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변한北의도는…북·미회담앞두고팽팽한‘기싸움’
중대기로맞은‘北·美정상회담’볼턴등대북강경파견제의도대미협상력높이려는목적도이산가족상봉등남북관계비상
북한이 남북 고위급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데 이어, 미국이 일방적으로핵 포기를 강요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자체를 무산시킬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이에 따라 북·미 정상회담이 중대한기로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또 4·27 판문점 선언 이행 등 남북 관계에도비상이걸렸다.
◆북·미정상회담앞두고협상력강화수순…볼턴등대북강경파견제용분석도
북한이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명의로 ‘조·미 수뇌회담 재고려’ 입장을밝힌 것은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물밑조율과정에서 미국 측의 요구가 받아들이기힘든수준이기때문으로보인다.
북한은 지난 9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 때만 해도 ‘만족할만한 합의’를 했다고 밝혔다. 당시비핵화방법론과시기등에대해상당한의견접근이이뤄졌다는분석이제기됐다.
하지만 미국은 폼페이오 장관 방북 이 후,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의 ‘북한 핵무기 반출’, ‘생화학무기 폐기’ 등 초강경발언을 쏟아내며 대북 요구 수위를 높였다.
특히 이번 담화가 미국의 강경한 주장을대표하는볼턴보좌관에대한견제성격이라는 분석도 있다. 북한은 담화에서“우리는 이미볼턴이어떤자인가를명백히 밝힌 바 있으며, 지금도 그에 대한 거부감을숨기지않는다”고 말했다.
김 부상은 “볼턴을 비롯한 백악관과국무성 고위관리들은 ‘선 핵포기, 후보 상’ 방식을 내돌리며 리비아 핵포기 방식이니 ‘핵, 미사일, 생화학무기의 완전폐기’니 하는주장을쏟아내고 있다”며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국에나라를통째로내맡기고붕괴된 리비아나 이라크의 운명을 우리 국가에 강요하려는 불순한 기도의 발현”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북한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시험하는 등 북·미 회담을앞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고봤다.
컬럼니스트 프리다 기티스는 CNN에서 “김정은 위원장이도널드트럼프미국대통령을 시험하고 있다. 그의 아버지가양보와 경제·정치적 이득을 얻어내려 했던것과똑같이하려는것”이라고분석했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의무산을막기위해얼마나기꺼이나설것인지를파악하려고 한다”며, 핵무기 없는 북한 외에는 수용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트럼프 대통령을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고말했다
랠프 코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소장은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는 북한의 규범적행동”이라며 “북한은 상황을 통제하며한국과 미국이 얼마나 간절한지를 시험해보고 있다는 것을 모두에게 상기시키고싶어한다”고 말했다.
김태우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미 정상회담을앞두고실무접촉을진행하면서조건이맞지 않자, 북한이남북관계를통해 우회적으로 압박이나 불만을 내놓는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이 남북 고위급 회담 취소와 함께이같은입장을내놓은것은중재자를자임하는 한국에도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반영해야 한다는뜻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6·15 민족공동행사·8·15 이산가족상봉행사줄줄이비상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에따라향후일정에도 비상이 걸렸다. 10년 만에 열리는 6·15 민족공동행사가 진행돼도 남북간 협의 기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규모가줄어들가능성이 크다.
또 8·15 이산가족상봉행사는준비기간이 2∼3개월 정도라는 점에서 개최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달 중 열기로 한 장성급 군사회담 개최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다만 23∼25일로 예정된 풍계리 핵실험장폐쇄조치가예정대로진행될 경우,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이 다시 높아져 남북 고위급회담 일정이 재논의될가능성이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이 정도 일로 남북대화의판이깨질것같진 않다”며 “평창동계올림픽 때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결국잘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비핵화를 놓고 미국과 충돌한 북한이 대화의 끈인 남북 관계 전체를 흔들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북한이 ‘북·미 회담 개최 재고려’를 언급했지만 북한이 협상 파트너인 폼페이오 장관을 거론하지 않았고, 담화도리용호 북한 외무상 등이 아닌 김 부상명의로 나온 것으로 봤을 때 완전히 판을 깨겠다는 의도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