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방망이처벌로는‘제2조재범’막을수없다

현장에서

AJU Business Daily - - LOCAL -

징역 360년. ‘미국 조재범’으로 불리는 래리 나사르에게 법원이 내린 형량이다. 나사르는 30년간미국 체조국가대표팀과 미시간주립대 체조팀 주치의였다. 그는 30년 동안 치료를 빙자해 여자 체조선수들을 강제로 추행하고 성폭행했다. 수십년간묻혀 있던이사건은 2016년 전직 체조선수레이철덴홀랜더가폭로하면서수면위로올라왔다.

이후 전·현직 대표선수이 150여명이 나사르에게성추행이나성폭행을당했다고고백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조딘 위버,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체조계 여왕인 시몬 바일스도 피해자였다. 나사르에게 피해를 본 여자 체조선수는 350명에 달했다. 관련 재판에서 피해자 증언만 일주일간 진행됐다. 법원은 단호했다. 2017년 연방 재판에서징역 60년을 받은 나사르는 지난해 1월 미시간주법원에서 최고 175년형을 추가로 받았다. 같은 해2월 열린 2심에서 미시간주 법원은 여기에 최대125년형을 보탰다.

미국 체조계와 스포츠계도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체조협회장은 임기 1년을 채우지못했고, 이어취임한협회장은 4일 만에 사퇴했다.미국올림픽위원회는 협회 자격을 박탈했다. 성폭 력소송과막대한보상금으로 휘청이던 미국체조협회는지난달법원에파산을 신청했다. 미국올림픽위원회도 무사하지 못했다. 위원장과 경기향상책임자등이책임을지고 물러났다. 미시간주립대는 피해자들과 합의하는 데 5억 달러(약 5600억원)를 써야 했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유사 사건에 대한 대한빙상경기연맹·대한체육회 처분은 솜방망이 수준이다. 2013년 제자들을성추행해 대한빙상경기연맹에서 영구제명된 한 실업팀 감독은 대한체육회에서 처분이 경감돼 다음달 지도자로 복귀한다. 성추행으로 제명됐던 전 컬링 국가대표팀 코치도 2년 뒤 빙상계로 돌아왔다.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났던 조재범의 전임 코치는 별다른 징계를 받지않고여전히지도자생활을하고 있다.

조재범사건이반복되지않으려면관리·감독기관에서단호하게처벌해야 한다. 성폭력이라는무거운 범죄를 지금처럼 가볍게 처분해선 안 된다.이는 법원도 마찬가지다. 이

번에도 제 식구 감싸기에만급급하다면 ‘제2의 조재범’이

언제든지나올수 있다.

정치사회부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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