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양대에너지대장주…뒤늦은유가상승반영‘호실적’
원유생산량증가로3분기최고실적요동치는유가는악재…전망불투명OPEC내년감산가능성에추이주목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커지는 가운데, 에너지분야 기업들에 대한 전망도 힘들어지고 있다.특히 최근처럼 무역전쟁과 이란에 대한 제재가겹친 상황에서 셰브론이나 엑손 같은 기업들에대한 미래 예측치를 내놓고 있다는 볼멘소리가시장에서나오고있는 상황이다.
현재의경제적변수뿐만 아니라, 전기차의부상및재생에너지의증가그리고기후변화등미래산업의 변화도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 변동에영향을주는변수중하나라고전문가들은진단하고 있다.
◆세계양대에너지대장주…유가상승호재이제야반영
셰브론은 엑손과 함께 세계적 규모를 자랑하는 에너지 기업이다. 두 기업 모두 다우지수에포함돼 있다. 셰브론과 엑손은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3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며,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양호한 성적을 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달초발표된두기업의실적은4년래최고를 기록하면서, 2014년부터 이어진 유가 하락으로 침체돼왔던 분위기를 털어냈다. 이날 셰브론의 주가는 3.2%나 상승했다. 게다가 글로벌 투자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가 다음날 셰브론에대한 투자의견을 상향조정하면서 다음 날에는주가가 3.5%나 뛰었다.
실적 발표 전 전문가들은 셰브론의 주당순이익은 2.06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수익(revenue)은 427억9000만 달러에 달할 것으로내다봤다. 그러나 셰브론의 주당순이익은 예상치를 뛰어넘는 2.11달러를 기록했으며, 수익 역시 440억 달러에달한다고로이터통신등외신은 전했다. 석유 생산은 1년 전에 비해 9% 정도늘면서하루 296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역대최고치일 뿐만 아니라 2분기에 비해서도 훨씬 개선된 것이다.
이처럼수익이늘어난것은최근들어유가가회복세를 보인 덕이 크다. 최근 1년 동안 유가가다시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기업들의 주가는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올해 10월 말까지 1년간셰브론의 주가는 4.02%나 하락했다. 마켓워치는 “그동안 투자자들은셰브론이나엑손과같은기업들의 실적 및 주가에 대해 많이 실망해왔다”면서 “게다가 이들 기업의 생산량은 최근 10년만에최저를기록하기도했다”고 지적했다.
원유 가격의 상승과 함께 3분기 들어 셰브론을비롯한 에너지 기업들은생산량을 늘려왔다.셰브론 임원인 마이클 워스(Michael Wirth)는실적을 발표하면서 “이번의 실적개선은생산량증가뿐만아니라유가상승과함께생산성과효율성이개선된덕분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셰브론은 최근 세계적으로도 가장활기를띠고있는원유생산지역인텍사스와뉴멕시코에서의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안정적현금흐름·배당이장점…정유부문실적개선기대
셰브론주식이예상치를뛰어넘는3분기실적으로최근오름세를보이고 있지만, 여전히커지는유가변동성은주식에대한전망을힘들게하고 있다고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는 진단했다.지난달4년래최고치를기록했던원유의가격은다시 11% 정도떨어졌으며, 이는지난 2016년7월이후최고의하락폭을기록한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에너지 주에 대해재평가를 해야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투자전문지배론은 “지난 1년은 에너지부문투자자들에게 힘든 시간이었다”면서 “유가 상승에도 불구 하고 주식과 ETF의 수익률은 개선되지 않았으며, 경제성장 둔화와 공급의 증가 그리고 미국원유생산지역의인프라부족등이주가상승을막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웰스 파고의 로저 리드는 에너지 주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배런은 전했다. 현재 셰브론의주가는 120달러 전후지만, 리드는 목표주가를2020년까지 158달러로 잡고 있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셰브론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생산력의 개선, 합리적인 자금 통제, 그리고 자본 유연성의 개선이 배당금 늘리는 데 도움이될 것이며, 자사주 구매를 재개한 것 역시 주주들에게도이익이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셰브론은 3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셰브론의배당금지급비율이올해현금유출(CFFO)의 26%를 차지할 것으로 보았으며,향후생산의 증가, 수익의개선과주가상승등으로 주주가 얻는 이익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유분야의성장가능성도셰브론에는호재가될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는 지난 2016년 10월 해양오염방지협약(MARPOL)을 체결, 2020년부터 전 세계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연료유 황 함유량을 3.5%에서 0.5% 이하로 감축하도록 결정한 바 있다. 이는 결국 가격이더비싼정제유를사용해야한다는 것이다. 셰브론은IMO와 관련된투자가계획된것은 없지만, 리드는 정제유와 비정제유사이가격차가 벌어지면서얻는이익이많을것이라고전망했다.
