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집은투기대상아냐”한마디에…中부동산‘20년불패신화’흔들

시진핑,민생문제로접근규제쏟­아내…경기둔화에도“완화없다” 400조원부채폭탄에­디폴트우려…토지경매·집값상승률‘주춤’

- 배인선기자 baeinsun@

“샤먼·창사·지난에서 주택 구매제한령을 취소한다.”

“국무원이 6개월 안으로 주택 구매제한령을 풀라고 지시했다.”

“베이징·광저우가 주택분양가 제한령을 해제한다.”

지난달 말 중국 부동산 시장에 잇달아 쏟아진‘카더라’ 통신 내용들이다. 하지만 모두 사실이 아닌 허위 소문으로 확인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 속규제 해제설이 자꾸만 시장에 나돌며 혼선을 빚자중국 관영언론까지 직접 나서서 소문 진화 작업에나섰을 정도다.

관영 신화통신은 지난달 29일 “경기하방 압력속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책을 완화할 것이란 잡음이 있다”며 “중국 정부는 절대로 부동산 규제를 중도에 그만두지 않을 것이며,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탑이무너지는걸허­용하지않을 것”이라는 입장을단호히 밝혔다. 규제를 풀어부동산 경기를 살리는옛날 방식으로경제 성장을 하지는 않을 것이란 신호를 확실히 내비친 것이다. 이로써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 시장 규제가 완화되기만 기다리던 지방정부, 부동산 기업, 투자자 기대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習, “집은투기대상아니다”한마디에규제‘우르르’

실제로 최근 홍콩 명보가 ‘중국 부동산 시장 20년불패신화가꺼지­는것 아니냐’는보도를내놓았을 정도로 올 들어 중국 부동산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엔 중국 당국이 규제를 내놓아도 시장이잠시 조정을 받는 듯하다가 다시 오르는게 일반적이었다. 이는중국부동산이중국­경제를지탱하는한 축으로 지방정부 재정수입, 은행대출, 가계대출등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가 식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란기대감이크게작­용했기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좀다르다는게시­장의 시각이다.특히 지난해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집은 투기 대상 아니다”고 언급한 한 마디에 부동산 문제를경제논리보다는­민생문제로접근하면서­부터다.

그 뒤로 주택 구매 제한 등과 같은 각종 부동산규제책이 쏟아졌다. 중국 부동산 정보업체 중위안부동산연구중심 통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전국적으로 내놓은 부동산 규제 건수는 405건으로, 2017년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여기에 더해 부채와의전쟁, 무역전쟁, 경기둔화등의타격을부­동산시장도피해갈수 없었다.

◆400조원 부채떠안은中부동산업­계…디폴트리스크고조

실제로부동산경기호황­속에마구잡이로돈을빌­려 사업을 확장해왔던 중국 부동산 기업들의 좋은 시절은 이미 막을 내린 듯하다. 중국 정부의 부채축소(디레버리징) 정책으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빚더미에­올라앉으면서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4일(현지시간) “중국 부 동산 업계의 부채 규모가 3550억 달러(약 400조원)에 이른다”며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고조되고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최근중국부동산­업체들은자금조달에어­려움을겪는게 사실이다. 5일 ICE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ICE BofAML) 지수를 보면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의주요­자금원인달러표시 고수익·고위험 채권 금리는 이달 초 11.2%로 뛰어올랐다.연초 대비 두 배 이상 오른 것으로, 4년 만에 최고치다. 채권 금리가 오른다는 건 그만큼 더 많은 비용을주고자금을빌려­야한다는뜻이다.

대기업자금사정도좋지­만은 않다. 중국대형부동산 업체인 헝다그룹은 지난주 달러화 표시 채권총 18억 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2년물과 5년물의표면금리가 각각 11%와 13.75%에 달했다. 블룸버그는이는헝다그­룹발행채권중최고금리­라고전했다. 그만큼 대형 부동산들조차 신용등급이 낮아고금리를 지급하는 등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고있음을보여준다.

올 들어 중국 부동산 업계엔 디폴트가 줄줄이이어졌다. 중국 란징(藍鯨)부동산 통계에 따르면올 들어 10월까지 중훙(中弘), 신광(新光), 우저우궈지(五洲國際), 상링(上陵) 등 모두 6개 부동산관련 기업에서 디폴트가 발생했다. 총 디폴트 액수만107억 위안이 넘는다. 내년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역내외 부동산 채권 규모도 180억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인만큼향후 추가로 디폴트가발생할가능성­도 높다.

크리스토퍼 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애널리스트는 “내년엔 채권상환만기가무더기­로도래하면서자금조달­난이더커진 데다가 소비심리 악화로 중국 부동산 매출 전망도 낙관적이지않다”며 “내년 더 많은 중국부동산 개발업체가 디폴트에빠질것”으로 예상했다.

◆얼어붙은

값상승률 토지경매…반년만에둔화세보인집

부동산 기업의 돈줄이마르자토지경매­시장 거래도침체된모습이다.

중국지수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1~3분기 중국300개 도시에서 모두 446건 택지용 토지 경매가유찰됐다. 유찰된총택지개발용건­축면적만 5645만㎡로, 이는 지난해 유찰된 면적의 2.8배에 달한다.

10월 한달치 통계만 놓고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통계에 따르면 10월 300개 도시토지공급면적은 1억1206만㎡로 전년 동기 대비, 전달 대비 모두 증가한 반면 이 중 실제 거래된 면적은 6150만㎡로전달대비로는 28%, 전년동기대비로도 38%하락했다. 토지 양도수입도 2361억 위안으로, 전달대비로는 25%, 전년동기대비로는 40% 줄었다.

중국 경제참고보는 올해 토지 유찰이 역사적으로봤을때비교­적높은수준이라고전했­다.

중국 부동산 시장 거래도 침체되면서 고공행진하던집값상승­률이주춤한 모습이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9월 중국 70개 도시 신규주택 평균가격이 전달 대비 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는 6 개월만에상승률이둔화­한 것이다. 신규주택가격이 전달 대비 상승한 도시 수도 8월 67개에서 9월64개로 줄었다.

부동산 투자심리도 악화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이 최근 50여개 도시 2만여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4분기 집값 동향 설문조사에서 집값이 오를것이라는 응답자 비율이 33.7%로, 전 분기(36.5%)에서 줄었다.

장훙웨이(張宏偉) 퉁처(同策)컨설팅연구부 총감은 “부동산 규제로시장조정세가더­욱뚜렷하게나타날 것”이라며 “이러한 흐름이 내년 3분기까지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업계 자금난으로일부 중소업체들의 구조조정도 빈번하게 이뤄질것이라고그는 덧붙였다.

사실 중국 부동산 시장은 지난 20년간 호황 속에부동산불패신화를­이어왔다고해도과언이­아니다. 중국에서 부동산으로 부를 쌓은 부자도 수두룩하다. 실제로 올해 포브스 중문판이 꼽은 중국 400대 부자 중 4분의1은 부동산 재벌로 채워졌다. 1~10위 중국부자 순위엔 쉬자인 헝다그룹 회장(3위), 왕젠린 완다그룹회장(4위), 양후이옌 비구이위안 부회장(6위)까지 3명의부동산재벌들이­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들어부동산부자들­은찬밥신세가된 모습이다. 지난 1일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민영기업 좌담회에 초청된 10명의 민영기업인 중 부동산기업인은단한명­도찾아볼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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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주택거래가위축되­고신규주택가격상승세­가주춤하는등중국부동­산시장에찬바람이 불고있다. [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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