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블랙보리’열풍비결요?… SNS서일일이‘하트’누르죠

- 이서우기자buzac­at@

“넌 이제샤워도블랙보리로­해야돼 휘영아.”, “사장님, 유준상님 축하편지와 함께 제품 3상자전달했습니다.”, “머지않아 블랙보리 페트에 음료 마시고 시원해 하는 휘영과 유준상 광고가나올 것이라 믿으며 오늘도 한병의 블랙보리를마신다.”

블랙보리 회사의 광고가 아니다. 네티즌, 곧소비자들이 자발적으로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하이트진로음료의 블랙보리가 전성기를 맞았다. 러블리즈와 에스에프나인(SF9) 등 인기 아이돌그룹의 팬들에게 ‘내 아이돌이 마시는 음료’로 자리매김하면서 입소문과 함께 출시 1년만에 4200만병 판매를 달성했다. 이 같은 블랙보리의 인기는 조운호 대표의 ‘소통경영’이 원동력이 됐다.

사건의 시작은 이랬다. 평소 인스타그램이나페이스­북 등 SNS를 즐겨 하는 조운호 대표는배우 유준상이 블랙보리를 즐겨 마신다는 사실을알게 됐다. 마침유준상의생일을맞­아조대표는감사의표시­로그의소속사에제품을­보냈다. 물론제품전달과정은트­위터를통해실시간중계­되다시피전해졌다.

이 사건이 다시 유준상의 팬클럽 등을 통해온라인상에 알려지면서 블랙보리를 즐겨 마시는 다른 연예인들의 팬클럽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조대표표현을빌리자면 “우리 애기(연예인)도 블랙보리 좋아해요!” 라며 그의 트위터를 두 드려온 것이다.

10일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하이트진로음료본사집­무실에서조운호대표를 만났다. 그는아직도 10~30대를 아우르는 이들과의 소통의매력에흠뻑빠져 있었다.

조 대표는 “블로그라던지 싸이월드, 카카오스토리, 인스타그램까지 거의 모든 채널의 SNS활동을 해 왔다. 페이스북의 경우 제품 얘기 뿐만 아니라 직접 찍은 사진이나 시, 글 등을 500편 정도 올리기도 했다. SNS는 나에게 일상의해방구와같은기­능을한다”고 말했다.

아이돌그룹 팬들이 블랙보리를 마시는 연예인 사진 등을 올리면, 조 대표는 꼬박꼬박 해당게시글에 하트를 눌러줬다. 자사 제품을좋아해준다는 것이 고마워서였다. 처음엔 진짜 ‘사장님’이 자신의 게시글에 반응을 한다는 것에 의구심을 가지거나 막연히 겁냈던 팬들도 나중엔서로 하트를 눌러달라며 해시태그에 ‘#블랙보리’를 넣은글을올리기시작했­다.

이는 곧 블랙보리 1주년 기념 마케팅의 아이디어가 되기도 했다. 조 대표 개인 트위터 계정을통해 ‘블랙보리 출시 1주년 기념핵인싸템팬싸 지원 이벤트’를 벌였다. 해당 행사는 이틀 만에 14만명 이상, 일주일 간 70만명의 노출도를기록했다.

조 대표는 “블랙보리 인증사진이 매일 올라오고 다들 재밌어하는 와중에 바로 제품 출시 1주년을 맞았다. 마케팅팀하고 논의해서이벤트준비하­려하는데.일반적인건재미가없다­고 느껴졌다”며 “트위터를 해보니까 이를 이용해 행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팬들의열화와같은성화­를체감했기때문이다”라고말했다.

트렌드를놓치지않기위­해신조어공부도게을리­하지 않는다.

조 대표는 “팬덤문화나 인싸(인사이더, insider의 줄임말로 아웃사이더와 달리 무리에서중심이되어잘­섞여노는사람을일컫는 말),핵인싸등의말도배웠다”며 “1주년 이벤트를그야말로대흥­행을 했다.

사실 블랙보리란 말이들어간 모든 게시물에좋아요를 누르는 게 쉽진 않다. 힘들 때도 있는데그래도누군 해주고 누군안해주면서운하지­않겠나. 계속해주려고한다”라고인간적인면모를드­러내기도했다.

◆30대청년의패기로음­료업계뛰어들어

지금은 24년차 음료업계 종사자로 잔뼈가 굵은 전문가지만, 과거에는 그도 “음료의 ‘음’자도모르는사람”이었다고 한다.

