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밀처럼바로빻아쌀가루­만드는‘가루미’나왔다

농진청신품종벼개발…쌀빵등쌀가공산업활성­화추진물에불리는과정­없어시간·비용줄이고식감도더좋­아‘쌀가루용벼’비밀은‘분질배유유전자’농진청‘가루미’품종국내외특허출원

- 이해곤기자 pinvol1973@이해곤기자

최근 쌀로 만든 빵이나 케이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밀가루보다 소화가잘되고 건강에도 좋다는 인식이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 쌀을 소비한다는장점도 있다.

하지만 쌀을 이용해 떡이나 빵을만들기 위해선 먼저 가루로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주로 먹는 단단한쌀인 ‘멥쌀’은 물에불려 부드럽게 만드는과정이필수다.

물에 불리는(습식제분) 시간이 필요하고 밀가루를만들때와 비교해비용이 2배 이상 든다. 이 때문에 쌀가루 가공산업은 다른 가공산업에비해비용이­나시간이더들어활성화­에어려움이있었다.

이에기존의멥쌀과는달­리물에불리지않고밀처­럼바로빻아서쌀가루를­만들수있는벼품종이개­발돼관심을끌고 있다.농촌진흥청이개발한쌀­가루전용품종인 ‘가루미’는 불리는과정이필요 없는, 부드러운 쌀이다.

농진청은 지난달 쌀가루 전용품종 가루미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가루미 쌀은 소규모 업체의 제분기로도 쉽게 빻고, 대규모 밀 제분설비에 현미를 넣어대량으로생산할수­도 있다. 농가에선병에 강하고,생육기간이짧아다른작­물과돌려짓기를하는장­점이있다는게농진청의 설명이다.

최근 1인 가구가증가하면서가계­의쌀소비는계속줄어들­면서간편식 시장을 중심으로 가공 분야 쌀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쌀 가공식품 개발에는 중간재인 쌀가루가 저렴하고 균일한 품질로 공급되는 것이 필요한데, 가루미가 건식제분에 적합한 품종이라는것이다.

농진청 분석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식품산업에서 원재료로 구매된쌀 58만6000t 가운데 쌀가루는 5.6%인 3만3000t에 불과했다. 쌀을 불리는번거로움이산업­화를더디게만드는측면­이 있었다.

김두호국립식량과학원­장은“쌀가루전용품종인가루­미는적은비용으로 친환경 쌀가루 산업을 이끌어가기 위해 농진청에서 세계 최초로개발한 원천소재인 분질배유를 갖는 벼 품종”이라며 “이번에 특허출원한 가루미1·2 품종은농가와업체가함­께참여하는리빙랩형태­로보급을점차늘려나갈­계획”이라고 전했다.

연구자와 생산자, 소비자 등을 연계한 연구를 통해 분질미의 활용을촉진하고,부가가치를높여나가겠­다는것이다.

농촌진흥청이개발한가­루미는질좋은쌀가루를­생산할수있는것은 물론 작은 힘으로 쉽게 빻을 수 있는 ‘분질미’여서 새로운 가공소재로서의 가능성도 주목받는다. 농진청이 개발한 쌀가루 전용 품종은 크게 분질미와 ‘연질미’로 구분된다. 배유절단면을 관찰했을 때 분질미는배유 전체에서 전분 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된 반면, 연질미는 바깥쪽부위가멥쌀과같­이치밀하게배열된특성­을 보인다.

그래서 가루미 쌀가루로 만든 빵의 맛과 식감이 기존의 쌀가루보다더 좋거나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쌀맥주와 떡의 원료곡으로 사용했을 때도 전분 알갱이가 성글게 배열되는 배유 특성으로 가공공정이줄어든다.

쌀맥주의경우기존방식­은쌀가루를열처리한후­투입했는데,가루미는현미를파쇄한­후바로투입해도당화에­무리가 없다. 떡도기존에는6시간의 침지가 필요했지만, 가루미는 쌀을 씻고 30분 물빼기 후 바로롤러작업을할수 있다.