투자전문매체인 잭스닷컴도 다음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셰브론의 주가가 더 오름세를 보 일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량의 증가가실적도 함께 밀어올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예상이다.시장에서는내년2월 1일에발표예정인 셰브론의 4분기 실적은 주당이익(EPS) 2.56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년도분기에비해무려 250.68%가 상승한 것이다. 수익은 447만9000억 달러로 전년에 비해 19.07%가늘어날것으로시장은보고 있다. ◆유가변동성이여전히악재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동성이 심한 유가는 정유주에여전히악재로 남아있다. CNBC에서 ‘매드 머니’를 진행하고있는투자전문가짐크레이머는 “유가가 정말 오를 것이라고 본다면 에너지 주에 투자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서 최근 엑손과 셰브론 상승세 유지에대해회의적인입장을표했다.
증시전문가인스테판길포이는투자전문매체인더스트리트기고문에서“불과 얼마전만하더라도우리는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수도있다는전망을들었다.그러나지금시장의상황은당시와는매우다른분위기”라고지적했다.
길포이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주요 산유국들이생산량을늘리고 있으며, 주요미국의에너지기업들도텍사스와뉴멕시코등지에서지속적으로생산량을증가시킬계획이다”라면서도이란원유수출에대한제재가시장의균형을잡을수도있지만다른산유국들의생산량증가탓에투자가매우힘들어질수있다고지적했다.
실제로 국제유가는 7일 하락세를 이어갔다.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9%(0.54달러) 떨어진 61.67달러를 기록했다. 8개월만에최저수준으로떨어진 것이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재고도늘었다는소식이이날유가하락을자극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PA)은 미국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1160만 배럴을 기록했고, 지난주 원유재고도 전문가들의 예상치보다 거의두배이상인 580만 배럴늘어났다고발표했다.
뿐만 아니라 이란에 대한 원유제재에서 8개국 예외가 인정되면서 수급 부족 우려는 다소완화했다. 로이터통신은 최근 업계 관계자들을인용해 이달 이란의 원유 수출이 하루 100만∼ 150만 배럴을넘지못할수 있지만, 일부아시아원유 수입업체들이 조만간 이란산 원유 주문을늘릴가능성이있다고 전했다.
원유 생산국들의 입장도 오락가락하면서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비롯한 산유국들은 지난달 말 원유재고증가와경제불확실성을 이유로 내년감산가능성을 내비쳤다는 블룸버그의 보도가 나왔지만, 반면 OPEC 2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타미르 가드반 석유장관은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면서내달 OPEC 회의전대이란제재에따른공급변화를가늠하기는힘들며,이라크는내년생산량을 하루 평균 40만 배럴 정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잦아들기미가보이지않는유가변동성은 에너지 주에는 가장 큰 악재가 될 것으로보인다. 때문에아직이들주식을보유하고있지않은 투자자들이라면 유가 추이를 좀더 지켜본뒤 투자해야 한다고 일부 전문가들은 경고하고있다. 짐 크레이머는 ‘매드머니’에서 “지금 에너지주들의 장밋빛 전망은 경제 현실을 반영하지못하고있다”고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