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히멈추지않을혁신의발걸음-한영수KT중국법인사장

China (Korean) - - 인물 - 글|왕자인(王佳音)

‘왕징(望京) 소호(SOHO)’는 베이징왕징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건축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프리츠커 건축상을 수상한 여류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디자인을 맡았다. 사무 및 상업 용도의 고층 건물 세 동과 상업 전용의 저층 건물 세 동으로 이루어져있으며, 가장높은건물의높이는 200m에달한다. 왕징 소호는 또한 서우두(首都)공항에서시내로진입하는길에서가장먼저눈에 띄는 고층 건축물이다. 때문에‘수도 의 첫 번째 인상적인 건물’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기자가 소호에 도착한 것은 점심시간이막 지났을 때로, 건물에서 쏟아져 나온샐러리맨들이 분수대 주변에 둘러앉아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한영수 KT 중국법인사장과 만난 곳은 소호 로비. 캐주얼 정장에큰눈이 인상적인 한사장이 미소를짓자두뺨에깊은보조개가 패였다.

가벼운발걸음의한사장을따라엘리베이터를 타고 KT 중국법인 사무실 안으 로 들어섰다. 한사장 사무실의 창을 통해왕징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중국생활 15년. 한사장은그동안이곳에서일어난 상전벽해 식의 변화를 목격했다. 그리고, 그자신도함께 성장했다.

‘역사’가 맺어준 중국과의 인연

한영수 사장은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를 졸업했다.“어릴 때부터 역사 과목을 좋아했다. 대학은계열로입학했기에 2학년이 되자 동양사(史), 한국사, 서양사,

고고학중에서전공학과를선택할수있었다. 중국은 5000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고또 우리와도 가깝지 않은가? 중국을 탐구하고 연구하고 싶었다. 그래서 동양사학과를 선택했다. 수업은 중국 70%,일본20%, 동남아시아/중앙아시아 10% 비중이었다.”

중국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먼저많은 한자를 알아야 했는데, 그때만해도강의실에서 사용하던 교재는 모두 번체자를 사용한 것이었다. 전공 수업을 제외하고도 동양사 전공 학생들은 모두 중문과학생들과 함께 중국어를 배워야 했고, 동시에 대량의 사료문헌을 보아야 했다. 중국어를 배우던 당시를 떠올리며 한 사장은 이렇게 이야기했다.“대학 4년을 보내고 나니 중국어를 읽고 쓰는 능력은 괜찮았지만듣고말하기실력은사실형편없었다. 몇 마디 간단한 단어 외에는할줄아는말이거의 없었다.”

원래는대학졸업후대학원에진학해석·박사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었지만 대학시절 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다. 그결과, 졸업을 앞두고 지도교수를 찾아 진로에 대해 상담했는데, 한 사장의 성적표를 본 지도교수는 제자에게 딱 맞는 방향을 제시해 주었다. 취업을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1980년대 한국에서 경제학과나 법학과가 아닌 역사학과나철학과학생들이취직을하기란그리쉬운일이 아니었다. 한영수는 부족한 경제학등 비전공 과목을 독학하기로 결심했다.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먼저 시험을 준비해야 하니 2년만 취업을 미루겠다고 했고동의를 얻었다.”

눈 깜짝할 새 2년이 지나갔다. 그간한영수는 혼자 힘으로 경영·경제 관련공부를 했고, 대기업 입사시험도 치렀다. “삼성과 한국통신(후에 KT로 변경)에 합격했다. 그때만 해도 공기업인 KT의 명성이 삼성보다 났나고 판단했다.”고민에 고민을거듭한그는 KT를 선택했다.

신입사원이회사의몇이안되는중견직원이 될 것이라고, 한 회사에 그토록 오 랜 시간 남을 것이라고는 한영수 자신 또한 예상하지 못한 바였다.“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에 살며 매일 새로운 사물을 접하다 보니 내가 아직 신입사원인 것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몇 년도에입사했냐는질문을받으면그제서야‘아~내가나이가 들었구나’하고 느낀다.”

