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금리큰폭으로내려라”…美연준“동결할수도”
FOMC앞두고동결가능성5.6%서 34.2%로올라이코노미스트는여전히“0.25%p 인하”전망고수
도널드트럼프미국대통령이사우디아라비아석유시설피습에따른국제유가 급등을 새 명분으로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큰 폭의 금리인하를 재차 압박했다. 그러나 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의압박이통하지않을것으로보는 분위기다. 되레금리동결전망이부쩍강해졌다.여전히가장유력한시나리오는 0.25%포인트 금리인하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 동안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하루 앞두고 금리동결 가능성을 34.2%로 반영하고 있다. 일주일 전만 해도 동결 전망은 5.6%에 불과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65.8%로 본다. 지난7월에이은추가금리인하전망이여전히대세인셈이다.
CNBC는 금리동결 전망이 강해진 데에는 사우디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폭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국제유가는 16일 하루에만 15% 가까이 치솟았다. 유가 급등이물가 상승을 부채질하는 상황에서연준이서둘러다시금리인하에나서지않을수있다는시각이강화됐다는 것이다. 연준은 물가안정과 완전고용을 정책 목표로 삼는데,고용 목표는 이뤘지만 목표치인 2%를 밑도는 물가상승률이 부담이었다.
연준은7월 FOMC에서 2008년 금융위기후 10년 7개월만에처음으로 0.25%포인트 금리를인하했다. 당시금리인하결정의배경으로무역불확실성,글로벌경기둔화,미약한인플레이션등을 꼽았다.
베스앤보비노 S&P 미국수석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근원물가까지끌어올리는힘이크진 않지만, 이미근원물가의상승압력이높아지고 있다는 신호가 있었기 때문에 연준이 금리를 추가로 낮추기 어려워질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엔 낮은 인플레이션이라는 쿠션이 있었다. 그쿠션이사라진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지난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대비 0.3% 올랐고, 전년 동기대비로는 2.4% 올랐다. 근원 물가는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등을제외한물가로연준이주시하는물가지표다.
반면트럼프대통령은이날 “인플레이션은 없다”고 단언하면서, 유가급등을 이유로 연준에 공격적 금리인하를 압박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달러가어느때보다높다!수출에정말 나쁘다”라며, “설상가상유가가 뛰었다. 큰폭의금리인하가필요하다.부양책 말이다!”라고 적었다.
트럼프대통령은이전부터연준에금리를 제로(0)나 마이너스(-)까지내려야 한다며 과감한 부양책을 압박해왔다. 유가 폭등과 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고조돼 글로벌 경기둔화가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 속에서유가상승이금리인하의정당성을주장하는기폭제가된 셈이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들은 연준이 이번 주 FOMC에서 기준금리를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는 종전의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사우디사태에따른유가 급등과 지정학적 리스크가향후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한 보험성 금리인하를 뒷받침한다는 이유에서다. 또정책위원들이사우디사태가터지기전에이미금리전망을제출했기 때문에, 시시각각 변하는사우디 사태를 이유로 갑자기 전망을 바꾸는것에조심스러울수밖에없을것이라는설명이다.
더욱이 월가에서는 사우디 사태가 국제 원유시장에 단기 악재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사태가 이미 세계최대산유국으로부상한미국에미치는영향은제한될것으로 본다.
줄리아 코로나도 매크로폴리시퍼스펙티브스 회장은 “사우디 사태의주된효과는 지정학적 환경이 얼마나 취약하고 불확실한지를 일깨웠다는 점”이라며, “리스크 관리란점진적으로움직임으로써과잉대응하거나 뒤늦게 허둥지둥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신중하게 행동에 나서고 추가정보를평가하는게최선의방법”이라고 말했다.
유가급등이 연준의 정책결정에 딱히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칼리카돈나블룸버그수석이코노미스트는“연준의눈은유가그 너머를 향할 것”이라면서 “유가는 사실 연준의 정책 계획에 아무런영향을미치지않을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