조 대표는 은행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아내도 같은 회사에서 만났다. 그가 갑자기 다른 기업으로 옮기겠다는 결심을 주변에 알렸을때는 모두가 반대했다.아내 한 사 람만이 유일한 응원자였다. 모두의 반대를 무릅쓰고조대표는웅진­과인연을 맺었다.

그는 “1990년대는 은행이 워낙 잘 나갔을 때였다. 지금이야 몇조 매출 올리는 회사로 컸지만, 웅진그룹, 그중에서도 웅진식품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작은 회사에 불과했다”고회상했다.

웅진으로 자리를 옮긴 조 대표에게 웅진식품을 살려보라는 미션이 떨어졌다. 음료에 대해선하나도몰랐던 데다, 소위명문대출신도아니­었던 그는 고민에 빠졌지만 그것이 곧 조 대표의운명을바꾸는또­하나의계기가 됐다.

“당시 웅진식품 공장에 신규 사업을 하는데,나는 기조실 총괄팀장을 했다. 외부에서 많은사람들이 영입됐고, 지방대야간을졸업한나­와달리명문대 출신들뿐이었다.”

하지만 학력은 조 대표의 노력과 끈기 앞에문제가되지 않았다. 3년 반만에명문대출신들을 모두 제치고 팀장이 됐다. 그의 나이 34살이었다.

“웅진식품 당시 ‘가을대추’가 내첫 작품이다.가을대추를 하겠다니까 내부에서는 무슨 한약재 같은 걸 가지고 만드냐고 했다. ‘아침햇살’을만들 때는 무슨 쌀뜨물을 하냐고 했고, ‘하늘보리’를 하겠다니까잘한다잘한­다하니 별짓을다한다는소리를 들었다.”

조 대표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대박을 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사람들을 조용하게 만들었다.

◆아침햇살,하늘보리의신화…하이트진로음료서잇는­다

조 대표가 주도한 ‘블랙보리’는 국내 첫 국내산 검정보리만을 사용한 무(無)색소, 무카페인,무설탕보리차 음료다. 이뇨작용이없는보리차­특성상 체내 수분 보충과 갈증 해소에 뛰어나다.

주원료인검정보리는2­011년부터농촌진흥­청이개발하고산업화추­진중인보리신품종을사­용했다. 이 보리는 전라남도 해남군을 중심으로재배되고 있다. 일반보리에비해항산화­물질인안토시아닌을4­배 정도함유하고식이섬유­가 1.5 배많아보리품종중최고­품종으로꼽힌다.

최근에는 하이트진로음료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토닉워터’에 새로운맛을가미해깔라­만시와사과를출시하고­인기를끌고 있다.

칵테일 믹서인 토닉워터는 국내에서 진과 보드카뿐만 아니라 소주 등 다양한 주류 및 음료에 활용되는 점을 고려해 소주와 최적의 궁합을이루는한국형소­주칵테일믹서제품으로­개발된 제품이다. 소주 뿐만 아니라 맥주와 혼합하면 일명 ‘맥사’로 불리는 맥주 칵테일을 완성할수 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앞으로 가정채널 외 전국60만개 외식업소를 적극 공략해 진로믹서 토닉워터가주류믹스는­물론에이드로도활용될­수있도록추진해나간다­는방침이다.

무알코올음료 ‘하이트제로0.00’은 지난해 12월까지 누적 판매량 4200만 캔을 돌파했다다.지난해 판매량은 2017년 대비 5% 이상 성장했으며출시초기인 2013년과 비교하면 25% 이상상승한것으로집계­된다.

하이트제로0.00은 2012년 11월 하이트진로음료가국내­첫선보인맥아풍미의무­알코올음료다. 수입제품이대다수인국­내무알코올음료시장에­서 알코올 함량 0.00%인 점을 내세워 판매량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수입 무알코올음료가 많게는 0.5% 가까이 알코올이 있다고알려지면서 알코올이 전혀 없는 진정한 무알코올 음료로 임산부 등 알코올에 취약한 주요 소비층의신뢰를얻은것­이주효했다는평가다.

조대표는 “목에 칼이들어와도 한다”는 신념으로음료시장에우­리제품을안착시키는것­이목표라고 했다. 콜라나 주스 등 국민들이 소비하는제품가운데외­국에로열티를주는것들­이대다수란점이안타까­워서다.

“일관성 있게 변하지 않는 나의 소신이 하나있다면 ‘우리 음료’를 만들어야겠다는 소명감이다.”

블랙보리에 소주를 섞어 마시면 “구수하다”며 기자에게도 한잔 권하는 조 대표의 미소를보니, 하이트진로음료의 향후 신제품이 더욱 기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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