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열사중심재편마친DB그룹…‘재도약’시동
사명변경1년 ‘성과’ 업계2~3위DB손보‘대들보’역할금융계열사14곳당기순이익6763억보험업쏠림·낮은건전성등아쉬워오너일가대규모주식담보대출도흠
지난해 11월 DB그룹은 50년 가까이 그룹을대표했던 ‘동부’라는 브랜드를버리고새로운시대를 열었다. 사명변경후 1년을 맞이한 DB그룹은현재금융계열사중심으로완전히재편돼새로운부활을준비하고 있다.
동부그룹은한때재계 13위까지 오를정도로성장세를 보였으나 2013년 글로벌 금융위기이후유동성위기를겪으면서하락국면으로접어들었다. 유동성 위기 직전 65개에 이르렀던 계열사가 지난 6월 말 기준 21개로 줄었고, 재계순위역시 30위권수준으로떨어졌다.
동부건설·제철 등 핵심 계열사가 속속 이탈되면서 그룹의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상황을 맞았다. 사명을 변경한 것은 ‘동부’라는 브랜드 권리를 가진 산업계열사의 이탈이 주원인이나 이기회에 그룹의 정체성을 재확립하고 이미지를쇄신하기위한결정이기도했다.
지난1년동안DB그룹은금융중심으로완전하게 재편성됐다. 그룹 전성기보다 오히려 금융계열사는 늘어났다. DB그룹의금융계열사 14곳의 자산 합계는 54조9077억원, 당기순이익 합계는 6763억원으로 다른 금융그룹에 뒤처지지않는수준이다.
특히 그룹의 위기와 재편성 시기를 가리지않고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는 DB손보의 경쟁력이 놀랍다. DB손보는 손보업계 2~3위 수준의 영업력을 유지하며, 자산운용 등에서도 강점이있다는평가를받고 있다.
다만 DB손보 이외에 두드러지는 계열사를찾아보기어렵다는약점이 있다. DB금융투자나DB생명 등도 상당히 그룹에 기여하고 있으나업권 내 지배력 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금융계열사 대부분이 보험 관련이라는 점도좋지는 않다. DB그룹 14개금융계열사중6개사가 손해사정사나 독립보험대리점(GA)으로, DB손보와DB생명까지포함하면절반이상이보험업을 영위하고 있다. 앞으로보험업황이악화될경우큰타격을입을수있다는뜻이다.
아울러 금융계열사 전반적으로 경쟁사보다건전성이 좋지 못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우선그룹의 대들보인 DB손보부터 6월 말 기준 지급여력(RBC) 비율이 198.5%로 크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다. 경쟁자인 다른 금융그룹 대부분이튼튼한계열사가있어여차할경우증자를받기쉽다는 점을 감안하면 격차가 난다고볼수 있다.
DB금융그룹 전체로 보더라도 건전성이 아쉽다. 지난해 말 기준 금융그룹 통합감독 평가 기 준에 따라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을 추산한 결과 DB금융그룹은 186.82%를 기록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 7개 그룹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그룹통합감독을염두에둔다면 DB그룹의 명쾌한 지배구조가 장점이 된다. 핵심 계열사인 DB손보가 지배구조의중심축으로대부분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산업계열사가그룹에서 이탈하면서 지분관계가 정리된 것이오히려호재로작용하는셈이다.
지배구조에서는 김준기 전 DB그룹 회장 등오너 일가가 대규모 주식담보대출을 받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흠이다. 오너 일가가 금융기관에 담보로 설정한 지분율 규모는 현재 13.61%로 보유지분인 23.23%의 절반이 넘는 수준이다. DB손보의 주가가 급락한다면 담보로 설정된주식이반대매매될수있어지배구조전체가흔들릴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산업계열사의 부실로 연달아부실화된금융사가얼마나많은지샐수도없는 상황에서 DB그룹은 금융 중심으로 그룹을훌륭하게재편성하고부활을준비하고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