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실서회복실온한국당,조금씩안정되는중”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6·13 지방선거 패배의 충격에빠진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한지어느덧6개월이 지났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7월 취임일성으로 계파정치 청산을 첫 손에 꼽았다. 그는 당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라고 말하지 말라”면서 “잘못된 계파 논쟁과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 오히려 저에게 죽으라고 말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한국당이 비교적 안정됐다는 데 당 안팎의 이견은 없다. 내달27일 전당대회가 치러지면 그의 역할도 마무리된다. 김 비대위원장은그동안 탈국가주의, 먹방 규제, i노믹스와 i폴리틱스, 한반도평화이니셔티브 등 다양한 어젠다를 끊임없이 던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가치논쟁을 정책논쟁으로 바꾸겠다는 것도 김 비대위원장의 약속 중 하나였다. 지난 10일 국회본청비대위원장실에서만난그는눈이충혈되는등피곤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말투에선 자부심과 자신감이 느껴졌다. 공교롭게도 인터뷰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도중에이뤄졌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재 당의 상태를 “사람에 비유를 하자면 산소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 있다가 지금 회복실 들어오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그를만나그동안의활동소회와향후계획을들어봤다.
-지난해7월 17일비상대책위원장취임이후6개월이지났다.당이지방선거에서사실상참패하고어려울때큰결단내렸는데그동안의활동을되돌아본다면.
“힘든 일들이 많았다. 스스로살아오면서 내가자유한국당의비대위원장을하게될줄은정말 몰랐다.”
-취임당시‘비대위원장직을다른사람이해줬으면좋겠다’고말했는데.
“맞다. 누군가 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평상시에도 뭐가 되겠다는생각은별로없는 사람이다. 어쩔수없이맡았다고해서소극적인의미는아니고운명적으로맡게됐다고 본다. 맡게됐으니내나름대로의역할을하기위해 노력했다.”
-가장힘들었던점을하나만꼽는다면.
“가장 힘든점은내가생각하고있는일정과국민들이나당원들이생각하는일정이안맞았다는 것이다. 정치는꿈을파는 직업이다. 정당은꿈이있고 비전이 있어야 한다. 실현가능한 꿈과 비전을 국민에게 팔고,지지를얻고집권후에는그꿈을실현시켜야 한다. 나는정당의비전을설정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정치를 사람과 사람 간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 다시 말해 인적 쇄신이나인적 청산을 정치의 본질로 보는 것이다. 한 3개월 정도 가치와 비전을정립하는과정이가장 힘들었다.”
-인적쇄신결과에대해선만족하나.
“준비과정보다 차라리인적쇄신작업이훨씬 수월했다. 일단서로의생각이 일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을 내보내는 문제는 생각만큼 어렵지 않다. 쉽다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다만, 서로가 공유할 수 있는 꿈과비전만들고철학만드는것이더어렵다는 얘기다. 사람을내보내는것보다그자리에누굴들이는문제가더중요하고 어렵다.”
-워낙어려울때‘구원투수’로등판해서지지율도오르고,체질이어느정도개선됐다는평들이많다.
“사람에 비유를 하자면 크게 다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중환자실에있다가, 지금회복실들어오는단계정도라고말할수 있다. 조금씩자신감도 얻어가고 있다. 취임하자마자 당명부터 바꾸자는 말이 많았는데지금은그런얘기를하는사람이거의 없다. 내용과본질이바뀌지않았는데당명만바꾸면국민에대한속임수라고 봤다. 우리국민위대한국민이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을 여전히 어리석고 사나운 백성으로 알고있는 것 같다. 자유시장 경제를 기본으로 정부는 국민에게 자신감을 갖고뛸수있게만해줘도 된다.”
-대통령신년기자회견을보면경제에대한언급이부쩍늘었다.
“일단 경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는 부분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본다. 나는 지속적으로 ‘북한 제일주의’, ‘남북관계 제일주의’ 에서 벗어나라고 말해왔다. 예를 들어 ‘평화가 경제다’라는 것은 모호한 개념이다.오히려 ‘경제가 평화’일 수 있다. 전후 관계가바뀐 것이다. 김정은 (북한국무위원장)이 무엇때문에대화의테이블에 나왔나. 먹고사는문제때문 아닌가. 먼저 우리 경제부터 제대로 돌아가야 김정은이 협상을 계속할 것이다. 평화가 우리 경제를 대단히 위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정부는소득주도성장, 포용성장,혁신성장등구호만 요란했다.”
-문재인정부경제정책의가장큰문제점을꼽는다면.
“가만히 보면무엇이우리경제를어렵게만드는지에대한진단이하나도 없다. 국민들은원인을 제대로알고그원인에 대한진단을똑바로하고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각종 투자계획, 정부 지원 말고 원인 파악과정확한진단이 필요하다. 신년기자회견을보면그런게없으면서정책 기조는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것 아니냐. 그리고 일부는 수정하겠다는 뉘앙스. 한마디로알맹이가없는 거다. 좋은말은다했는데국민들이듣고싶어하는얘기가 없다.”
-한국경제위기에대한나름의‘진단’을내린다면.
