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암울한데…정부는“낮은수준아니다”
KDI도 성장률전망하향
경제지표가 그야말로 추풍낙엽이다.한국경제가 악화일로에 놓여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낙관적인 경기 흐름에 대한기대의끈을놓지못하는모습이다.
이렇다 보니 경기 위축에 대한 정부의체감도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내년엔 세계경제역시 성장세가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 경제는 더 암울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경제 현실에 눈높이를 맞추고, 가성비 높은 정책 추진이 절실한 실정이다.
◆“내년경제위축우려” vs “내년경제성과가시화”
KDI는 지난 5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을 2.9%로 예측한 뒤, 6개월이지난6일 2.7%로 0.2% 포인트(p)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역시 0.1%p 낮춘2.6%로 전망했다. 특히체감성장률은이보다도 0.2~0.3%p 더 낮을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발 금리인상 압박에 외환당국인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인상카드를놓고고심 중이다. 한은의기준금리 인상이 늦어도 내년에 전개될것이라는 예상 속에, 서민 경제는 긴 겨울잠을준비해야할 판이다.
올해 크게 위축된 국내 투자 역시 내년에 별반 나아질 것 같지 않다. 특히 건설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며 경기둔화에 무게감만 더하는 실정이다. 실업률도 올해 3.7%에서 내년도 3.7%로 전망됐다. 내년에도 정부의일자리 정책에 대한 효과를 찾아보기 쉽지않다는게전문가들의분석이다.
김현욱 KDI 경제전망실장은 “소득 불평등과 다양한 사회적 문제의 해결 없이는 지속 성장이 불가능하다. 성장정책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접근하면서 그 효과가 나타날 것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산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인센티브가 생긴 상황에서, 성장 모멘텀은 내년 이후나내후년쯤에확인할수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DI의 이같은전망과 달리, 정부의셈법에는다소온도차가나타나고 있다.
앞서지난 4일 열린고위 당·정·청협의에서장하성청와대 정책실장은 “일부에서는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당초보다 다소낮을것이라는 전망으로, 최근의경제상황을위기로표현한다”면서 “그러나 여전히 2% 후반대의 경제성장률에 이르고있으며,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앞선 나라와비교해결코낮은수준이아니다”고강조했다.
또 “우리 경제에 대한 근거 없는 위기론은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를 더욱어렵게 할 수 있다”며 “내년에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의 실질적인 성과를 체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세계경제의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며,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은 경제 전망치를 일제히 하향조정하는실정이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전망치를 당초 2.9%와 2.8%에서 각각2.7%로 낮췄다. 지난 4월 3.0%로 예상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역시지난달올해성장률을 2.8%로 하향조정했다. 내년엔2.6%로 한은보다도 0.1%p 낮춰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지난 9월올해 한국경제 성장률을 기존 3.0%에서2.7%로 낮췄다. 아시아개발은행(ADB) 역시 같은 달 당초 3.0%에서 2.9%로 조정한바 있다.
◆‘현실에맞는경제시그널필요해’
경제심리가 실제 경기에 미치는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정부 역시 시장에 주는 ‘시그널’을 찾는 데 애를 먹는모습이다.
정부는 이미 일자리 추가경정예산과본예산을 상당부분 소진했으며, 긴급 맞춤형일자리까지마련하면서소득주도성장정책의성과내기에여념이 없다. 특히민간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 가로막 제거에 팔을 걷어붙이면서 경쟁력 확보에마중물을부을 태세다.
그러나 저성장의 늪에서 빠져나오거나산업전반에활력을불어넣을수있는반전카드가많지않은상황이다.
첫 카드로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한 동반 교체설이 거론된다. 1년 넘게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실장의 갈등설이 불거졌고, 경제사령관과 경제정책설계자의 실적 역시 국민의기대치에미치지못했기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책적인 변화보다 분위기전환용이라는 비난도 들린다. 일각에서는이들의성과여부에대한객관적인평가를해봐야한다는목소리가나온다.
정부 정책기조에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인사정책만으로 경제위기의 실타래를 풀어내기에는 한계가 많아 보인다. 특히경제수장교체에이어확실한경제청사진을청와대가마련했는지의문이라는얘기도나온다.
내년 들어 적극적인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정부가내년예산내용에대해야권을 설득할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난을받기도 한다.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일자리 및 복지 예산에 대한 야당의반발이벌써부터거세기때문이다.
정부가 그동안 소득주도성장과 병행해 추진해야 한다는 혁신성장에 대해서도 규제개혁에 발목이 잡혀 제자리걸음만걷는 신세다. 보다못한재계는정부의규제개혁속도에쓴소리를내기도 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5일 열린 ‘2018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회의’에 앞서“규제개혁에대한진전이별로 없다”며 “어디에 하소연해야 할지 모 르겠다. 힘들고답답하다”고 푸념했다.
최배근건국대교수는“기본적으로제조업 위기를 극복할 산업경쟁력 청사진이 나와야 하는데, 여·야·정 상설협의체에서 이런 것을 해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자생할 수 있도록 마음을 모으고 합의하면서 방향성을 제시할 때 시장에 주는 메시지가 명확해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기준금리인상불가피…건설투자위축에일자리정책효과없어경제수장교체는‘분위기전환용’…산업경쟁력청사진나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