한영수 사장이 KT에 입사한 것은1990년이다. 그로부터 5년 뒤, 회사는 10명의 직원을 선발하여 각각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7개 나라에 파견한다고 발표했다.“모두 큰 시장과 무궁무진한 발전잠재력을가진 나라들이었다. 중국역사에대해 그렇게 공부하고서도 아직까지 중국이라는 나라에 가본 적이 없던 나는 제일먼저중국파견을 신청했다.”

KT 중국대표처는 1993년 설립됐고,한영수가 중국에 교육파견되었던 1995년에는 한국인 3명을 포함, 5명이 중국대표처에서 근무하고 있었다.“첫 파견기간은1년이었다. 중국어를배우는것이주목적이었고 나머지 시간은 내가 알아서 보냈다. 런민(人民)대학교 어학연수반에 등록했는데 우리 반에서 내가 가장 나이가 많았다. 아는 한자는 많았지만 말은한마디도 못하니 정말 조바심이 나더라. 과외선생님을 여러 명 구했다. 매일 아침 8시부터 12시까지는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점 심을 먹은 뒤에는 과외 선생님과 공부했다. 3시간 마다 다른 선생님이 오셨고, 저녁을 먹은 뒤에도 계속 공부했다. 하루에15시간은 했던것 같다.”

6개월간 치열하게 공부한 그는 3개월의 시간을 들여 중국 곳곳을 여행했다. 그리고 나머지 3개월 동안에는 일손이 부족했던 KT 중국 대표처에서 일을돕다가귀국했다.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다

귀국 후 얼마 지나지 않은 1997년 5월에베이징으로의정식파견통지를받았다. 1992년 정식수교이후 3년 남짓한시간동안통상무역·문화분야에서중한양국간 교류는 눈에 띠게 늘어났고, 양국을이어주는통신업무또한크게 발전했다. 3개월간일했던한영수의근무태도를긍정적으로 본 KT 중국대표처에서 베이징의업무량이 급증하고 인력보충이 필요해졌을 때, 가장 먼저 떠올린 얼굴은 바로 한영수였다.

“수교 초기 양국간 교류의 증가와 비례하여 통화량이 증가하면서 차이나텔레콤과협력해통화서비스를제공하는것이KT의 주요 업무가 되었다. 당시만해도 전화가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었다. 특히국제전화업무는 더욱 그러했다. 통신업계에서한국이중국보다앞서있었다고는하지만 중국 측의 지원이 없었다면 업무를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광케이블·위성통신 분야에서의 협력이 먼저시작됐다.”

양국의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KT와 차이나텔레콤·차이나유니콤(中國聯通)간 협력 또한 국제전화업무에서 점차3G·4G로, 네트워크 보안유지 등 분야로확대됐다.“모바일 인터넷 분야에 먼저 진출한 것은 한국이지만 지금 와서 보면 중국이훨씬더잘하고 있다.”

2015년 한국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통신분야 한국기업들은중국보다 3년 정도 앞선 정도다. 휴대폰분야를 보면 2005년 기준 중한 양국의 기

술차이는 1-2.5년 수준이라는 분석이다.소비전자제품 분야 역시 한국의 우위는2-3년으로 축소됐고, 이중 충전지 분야는2.5년 가량앞서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인터넷 발전과 시장의 변화는중국 내 한국기업과 중국 진출을 앞둔 기업들의 눈을 어지럽게 할 정도다.“중국에서성공한한국기업은아직소수에불과하다. 전자제품 분야에서는 삼성전자, 자동차분야에서 현대자동차, 화장품시장에서는 설화수(아모레퍼시픽)정도만 떠오를뿐이다. 중소기업 제품의 경우 품질 면에서는전혀손색이없지만중국에서성공하지못하는이유는 무엇일까? 개인적으로는중국의 경영방식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홍보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한영수가 몸담고 있는 통신분야는 변화속도가가장 빠른 업계다. 지난십 수년의 시간을돌아보며 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지금발을 내딛고 있는 이 땅과 같다. 10여 년전만 해도 이곳은 공터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보이는 곳마다 마천루가 들어서고 땅값은 또 몇 배나 뛰었는지모르겠다. 눈 깜짝할 새 일어난 변화다.” 말을 마친 그의 두 눈에는 아쉬움과 회의감이묻어 있었다.

