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Korean)

‘고생의천국’에사는택배기사들

- 글|왕위안타오(王元濤)

아직까지도 한국 드라마를 보다가자장면 배달 장면이 나오면 입 안에 군침이 돈다. 한국에 도착해 처음배달음식을시켰을­때,필자는커다란궁금증이­생겼다.“자장면이담긴큰접시와­단무지가담긴 작은 접시 모두 일회용이 아닌데, 그렇다면 음식을 다 먹은 뒤에는 어떻게 해야하지?”다먹고난뒤문앞에그릇­을두면배달원이다시와­가져갈것이라고아는사­람은 말했다. 당시 속으로는“혹시 그릇을 누가 훔쳐가지는 않을까?”하는 걱정이있었지만, 겉으로는“한 그릇 시키면서 두번이나 왔다 갔다 해야 하다니, 가게 주인의 비용부담이 작지 않겠네!”라고 말하곤했었다.

비용은 비용이고, 한국 사람들은 배달 주문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TNS(Taylor Nelson Sofres)가 2016년 11월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인터넷 쇼핑 인구 비중은 전세계 1위이고, 노르웨이와 브라질이그 뒤를 잇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3위권 안에 들지 못했다니, 필자는 이조사의정확성에의구­심이들기도했었지만어­쨌든 TNS의 통계기준에는 특별한 문제점이없어 보였다. 조사의 핵심 질문을 예로들어보자면,“당신은 인터넷 쇼핑을한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봐서는 안 된다. “인터넷 쇼핑으로 하루에 최대 몇 가지의물건을구매하고 있습니까?”라고 물어봐야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야만‘인터넷 쇼핑열광지수’를 확인할 수 있고, 만약 그렇다면중국이분명 1위를 차지할 것이다.

최근 10년간 중국 인터넷 쇼핑 업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한 가지 매우 중요한 점을 확인할수 있는데, 바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택배업계 인건비 때문이다. 중국물류구매연합회가 중국 주요 물류기업들과 공동 진행 한 <2017년 중국전자상거래물류및­택배업 종사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택배기사 중 62.2%의 택배기사가 하루 평균8-10시간 일하고 있으며, 74.6%의 평균월 소득은 3000-5000위안(약 51-85만원)수준인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한국은어떨까? 한국어가 서툰 외국 유학생이 패스트푸드점의 배달원으로 일할 경우 그의일일 급여만 벌써 7만5000원, 약 400위안에 달한다.

물론, 소득수준에 관계없이배달원은한국­에서나중국에서나가장­힘든직업중하나다. 다른 점이라면, 중국의 우편시스템이 독점적 보호를 상실한 뒤 그 업무가순식간에 대폭 위축된 반면, 한국의 오랜우편담당기관은 새로운 흐름에 발맞춰 일찌감치손을써빠르게­구조를전환함으로써 여전히 배송업계의 중임을 맡고 있다.한국 우편담당기관 직원들의 일평균 근무시간은 11시간으로, 이 중 점심식사 시간은 평균 23분에 불과하며 연차일수 또한3-4일이 고작이다. 한국의근로자권리보호­기관은이같은상황을예­의주시하고있으며, 국회에 관련 개선안을 제출했다. 현재 한국의 택배기사들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만근무하고­주말은 휴무다. 때문에주말에는 물건을 부칠 수도, 배송을할수도 없다.

시간 소모가 크고 노동 강도가 높은배달은 사실 대학생들이 아르바이트로 하기에 그다지 적합한 일이 아니다. 최근한국의 도시들을 가보면‘은발의 배달원’들이 활약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우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일정한나이가되면대중­교통을무료로이용할수­있기때문에지하철이나­대중버스로물건을배달­하면비용이거의들지 않는다.

우체국 외에도 한국에는 많은 택배전문기업이 있다. 일례로, 1993년에는 오토 바이를 주력으로 한최초의 배송업체가 등장하기도 했었다. 유명 성인영화 중 하나인 <맛있는 택배>는 택배기사의 일상생활을 지나치게 미화했다. 만약 영화 속 내용이 사실이라면, 택배기사야 말로 매일을천국에서사는사­람이 아닐까?

중국에‘어떤 업종에서나 그 분야의최고가 있다(三百六十行,行行出狀元)’라는말이 있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함에 따라많은 업종들이 사라졌고, 그렇게 생긴 공백의 하나를 메운 것이 바로 택배·배송업이었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우려를 표시하기도 한다. 택배가 나쁜 쪽으로 우리의삶을 변화시켰다고 말이다. 가장 인문학적인 반응을 예로 들자면, 앞으로 우리의 자녀들은 어쩌면‘엄마의 맛’이 무엇인지 모르게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젊은 엄마들이 지나치게 배달음식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음식을 본 아이들의 머릿속에 가장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배달원의 초인종소리가될것이라­는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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