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진정한교육의관심은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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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비리 유치원에 대해 학부모님들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공분이뜨­겁다.이러한여론때문인지,심지어는 한 토론회에 나온 유치원 원장님의 옷이 고가의 유명브랜드다아니다 등등의, 핵심을벗어난이슈들로 시끄러울 정도다. 상황이 이러하니 국회, 정부를 비롯한 여러 단체들이 나서서 그 해법을 찾기 위해 공청회를 열고 입장발표를하는등연일­유치원에대한기사가많­이회자되고있는 상황이다.

물론학교의비리문제는­중차대한 문제이다. 하지만국회, 정부 혹은 여러 단체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받고 있는교육의 내용이나 질에 대해 혹은 급격히 변화하는 소위 4차산업혁명의시대에­우리의교육이제대로되­고 있는지,우리는 어느방향으로교육을 해야하는지에대해그동­안얼마나 관심을 기울여 왔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유치원교육뿐아니라우­리의 초·중·고 교육, 필자가몸담고있는대학 교육이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이시대에국제적­경쟁력있는아이들을길­러내고있는 것인지, 이러한문제에대해목소­리를내는의원님들이나 정부 관계자들 혹은 민간단체들을 필자는 잘 찾아볼수없었기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 교육만 해도, 우리의 경제적 위상은세계 10위권 안에들고 있으나 대학의 경쟁력은 70~80위권을 맴돌고 있다. 우리나라 대학의 위상이 떨어져 있는원인 중 하나는 우리의 대학이 변화가 필요 없는 지위에있었다는 것이다.우리나라는국가경제위­상에걸맞은세계적인 기업들이많이 있다. 이들 기업은 변화하지못하면살아남­을수없는냉혹한세계시­장에서처절하게변화하­면서 그 경쟁력을 키워왔다. 그러나 최소한 수도권의 대학들은 매년 들어오는 입학생이라는 안정적인 수요 속에서정해진정원아래­굳이변화하지 않아도조직을영위하는­데에는부족하지않은환­경에서자라왔다.

최근 대학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한다는 이야기를 간혹하기는 하나, 필자의눈에는우리나라­대학이경쟁체제에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정원이 다 정해져 있는데 이것을 경쟁 체제라고 볼 수 없는 것이다. 물론 학교의 순위 를 매기는 것이 경쟁으로 비춰질 수 있으나 매우 미약한수준이다. 등록금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고 정원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이 정해진 틀 안에서 운영된다는 면에서경쟁체제는없는­것이나마찬가지가아닌­가 한다. 이러하니대학 내부에서도 학과의 정원을 조정하는것은매우어렵­다. 오래전 산업의 특수성으로 만들어진 학과조차도교육부가 정해준정원을바탕으로­나눠갖고있는구조이 므로 학과나 교수 간에도 경쟁할 필요가 없다. 그리하여어떠한 학과는 산업과 밀접한 관계가 없고 산업 수요가줄어듦에도 불구하고 학과 정원을 똑같게 유지하고 있다.수요자중심의교육이아­닌공급자중심의 교육이진행되고있는 것이다.

우리는 미래의 큰 변화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국제적인경쟁력을갖춘­나라를만드는데대해자­주이야기한다.이러한 시대에 새롭게 부상하고있는산업들은 기존의 칸막이학과식교육들을­두루연계하는지식을필­요로하는분야들이다.로봇을개발하기위해서­는기계공학도필요하지­만 제어회로의 전자공학, 인공지능의 컴퓨터 교육이 다필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앞서나가기위해서는 학과라는 울타리를 과감하게 걷어내고 새로운전공혹은분야를­학생들이 4년 내내마음대로 그려낼 수있는그런교육이필요­하다.드론을공부하고싶은학­생, 무인자동차를만들어보­고싶은학생들이 4년 내내관련과목을 학과를 초월하여 자유롭게 수강하면서 실질적인 프 로젝트를 진행, 졸업할때쯤자신들의졸­업작품을당당하게기업­의채용담당자들에게전­시할수있는그런학생들­을우리의산업체들은필­요로하고 있다. 과연우리의대학이이러­한요청에귀를귀울이고­있는지의문이있다.

대학의 교육뿐 아니라 초·중·고 교육에서도 아이들의창의력을 높여주고 스스로 사고하고 추론하는 능력을 높여주는 교육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세계적으로 이러한 교육을 어떻게 어릴 때부터 잘 진행하느냐 하는 것이교육의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우리의 입시 중심 교육이이러한흐름에맞­는지는불보듯뻔한것 아닌가.

평생을 초·중·고 교육 분야에 몸담은 어느 은퇴하신 선생님께서 회고하듯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초·중·고 교육분야에경험이 없거나이해가부족한분­들이과거에는 낙하산식으로교장으로­부임하는경우가왕왕 있었는데, 대개이러한분들이항상­강조하는분야가있다는­것이다. 궁금해무엇이냐물으니­바로환경미화라고하셨­다.

사실교장이라는 자리는 해당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어떠한수업을­받고있으며교육의방향­이잘되고 있는지,과연어떠한교육을해야­아이들이미래의세상에­서일꾼으로잘살아갈수­있을지를고민하고이끌­어야하지만이에 대한 생각이나 경험이 없으니 본인의 지도력을 환경미화에전념한다는 것이다. 매일학교를돌면서지저­분한것을 지적하고 학급별로 환경미화를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확인하고시상하­고하는등학생들과교사­들의관심을온통 환경미화에 쏟게 해 정신없이 만든다는 것이다. 사실그러고나면학교나­각학급의모습이그럴싸­하게변해있고뭐 좀 변화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환경미화에전념하는학­교의 교육내용이과연우리가­생각하는미래를대비한­교육인가.

지금국민들의관심인유­치원의비리사건을 보면서, 이러한 관심이 그냥 환경미화만 강조하는 그러한 관심에서그칠까 하는 우려를 하게 된다. 이러한 기회에 우리의 교육 내용과 방향에 대한 관심과 고민으로 한 단계 승화하였으면 하는 기대를 해본다. 이게 진정 교육에 대한 관심이아닌가하는생각­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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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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