전화번호를 누르던 것에서 광섬유가 연결되기까지, 2G에서 3G·4G를 거쳐 5G 시대가 열리기까지, 불과 20년 만에 중국은 전혀 다른 인터넷 세상을 맞이하게 됐다. 한영수는 중국 인터넷 시장이 3단계의 발전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단계는 1995-2008년으로 인터넷 발전 초기다. 이 단계의 주된 특징은수적 증가이며, 인터넷 발전 또한 광대역네트워크에서 시작됐다. 두 번째 단계는 2008-2013년으로, 인터넷 속도가 향상되고인터넷기능이부단히늘어남에따라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난 시기였다. 세 번째 단계는 2013년 이후, 인터넷폭발 시기다. 3G, 4G가 광범위하게 응용되면서 인터넷은 사람들의 신체 일부분이 되었다. 마치 감각기관처럼 한 순간도떨어질 수없는 것이 됐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가져온 변화에 힘입어 현재 중국은어떤 측면에서 보면 한국보다 앞선 나라가 됐다. 이점에 대해서는 한영수 사장도느끼는 바가 남다르다.“중국의 공유경제, 예를 들어 디디다처(滴滴打車)나 OFO 같은것들은 벌써몇년전에 한국에 등장했었다. 그런데 왜 중국만큼 폭발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것이다. 정부의 지원이나 인구 규모, 경제규모까지···. 분명한 것은 지금의 한국은열심히중국을배워야한다는 것이다.”

“할 수 있는 일이 너무 많다”

모바일 인터넷의 발달은 전통 통신업체에 새로운 도전이 되었다. 이는 중국과한국 어느한 쪽만의 이야기일 수 없으며,두 나라 모두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가입자수는제자리걸음이고새로운성장포인트는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전통 통신업체들은기업과의협력기회를찾고있다. 일례로, 최근 차이나모바일은 아마존킨들(Kindle)과 제휴해 아마존 킨들 X 미구(咪咕) 전자책 리더기를 출시했다. 킨들X 미구 리더기는 차이나모바일 산하 미구와아마존킨들의우위를결합함으로써중국 소비자들의 전자책 리더기에 대한 만족도를 높였다. 또한, 미구의 풍부한 네트

워크문학과킨들스토어의전자책자원을모두 아우름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제공함과동시에종이책이주는느낌까지 되살렸다.

차이나모바일과 아마존의 제휴는 한영수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그중 한 가지는 자신이 속한 통신업계가 사람들에게 매우 많은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민한 두뇌와 탁월한 판단력, 전문적인 기술지식···. 지천명을 넘긴 그가 줄곧 긴장감을 내려놓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며칠 전한국 KT는 2017년 9월까지 5G 시범 서비스를 위한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하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맞춰 시범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5G 시대의 개막은 새로운 도전과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더욱 많아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생각에 잠긴 듯 잠시 창밖을 응시하던 그는 곧 다시 말을 이어갔다.“배워야 할 것이 너무 많다. 나는 도태되는 것이 너무 두렵다. 그래서 날마다새로운 사물을, 새로운 생각을 접한다.”과연 그의 사무실 안에 걸린 일정표에는그날 그날 해야 할 일들이 빼곡하게 적혀있었다.