“경제는거칠게이야기하자면‘밑에서올라가느냐’, ‘위에서내려오느냐’에대한문제가있다.대통령도말했듯이기업(위)에서내려오는낙수효과는이제 끝났다. 이정부는위에서내려오는것이안되니내수활성화를해서밑에서위로올리겠다는건데잘안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도안된다고해서포기하는게아니라둘다잘돼야경제가 선순환된다. 절대어느한쪽을포기하면안 된다. 낙수효과가끝나면성장은누가 이끄나.성장을이끄는주체가있어야되는데우리경제는내수만가지고는안되는 나라다. 기업을뛰게해줘야 한다. 그런데정부는돈퍼주는것만얘기한다.투자의지를꺾는이른바‘귀족 노조’는어떻게할 거냐.이런부분에대한명확한언급이 없다. 노사관계를획기적으로개선해서투자자들이노조걱정없이기업활동을할수있도록 ‘판’을 깔아줘야한다. 정부가아
“우리가 보통 ‘인사(人事)를 만사(萬事)’라고 한다. 그 말 속에는‘사람을 제대로써야 한다’는 의미가들어가 있는 거다. 사람을 제대로쓰기위해서는할일들이정리가돼 있어야 한다. 대통령이 국정기조의 큰 변화가 없
했다. 그런 기조에 대 다고 말
-연동형비례대표제도입에대한생각은.
한 변화 가없는데사람좀바꾼다고뭐가 달라지겠나. 잘못된부분에대한책임을묻는다고해놓고조국청와대민정수석에겐책임을안 물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앞서 현재 자유한국당이 찬성하고 나설 입장은 아니다. 300명이라는 의원정수를늘리지않는선에서도입한다면한국당도논의할수 있다. 그런데지역구를 50석 넘게줄여야된다면어느당이 찬성하겠나. 대통령 중심제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운용하는곳은 드물다. 남미일부에있는데우리랑은경제력이크게차이가 난다.없다면 (대통령제와) 안 맞는 거고, 없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도입하려면 권력구조까지같이논의해야 순서상 맞다. 국회정치개혁특별위원회산하 자문위원회가 360명 권고안을 가져왔다는데 국민이 받아들일수있겠나.”
-정치권에유튜브열풍이거세다.본인도당공식유튜브채널인‘오른소리’에출연한바도있는데이같은현상에대해어떻게보는지.
“앞으로유튜브를넘어다른형태로넘어갈수도있다고생각한다.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인 것이다. 다만 가입자 수, 구독자 수를 늘리기위해 자극적인 언어와 방법을 쓰는 경향은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고 법으로 규제할 필요는 없다. 크게 걱정은 안 한다. 결국 수용자들 입장에서 이른바 ‘막말 방송’에 대한 자율적인 규제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힐거다.”
-최근유튜브채널방송을시작한유시민노무현재단이사장과의인연과정계복귀설에대한생각은.
“청와대 정책실장 할 때 보건복지부 장관을 했다. (정계복귀는) 그건본인한테 물어봐라. 방송 내용 중 동의하는 말은 하나 있다. ‘정치를 하면을이된다’는데 내가매일하는 얘기다. 내가쓴대통령의권력이라는책에도 ‘권력은 잿빛’이라고 썼다. 권력을 쥐면 정말 을이 된다. 마냥 행복하고좋은일만은 아니다.”
-지금본인도어느정도겪고있는일같다. “맞다.나도어찌됐든발을들여놨고정치하는사람들특히,핵심권력의주변에있는사람들의개인적삶이나가족들삶은정말말하기힘들정도로 힘들다.가족들도내비대위원장임기가끝나기만을기다리고있다. (웃음)”
-본인의사와상관없이내달27일한국당전당대회유력후보로거론되고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사실에 대해 부정하지는 않는다. 주변에서권유하는분들도적지 않다. 그러나정말쉬고싶은 마음뿐이다.”
-전당대회불출마의사를밝혔으니오히려전대룰에대해편하게묻겠다.
“제도도 중요하지만 제도를 어떤 사람이, 어떻게 운영하는지에 따라달라진다. 단일지도체제라고 해서 독단만 하는 체제 아니다. 또 집단지도체제라고 해도 특정인이 강한 톤 얘기하고 다른 사람을 억압하면서갈 수도 있다. 제도마다 장단점은 있고, 합의가 되지 않으면 현행 체제(단일)로 가면 된다.”
-당분간쉬고싶다고했지만,향후계획에대해궁금해하는사람들이
“사람 일이라는 게 하겠다고 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안 하겠다고 해서 안 하게 되는 것도 아니더라. 내가 젊은 시절에도 청와대 정책실장,부총리를 생각해 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정치를앞으로아예들여다보지않는다는것도말이안 된다. 당을책임졌던사람으로서이런저런 요구가 있을것 같다. 한국정치발전에도움이 되고,국가에도움이되는일을나름대로 찾겠다.”
-대권등더큰계획을세우고있다는얘기로들리는데. 많다.
“나는 뭐가 되고 싶은 욕심은 없지만, 세상에 대한 걱정이 많고 세상에 대해 내가 바라는 생각은 분명히 있다. 그런 생각들을 갖고 있는 한어떤 일이든지 할 가능성이 큰 것 아니냐. 그게 어떤 일이나, 역할인지는나도 모른다. 시골에서 태어난 내가처음부터무슨 인연이 많았겠나.내가 의지를 갖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했고, 일을 많이 하게 되니까 일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게 해줬다. 그 일을 잘해내니 다른 일과 또 다른사람들을만나게 됐다. 어쨌든정치에발을디뎠으니멀리도망은못갈것 같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