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희망이사라진시대…넘쳐나는푸어族

- 전기연기자 kiyeoun01@

한국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단어가있다. 바로 ‘푸어(poor)’다. 푸어는 ‘가난한’, ‘가난한 사람들’, ‘불쌍한’이라는 뜻을 가진영어 단어로, 부동산·금융 등 경제분야를비롯해 생활·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비싼 전셋값을 감당하느라 빚에 허덕이는 ‘렌트푸어(Rent Poor)’, 열심히 일해도 빈곤층을 벗어나기 힘든 ‘워킹푸어(working poor)’, 학자금대출을갚기위해­빈곤한 삶을 사는 사회 초년생은 ‘스튜던트푸어(student poor)’, 전 재산을 쏟아붓고 대출까지 받아서 겨우 집 한 칸 마련한‘하우스푸어(house poor)’, 자녀의 풍요로운미래만바라보­고사교육비를대느라소­비 여력이 없는 가구 ‘에듀푸어(education poor)’ 등 ‘푸어’가 붙는단어로넘쳐난다.

경제적으로 열악한 환경 때문에 어쩔수없이 ‘푸어족’이 된사람들이있는 반면,무리한재테크나자신을­뽐내고싶은허세로스스­로를푸어족으로만드는­이들도많다. 무리하게 비싼 차를 샀다가 타격을 입는 ‘카푸어(car poor)’, 대박을 꿈꾸며 대출까지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가 가난해진‘스톡푸어(Stock poor)’, 허례허식에 빠져겉만번지르르한결­혼비용으로힘든신혼을­시작하는 ‘웨딩푸어(wedding poor)’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도 자신만의 시간이없는 이들에게도 ‘타임푸어(time poor)’라는용어가붙으니푸어­가꼭경제적으로부족한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단어라고 생 <poor> 각할수만은없는 셈이다.

한 취업 사이트에서 직장인 1143명을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7명이 ‘자신을 푸어족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으며, 절반 이상이 ‘앞으로 푸어족에서벗어날수없­을 것’이라며비관적인입장을 보였다.

문제는 남들에게 보여주고 남들처럼 살기 위해, 자신의 미래가 밝지 않으니 현재만이라도 즐기기 위해푸어족의 길을걷는이들이늘고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그들을 비판할 수는 없다. 희망이 사라진 시대,부의 크기가 능력으로 치부되는 사회구조속에서 삶다운 삶을 위해 가난을 선택한그들을누가손가­락질하겠는가?물론가난한 삶이 싫어 가난을 숨기고 벗어나고 싶어 발버둥치는 이들에게 ‘푸어’라는 단어까지 붙이는 것에 대해 자제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 13일 오후경기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를 찾은시민들이다양한색­깔과크기의관상호박을­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13일 오후경기화성시 동탄복합문화센터에서 열린 ‘제7회 대한민국 도시농업박람회’를 찾은시민들이다양한색­깔과크기의관상호박을­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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