의남자.진짜살인범은과연나인가,그놈인가.김영하작가의소설<살인자의기억법>이영화로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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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은생각보다번다하고구질구질한작업이다.”영화<살인자의기억법>의동명원작소설속문장은이흥미로운이야기에대한은유와같다.이번다하고구질구질한작업,살인을업으로삼고살아가던연쇄살인범병수(설경구분)는알츠하이머병에걸려서서히기억을잃어가고있다. 25년전이후살인을한적이없음에도,다시일어난연쇄살인사건이자신이기억하지못하는순간에저지른일이아닐까불안해한다.그러던중우연히만난경찰태주(김남길분)에게서과거의자신을발견한병수는,딸은희(설현분)를그에게서보호하고자한다.하지만기억을잃은병수에게실제와망상,현실과환상을구분하기란무척어렵다.소설<살인자의기억법>은기억하기위하여자신에게벌어진모든일을꼼꼼히적는살인자의일지1인칭으로쓰여있어그의시점으로벌어지는모든일을지켜보게만든다.그리고이는이야기의반전이되는아주훌륭한트릭이다.

아마도원신연감독은이트릭에반해서이이야기를스크린으로옮겨야겠다고생각했을지모른다.마지막몇장의반전,진실을위해숨쉴틈없이달려가는이야기,스릴러라는장르안에서언제나반전을기대하는관객을만족시키기에맞춤한이야기이기때문이다.게다가이이야기를직조한사람은바로김영하작가다.김영하작가는tvn의<알.쓸.신.잡>을 통해한번더대중의시야에들어왔고,덕분에<살인자의기억법>역시한층관심을받는작품이됐다.하지만이는양날의검이다.영화의마지막반전이소설의그것과일치한다면이미결론을알고있는,스포일러에

유난히예민한한국의관객들이과연 ‘이미알고있는’이야기를보기위해서영화관을찾을까?

이질문에대한답으로원신연감독은개성만점의배우네명을소환했다.병수역을맡은설경구는올해,데뷔후최고의한해를보냈다.전작인<불한당>이예기치않은논란에휩싸이며흥행에는실패했지만배우인생네번째로칸영화제의레드카펫을밟을수있었고, ‘불한당원’이라불리는두터운팬층을형성하며배우의다음발걸음에힘을실어줄든든한지원군이생겼다.비록<살인자의기억법>속병수는노인이기에<불한당>에서의모습과전혀다르겠지만,배우의연기를지속적으로지켜보고응원할준비가되어있는단단한지지층의존재는소중하다.게다가알츠하이머병으로인해기억속을헤매며진실을찾아야하는병수는배우로서충분히욕심낼만한캐릭터다.그리고김남길.지난해<판도라>와<어느날>로연기의스펙트럼을넓힌김남길에게, <살인자의기억법>은또한번의특별한도전이다.병수에게연쇄살인범으로의심받는경찰인태주는이이야기속진실의키를쥔인물이다. <강남 1970>으로아이돌이라는단어를떠올리지않게하는인상적연기를보여준설현이병수의딸은희로출연하고,오달수는병수의오랜친구인파출소장병만역할을맡아든든히받쳐준다.이배우들의시너지를생각할때, <살인자의기억법>이긴여름을통과한관객들의등줄기에한줄기시원한바람과같은서늘함을선사할가능성은상당히높아보인다.아무렇지않게,중독된쾌감에따라기계적으로

사람을죽이던연쇄살인범이발견할삶의진실,생의반전은과연무엇일까.벌써궁금해졌다면소설을집어들고,바람이불어오는계절을조금더기다릴수있다면9월의영화관이다.

이 글을 쓴 윤이나는 영화 칼럼니스트이자<미쓰윤의 알바일지>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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