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시범철수한GP 11곳상호현장검증나선다
12일검증단각각77명씩투입초소연결임시통로통해검증“군사합의이행신뢰확보할것”
남북 군사당국이 오는 12일 비무장지대(DMZ) 내 시범철수한 감시초소(GP) 11곳에 대해 현장방문 형식의 상호 검증에 나서면서 군사합의 이행이 속도를 내고 있다.
남북 검증단은 각각 77명씩 총 154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서로의 GP를 연결하는 ‘오솔길’ 임시통로를 통해 오가며검증을진행할예정이다.
◆남북, 시범철수 GP 11곳 현장검증…통로연결‘새역사의오솔길’기대감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6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남북 군사당국이 11개 GP의시범 철수·파괴조치를 12일 현장방문 형식으로, 상호 검증하는 데 합의했다”고밝혔다. 서 차관은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회 군비통제 분과위원장을 맡고있다.
서차관에따르면남북은이번상호방문검증을위해하나의 GP마다 각각 7명으로 구성한 검증반을 투입한다. 검증반은 대령급(북측 대좌급)을 반장으로 하며, 검증요원 5명과 촬영요원 2명으로 구성된다.
11개 초소에남북이각각 77명의 인원을 투입, 총 154명의 인원이 검증에 참여한다. 현역군인은 각각 최소 55명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증당일남북 검증반은 상호 합의된군사분계선(MDL) 상의 연결지점에서 만난뒤 상대방의 안내를 받아 해당 초소철수현장을직접 방문, 철수·철거 상황을검증한다.
오전에는 우리측이북측초소철수현장을, 오후에는 북측이 우리 측 현장을방문한다. 아울러 남북은 검증반의 상호방문을 위해 해당 초소를 연결하는 임시통로를새롭게만들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임시통로에 대해 “오솔길이나 통로라는표현처럼사람이다닐수있는작은소로길이 만들어진다”며 “이번 주부터 (통로)개척작업을하고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남측 GP와 북측 GP 간 직선상 거리는 1㎞도 안 된다. 그는 “통로를개척하는과정에서필요한지뢰제거 작업을 하고 있으며, 검증 당일에는 남북 GP간 도보방문이 가능하다”고말했다.
서 차관은 이와 관련 “남북 현역군인들이 오가며 최전방 초소의 완전한 파괴를검증하게될새로운통로가그동안분열과 대립, 갈등의상징이던 DMZ를 평화지대로바꾸는 ‘새 역사의오솔길’이 되기를기대한다”고의미를부여했다.
남북은시설물이완전히복구될수없을 정도로 파괴됐는지, 군사시설로 전용될 수 없도록 불능화됐는지를 검증할 예정이다.
특히 북측 GP의 지하시설에 대한 검증이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북측은굴착기를동원한우리와 달리, 폭파방식으로GP를 파괴했다.때문에지하가매몰돼 검증이 쉽지 않다는 우려가 나오는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지하시설 검증을위한) 전문가와 관련 장비가 투입될 것”이라며 “공병 전문가와지하시설검증임무수행이가능한인력이참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설물 파괴 이외에도,나머지 조치들을 볼 것”이라면서 “해당초소 안으로 병력과 화기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파괴했는지를 철저히 검증할 예 정”이라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상호검증이 이뤄진 배경에대해서도설명했다.
서 차관은 “남북 군사당국은 그동안수차례의 실무접촉과 문서교환을 통해상호 검증 문제를 건설적으로 협의해 왔고,이과정에서 군사합의 이행의 투명성확보가상호신뢰를더욱확고히하는데필수적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결과, 최전방 GP의 철수·파괴라는 역사적조치에 이어, 상호 방문을 통한 군사합의 이행 검증이라는 분단사 최초의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이라고덧붙였다.
그는 “이번 상호방문 검증은 군사합의이행과정에서 구축된 남북 군사당국 간의 신뢰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국제 군비통제 노력에 있어서도 매우드문 모범사례로, 합의이행에 대한 일부의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강조했다.
서 차관은 “앞으로도 우리 군은 확고한 안보태세를 유지한 가운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군사적으로 굳건히 뒷받침해갈것”이라고 덧붙였다.
◆‘적대핵위중지’한달째,평화로운한반도…군사공동위·JSA자유왕래는‘아직논의중’
남북은 지난 9월 19일 체결한 ‘판문점선언이행을위한군사분야합의서’를 착 실히 이행하며 군사적 긴장을 빠른 속도로완화시키고있다.
지난한 달간 남북 군사당국은 숨가쁜일정을소화했다.남북은지난달1일부터△MDL 일대 포병 사격훈련·연대급이상야외기동훈련중지△기종별비행금지구역 설정·운용 △동·서해 완충구역 내 포사격·해상기동훈련중지를선언했다.
또 2일에는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한정보공유를 10년 만에 재개하고, 남북공동조사단이 한강과 임진강하구 공동이용을위한수로조사를개시했다.
6일 남북은 유엔사와 세번째 3자 협의체 회의를 갖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를 검증했으며, JSA에서의자유왕래등에대해서도합의했다.
10일에는 GP의 병력과 장비 철수를완료했으며, 12일부터는 시설물 철거작업을 진행했다. 남북은 30일까지 각각 10개 GP 완전 파괴와 DMZ 공동유해발굴지역인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의지뢰제거작업을마무리했다.
그러나 일부 항목은 여전히 진척이 더딘것으로나타났다.
3자 협의체의합동근무수칙과공동관리기구 구성 논의가 늦어지면서 남북 경비병들이 비무장 상태로 각자의 지역을알아서 경비하는 진풍경이 한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방부가 “올해 안에 MDL 없는자유왕래와 합동근무가 가능하도록 노력 중”이라고 밝혔으나, 협의가 지연되고있어서 JSA에서의자유왕래는더늦어질것으로 보인다.
또 민감한 의제 중 하나인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와군사합의서이행평가 등을 논의할 ‘남북 군사공동위원회’설립도예상보다늦어지고 있다.
우리측은가급적연내를목표로하지만, 내년으로넘어갈가능성이큰것으로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연내 군사공동위개최에관심을갖고 있다”고 언급해내년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우리 측의 안을 만들어 유관 부처와 논의하고 있으며, 이과정이 끝나면 북측과 상호 입장을 교환하게 될 것”이라며 “각자의 안이 만들어지면문서교환방식으로협의하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