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Korean)

<영혼의순례길(冈仁波齐)>순례를떠나는사람들의­대장정

- 글|양페이(楊飛 ),영화평론가

장양(張楊)은 내가 좋아하는 감독 중한 명이다. 그는 도시 멜로영화의개념이보편­화되지않았을때평가도­좋고관객 동원률도 좋았던 <스파이시 러브 수프(愛情麻辣燙, Spicy Love Soup)를 찍었다. 이후 <샤워(洗澡, Shower)>, <지난날(昨天, Quitting)> 등 점점 좋은 작품을만들어냈다.

최근 몇 년 장양 감독은 다소 조용했다. 다리(大理) 등지에머물며모습을드­러내지않다가 갑자기 <영혼의 순례길(Paths of the Soul)>과 <선 위의 영혼(皮繩上的魂, Soul on a String)> 두 편의 영화를내놓아 깜짝 놀라게 했다. 영화계 사람들이 베이징에서 IP를 개발하고 각종 술자리가 오가는 프로젝트와 자본과의 협력에 바쁠 때 그는 황량한 변방의 고원에서 수행하는 것처럼 영화를 찍었다. 수수하고 화려하지 않은 영화는 심장이 뛰고 숨을 쉬는것처럼자연의원래­색을담아냈다.

‘카일라스(岡仁波齊)’는티베트불교의4대성­산(聖山)중하나다.티베트불교신자에게카­일라스산은차크라 삼바라(승낙금강)가있는곳으로무한한행­복을 상징한다.

<영혼의 순례길>은 초반 30여 분 동안짱족(藏族,티베트족)마을사람들이장작을쌓­고,불을지피고,밥을짓고,이야기를나누는일상생­활을보여준다.마을은높은산으로둘러­싸여있고가끔눈보라가­치고구름과안개가낀다.마을사람몇몇이빠르지­도느리지도않게식량과­도구를준비하고라싸(拉薩)로성지순례갈준비를한­다.보급을맡은트랙터가‘투투투’소리를내면서등장하고­나서야성지순례를떠날­기미가보인다.

성지순례에참여한사람­들도일상적인사람들이­다.노인,어린여자아이,임산부,장애인그리고중심격인­젊은이와중년의남자다.그들은길고긴도로에서­절을하면서간다.무릎을꿇고,일어나고,다시무릎을꿇고,표정은모두경건하고진­지하며동작은한결같이­정성스럽다.그들은도로옆에크고작­은마니석탑을쌓으면서­간다.중간에휴식을하면함께­천막을치고불을지피며­식사를준비하고밥을먹­고차를마시며시를읊는­다.그모습이가족처럼가깝­다.그들의세계는단순하고 자급자족한다. 그들의마음은순수하고­진지해성지순례의의의­를의심하는사람은 없다.

<영혼의순례길>은로드무비라고할수있­다.마을사람들이머리를조­아리면서도로를따라천­천히전진하고있기때문­이다.동시에로드무비가아니­다.이영화는우리가알고있­는통속적인의미의로드­무비와는다르다.소박하고진실한다큐멘­터리영화에더가까우며­과장이없다.성지순례를하면서부딪­치는어려움은전기적인­색채와극적인요소가없­지만감동을준다.임산부가성지순례길에­서아기를낳고,청년이산에서굴러떨어­진돌에맞고,노인이세상을떠나고, 보급용트랙터가교통사­고가나서차의앞부분이­없는‘손수레’가되고,강을건너면서도그들은­계속절을하면서 간다...

성지순례는망망대해를­건너는것같고,머리를조아리는것은배­를조종하는것같다.그들은계속힘을내서전­진하면서이여정을통해­자신을영혼의피안으로­건너게해성산아래서부­처님의광명에푹빠진다.

망캉(芒康)에서 출발한 마을 사람들이 1200km에 달하는여정에서보여주­는조용한행적은마치소­리없는개미같다.아무리느려도 앞으로 나아가 종점에 도착해야 한다.그들이가는길옆으로육­중한화물트럭이지나가­고,멋진지프차가지나가고,화려한불빛이반짝이는­떠들썩한도시가지나가­고봄,여름,강,호수,설산이지나간다.그러나그무엇도그들의­마음을분산시킬수없고­그어떤이유도그들을멈­추게할수없다.

<영혼의 순례길>을본후거울에내모습을­비춰보니조금부끄러웠­다.도시에사는사람들은인­생에회의를느끼고삶의­의미와일의필요성을의­심한다.영화속짱족사람들은이­런당혹스러움은없는 듯하다.그들에겐생활자체를훨­씬뛰어넘는욕망과당혹­스러움이없다.그들은인내심이강하고­그들은쉽게만족하며현­재의생활을순순하게살­아내고순수한소망을품­고성지를향해나아간다.삶과죽음은하늘의뜻이­니걱정도원망도하지 않는다.

중국어권 감독 중에 이렇게‘고생하는’방식으로 영화를 찍는 감독은 드물다. 장양 감독의 방식을 보니 독일의 베르너 헤어조크(Werner Herzog) 감독이떠올랐다. 그는“나는 이상한 생물이고,생명을 따라 앞으로 계속 나아간다. 내뒤의 모래 위에는 흔적이 남는다. 그 흔적이 바로 내 영화”라고 말했다. 장양 감독에게도 비슷한 속성이 있다. 기존 현실에 만족하지 않고 늘 다른 길을 가려고한다. <영혼의 순례길>을 보니 장양 감독의 영화에 대한 미련과 생명에 대한 사랑이 고요하고 함축적인 방향으로 모이고있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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