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Korean)

시진핑주석의‘일대일로포럼’연설과글로벌화전략

글|김상순(한국동아시아평화연구­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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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가을, 시진핑(習近平)중국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하면서‘실크로드 경제벨트’와‘21세기 해상실크로드’, 즉‘일대일로(一帶一路, The Belt and Road Initiative, B&R)’이니셔티브를 제안한이후, 중국은‘일대일로’의 글로벌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5월 14일과 15일 이틀간 베이징(北京)에서 진행되었던‘일대일로 정상포럼’은 29개국 정상과 130여 개국의고위인사 1500여 명이참석했다.

최근 중국은 두 가지로 통용되던‘일대일로’의 영문명을 하나로 통일하고 있다. 즉 중국 일변도로 오해될 수 있는‘One Belt One Road Initiative’를 사용하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비교적 상호협력을 강조할 수 있는‘The Belt and Road Initiative(B&R)’를 사용하는추세로변화하­고있는것이다.

상호협력을 강조하는 중국의 이러한인식변화는시주­석의‘일대일로포럼’개막식 연설에서도 느낄 수 있다. 필자가 보 기에, 중국은‘일대일로’를 글로벌화 과정을 거쳐‘글로벌 공공재(Global Public Goods, 全球公共産品)’로 만들려는 것이라는 판단이다. 시 주석의 개막식 연설에서이와 관련된 몇 가지만 간단히 살펴보자.개막식 연설을 통해 시 주석이 언급하고자했던것은무­엇일까?

개막식 연설의 의미-새로운 글로벌질서가필요

첫째, 시진핑 주석은 개막식 연설에서“역사는 가장 훌륭한 스승”이며,“수만리거리가끊어지지­않고천년여를이어지며­누적되어온고대실크로­드정신의핵심은 평화협력, 개방적 포용, 상호학습, 공존공영이었고,이것은인류문명의소중­한유산”이라고강조했다.

시 주석은 개막식 연설의 서두에서부터 인류의 공존공영과 평화적 협력의 필요성을강조했다.여기에는고대의‘실크로드정신’이 바로 인류문명의 소중한 자산이기때문에, 이를 이어받은‘일대일로’가 인류문명의 연장선에서 새로운 글로벌 협력을추구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의미를포함­하고있다.

둘째, 시 주석은“역사적 차원에서 보자면, 인류사회는 커다란 발전과 변혁 및조정의 시대에 처해있다”며“세계 다극화,경제 글로벌화, 사회 정보화, 문화 다양화가더욱발전하고­있다.평화발전의대세는갈수­록 강력해질 뿐만 아니라 창조개혁의속도도계속­전진하고있다”고역설했다.

즉 지구촌의 글로벌화가 다양한 영역에서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생되는 수많은 모순점과 대립에도 불구하고, 인류사회는평화적 발전과 창조적 개혁을 위한 새로운시대를필요로한­다는점을시주석은강조­한것이다.

셋째, 시 주석은“현실적 차원에서 보자면 우리는 빈번한 도전의 세계에 처해있다”며“세계의 경제성장은 새로운 동력이필요하고,발전을위해서는혜택이­더욱더공평하게나누어­져야하며,빈부차이의경계는 봉합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시 주석은“지역별 핫 이슈가 끊임없이혼란을 야기하고 잔혹한 테러리즘이 만연하고 있다”며“평화 발전의 결손, 통치의결손이 전 인류를 엄중한 도전에 직면하게만들었다”고주장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지구촌은 이제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것이다. 즉, 지역간 갈등과 빈부격차를 해소하기위해서필요한­것은새로운발전동력과­공평한배분이고,이를위해서는상호협력­을 통한 공동발전을 추구해야 한다고강조한것이다.

시 주석은 이어진 연설문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바로‘일대일로’라는것이고,‘일대일로’의 글로벌화를 통해 인류사회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수 있다는것을구체적으로­제시했다.

오래동안준비한추진계­획

시주석은이번연설에서‘일대일로’의협력을통해▲평화의 길(和平之路) ▲번영의 길(繁荣之路) ▲개방의 길(開放之路)▲혁신의 길(创新之路), 그리고 문명의 길(文明之路)을함께건설하자고제안­했다.또한

혁신, 협조, 환경, 개방, 공유라는 발전이념과 경제발전의‘신창타이(New Normal,新常态)’개념을 활용하여 세계의 발전을위한 새로운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즉, 시 주석은 이번 포럼에서‘일대일로’협력을통해신창타이의­평화공존과공동번영이­라는 새로운 발전모델을 제시한것이라고평가할­수있다.

시 주석은“중국은 평화공존 5대원칙에 기초하여‘일대일로’에 참여하는 모든국가들과 우호적인 협력을 발전시킬 것이며, 중국은 세계 각국과 발전경험을 함께나누길 원한다. 타국에 대한 내정 간섭을하지않고 사회주의 제도와 발전모델을 수출하지 않을 뿐 아니라, 타국에 대해 억지로강요하려하지도­않을것이다”라고발언했다. 시 주석은 이번 포럼을 통해 공개적으로중국의입장­을설명했고,이는중국의‘일대일로’전개에 대한 주변국과 일부 국가들의 부정적인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한발언으로판단된다.

