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無言)의전우(戰友) —베이징교통경찰견훈련대대를가다
어느 무더운 여름 오후, 베이징(北京) 창핑(昌平)구의 공안 교통경찰 본대 소속경찰견훈련대대에서는휘발유수색훈련이한창진행중이다. “찾아!”쉬윈룽(徐雲龍) 훈련사가 명령하자, 방금전까지만 해도 뛰놀기에 여념이 없던 수색견‘시저’는 돌연차분해지더니철제난간밖으로바짝 붙어 주위를 경계하며 쉴 새 없이 킁킁댔다. 그러다 갑자기 귀를 쫑긋 세우고 어딘가로향하더니겉으로보기엔아무이상이없어 보이는‘승객’의 곁을 빙빙 돌며 그를 멈춰 세웠고, 마지막에는 얌전히 옆에 앉았다.수색견에게 지목된‘승객’역할의 경찰은 약20ml 가량의휘발유를소지하고있었다. “잘했어,정말잘했어.”훈련사는 시저를 칭찬하며 빨간 공을 하나 던져주었다.시저는눈을반짝이며공을 입에 물고 이리저리 장난을치기시작했다.
올해 29세인 쉬 씨는2011년 중국 형사학교 경찰견 기능학과를 졸업하고 이대대에합류했다.
“처음에는훈련성적이좋지않아마음이 답답했어요.”쉬 씨가옛기억을떠올리며말했다.경찰견유아교육을담당하던한친구는그에게‘개에게진심으로대해야개도너에게충성을바친다’고조언했다.
“개와 함께 지낸 4~5년을 돌아보니,정말로제가개를사랑하는만큼개도저에게 사랑을 주더라고요.”언뜻 지루해 보이는 훈련이지만, 이제 쉬 씨는 자기 나름의낙을찾았다.그는 260마리가 넘는대대소속경찰견의이름과특징은물론,생김새와담당훈련사까지전부빠삭하게꿰고있다.
2006년 조직된 교통경찰 본대 소속경찰견 훈련대대는 베이징 대중교통의 순찰과 위험관리, 폭발물 탐지와 안전검사, 돌발사건 처리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2008년베이징올림픽을 안전하게 치르기 위한 팀으로 출발했지만, 이제는 베이징 지하철을지키는‘호위무사’의역할을하고있다.
시저는 2014년 APEC회의와 2015년양회(兩會) 기간자신의소속구역에서위험물을 찾아내 표창을 받았다. 그 뒤 공안부선양(沈阳)지구경찰견기지로부터대대역사상 처음으로‘공훈견(功勳犬)’칭호를 받았다. 쉬 씨는 이것이 대대 전체에게 주어 진영예라고생각한다.
대대결성이래늘경찰견들이짖는소리와함께잠이 들고, 수천수만번의구령을 거듭하는 동안 훈련사들에게도 이제는경찰견이떼어놓을수없는삶의일부가되었다.
“사람의일생에는여러가지좋은추억들이 많잖아요. 하지만 경찰견들의 일생에는 오로지 저희밖에 없어요.”훈련사 린저위(林澤宇)씨의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