“인터넷 분야에서 중국이보여준발전과정을 보면 한국이 배워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 과거에는 한국에 있는 것을 중국에 소개할 생각을 했지만 지금은 중국이가진 것 중에 한국에 없는 것을 찾고, 그것을한국에가져가야 한다.”

KT 중국법인 직원 중 한국인은 한영수 사장뿐, 나머지는 모두 중국인이다. 한사장은 직원들에게 시야를 KT 업무에만국한하지말고좋은아이템과생각이있다면언제든 제안하라고, 그리고 KT의 우위를활용해함께해보자고 격려한다.

중한통신분야협력에대해한영수사장은 성장 공간이 크다고 말한다. 한영수사장에 따르면, 작년 10월 차이나모바일,일본 NTT DOCOMO, KT는 3사간 전략적협력을향후 5년간 연장하는협의를체결했다. 연장된 3자간 협력 협의와 후속 조치에 따라 3사는 디지털 콘텐츠 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국제 전자상거래 제품종류와 수량을 더욱 풍부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로밍협력방식 혁신을 통해 로밍업무 질을 제고하고, 사물인터넷 협력을 기반으로 다국적 기업고객에게 차량탑재 모바일 서비스·모바일 의료서비스 등 솔루션 방안을 제공할 방침이다. 동시에 5G 핵심기술표준 개발 및 응용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업계 발전을 함께 이끌어간다는 목표다. 3사는 또 저작권 협력을 통해 다양한 음악·애니메이션·동영상·게임 등 디지털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물인터넷·스마트의료·국제 핫라인 등 영역에서의 협력을강화하는 중이며, 다국적 기업에 원스톱ICT 솔루션 방안을 제공하기 위한 방법도모색 중에 있다. 이 밖에도 5G·셀룰러IoT·IoV(Internet of Vehicles) 등 선진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해 통신산업의기술발전을촉진하고 있다.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나 많다. 나는 역사를 공부했지만 한중 양국 관계는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다. 언제나 그랬다. 우리는 준비를 하고 있다가 기회가 오면 다시 출격할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사람에게 찾아온다고 하지 않는가?”자신감으로가득한 얼굴이었다.

일뿐만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역할도소홀히 하지 않는 한영수 사장. 그의 두자녀는 태어난 지 한 달이 지나자마자 중국으로와대부분의시간을중국에서보내며 자랐다. 중국 생활에 더 잘 적응할 수있도록한영수는두아이를모두 3년간 중국학교에 보냈다. 딸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먼저 귀국해 대학입시를 준비 중이며,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중국에서 지내고 있다. 매일 아침 아들을위해아침식사를차리고점심도시락을챙기는 일도 요즘 그의 중요한 일이다.“오랜기간 중국의 발전 현장에 있을 수 있었다는 분명 행운이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정성(精誠)이라고 생각한다. 비즈니스도가정사도정성스럽게하다보면상대가만족하고결국좋은결과로보답한다고 생각한다.”

8월2일KT,차이나모바일, NTT도코모등이참석한‘SCFA 5G기술전략회의’가끝난뒤참석자들이기념촬영을하고있다.사진/KT공식홈페이지

중국 내 다른 한국기업과 달리 KT 중국은 중국직원채용을강조한다.한영수사장은직원들에게 KT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좋은 아이디어가있으면 창업할 것을 조언하며, KT 차원의 지원도약속한다. 사진 /궈사사

한영수KT중국법인사장사진/궈사사(郭莎莎)

8월 28-30 일중국상하이(上海)에서열린아시아최대이동통신박람회‘모바일월드콩그레스상하이2017(Mobile World Congress Shanghai 2017)’에 KT는한국통신사로서는유일하게참가해5G기술을선보였고스타트업세계진출을지원했다.사진은KT의전시요원들이‘MWC상하이2017’이 열린상하이신국제엑스포전시장 (SNIEC)앞에서KT전시참가를홍보하는모습 사진/KT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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