시 주석은‘일대일로’건설을 위해 중국이다음과같이자금­지원을확대할예정이라­고말했다. 첫째, 1000억 위안(약 16조3320억원)을 추가하여 총 3000억 위안 규모의 실크로드기금으로 금융기구의 인민폐 해외기금 업무 전개를 장려할 것이다.둘째, 중국국가개발은행과 수출입은행에게 각각 2500억 위안과 1300억 위안을 융자하여‘일대일로’기초설비의건설과생산­성및금융협력을지원할 것이다. 셋째,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브릭스개발은행(BRICS Develoment Bank), 세계은행(World Bank) 및 기타 다자개발기구와협력해‘일대일로’프로젝트를지원하고, 관련기관과함께 공동으로‘일대일로’융자지침과원칙을제정­할것이다.

시주석은또한중국이각­국과창조협력을 강화하여 ▲과학·기술·인문교류 전개 ▲연합실험실 공동 건설 ▲과학기술단지 협력 ▲기술이전의 4대‘일대일로’과학기술 창조실천계획을 가동할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5년내 연간 2500명의청년 과학자를 중국에 초청하여 단기 과학연수를 실시하고, 연간 5000명의 과학기술과 관리인원을 배출하여 50개 연합실험실에투입할계­획이라는것이다.또한환경보호 빅데이터 서비스 플랫폼(platform) 설립과‘일대일로’그린발전 국제연맹 설립및 관련국가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원조를제공할계획­이라고밝혔다.

시 주석은 이어서 중국이 앞으로 3년동안‘일대일로’건설에 참여하는 개발도상국과 국제조직에게 600억 위안을 원조하여 민생 프로젝트를 건설하도록 하겠다고언급했다. 구체적으로 보면,‘일대일로’연선 개발도상국가에게 20억 위안의 긴급 식량 원조를 제공하고, 남남협력원조기금에1­0억 달러를 증자하여‘100개 행복가정’, ‘100개사랑의마음, 이웃돕기’,‘100개 질병회복 의료지원’등의 프로젝트를 실시할예정이라는 것이다. 또한 관련 국제조직에10억 달러를 제공하여‘일대일로’노선에접해있는 국가들에게 협력 프로젝트의 혜택이돌아가도록할예­정이라고강조했다.

시 주석은 마지막으로 중국이 앞으로‘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이후의 연결조직으로‘일대일로재경발전연구­센터’, ‘일대일로 건설촉진센터’를 만들고 다자개발은행과 공동으로‘다자개발융자협력센터’를, 국제통화기금(IMF)과 협력하여‘능력건설센터’를 각각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또한실크로드연선의민­간조직과네트워크 협력을 통해 뉴스협력연맹, 음악교육연맹, 신인문협력플랫폼 건설을 추진한다고말했다.

구체적으로 제시된 시 주석의‘일대일로’글로벌화 추진 계획은 오랜 시간에 걸쳐 준비했다는 느낌이다. 또한 주변국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함과 동시에 중국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하여, 중국의 기본적인 입장을 대외에 상세하게 공표한 점 또한 깊은 의미를부여할 수 있다.

‘일대일로포럼’의성과와향후전망

이번‘일대일로 정상포럼’에서 중국은어떤 성과를 얻었을까? 필자는 다음의 몇가지를 의미있게 생각한다. 첫째, 중국이향후 취할 발전방향과 협력정신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제시하여 주변국들이 중국의굴기에 대해 가졌던 의구심과 경계심을 어느정도해소시켰다는­점이다.그러나완전한 해소를 위해서는 향후에도 일관된 정책이전개되어야할것­이다.

둘째, 향후‘일대일로’에 대한 투자와 진행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함으로써‘일대일로’에 대한 각국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자발적인 참여가 실제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중국이 대외적으로 취해야할 보다 더 구체적인 방안과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셋째, 주변국과 참여국들은 이번 포럼을 통해‘일대일로’가 어떻게 전개될 것이며, 어떻게협력의접점을서­로찾을수있을 지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주변국과 참여국들의 적극적인참여와협력이‘일대일로’의글로벌화에가장중요­한동력이자핵심이다.중국은이점에 대해 앞으로 더욱 더 깊은 관심과 고민을해야한다.

‘일대일로’의글로벌화는이번포럼­을통해이미시작되었다.그리고시진핑주석의 강력한 추진력과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막강한 경제력은‘일대일로’가 글로벌화를통해‘글로벌 공공재’가 될수있는중요한핵심요­소이다.

중국은‘일대일로’개막식에서 시진핑주석이 했던 말들을 실천함으로써, 그토록바랬던 소프트파워(soft power)와 글로벌전략을 함께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이제 이 목표를 위해 필요한 것은 추진 동력이고,이추진동력의핵심은참­여국들의적극적이고 자발적인 참여와 협력을 이끌어내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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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순한국동아시아평­화연구원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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