가루미는 이처럼 강점이 많아 현재 유통되고 있는 쌀가루나 밀가루보다높은경쟁력­을가질수있다고농진청­은 기대한다. 재배농가와가공업체가­함께참여하는 ‘리빙랩’ 형태가이점이될것이라­고설명했다.

농진청은 리빙랩을 통해 소비자가 지향하는 차별화·고급화 가공품을개발하고홍보­도병행해부가가치를극­대화할계획이다.

현재가루미2품종은 평택, 곡성, 계화, 산청, 보령, 고흥등6개소에서11­ha 면적으로 재배 중이다. 제분과 가공을 위해 6개 업체가 참여하고있다.

이점호 농진청 작물육종과장은 “건식제분을 통해 쌀가루 제분 비용은 많이 줄일 수 있지만 최근 쌀값 상승으로 가공용 쌀의 경쟁력이 더욱 나빠진 상황”이라며 “리빙랩을 통해 고급화·차별화한 가공품을 개발하는데초점을맞추­고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리빙랩에는 11개 생산·가공업체들이 참여하고 있는데, 가루미는타 작물과의 돌려짓기로 밥쌀용이아닌 차별화한 원료곡생산이가능하다­는 점과 햅쌀 가공품만을 판매하는 업체의 생산비 절감, 우리밀을 고집해온 제과점들의 신선한 쌀 빵 생산에 대한 관심, 쌀맥주·떡류에서의 가공제품 생산 공정 간소화 등 새로운 식품소재로 주목받고있다.

이과장은 “리빙랩 참여업체들은이미차별­화한많은가공시제품을­개발해시장반응을살피­고있다”며 “쌀맥주와현미쌀빵의경­우는소비자들의반응이­매우좋아제품양산단계­에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농진청은건식분쇄장치­를이용한쌀가루 생산,즉석제분떡의물성평가­및각업체가생산한가공­시제품에대한소비자평­가등에주력하고 있다.

앞으로 농진청은 안정적인 생산과 함께 더다양한활용에 대한 연구를진행할 계획이다. 우선 연구과제로 수행하는 ‘최대 안정생산 기술개발’ 및 ‘분질미 활용연구’에 가루미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재배법을확립하고,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는 차별화한 가공품 개발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 과장은 “중장기적으로는 원료곡의 가격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재배안정성이높은­초다수성분질미를육성­할 것”이라며 “쌀가루 장기유통을 위한 산패 억제, 쌀가루 반죽의 부품성 개선을 위해 유용 유전자들을 탐색·활용해 분질미쌀가루의상품성­강화에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도열병등병에강하고타­작물과돌려짓기에도적­합

가루미는 농촌진흥청이 세계 처음으로 확보한 건식제분 원천 소재인분질배유 유전자(flo7)를 포함한 품종이다. 농진청은 해당유전자를 국내외에서계속보호받­기위해식물특허로 진행했다. 배유란종자식물의씨앗­을구성하는 조직 가운데 하나로, 종자속에있는 ‘배’에 양분을공급하는역할을 한다.

이점호농진청작물육종­과장은 “현재 국내외에출원된 ‘분질배유 유전자’가 등록돼보호받을수 있다면, 앞으로육성될분질미계­통들의품종출원을할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농진청이 분질배유를 건식제분의 원천소재라고 규정한 것은 분질배유가 단 하나의 열성유전자, flo7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교배를 통해타품종으로해당유­전자를이전했을때유전­적배경에상관없이분질­배유로전환되는것을농­진청은확인했다.

이 과장은 “분질배유를 가진 식물체로 ‘수원542호’를 돌연변이 육종으로최초 확인했다”며 “체계적인 유전연구를통해유전자 flo7에 대응하는염기서열을다­른벼품종들과비교한 결과, 수원542호에서만확­인되는 단일염기다형성(SNP)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돌연변이 육종으로 확보한 수원542호와 분질배유를 결정짓는유전자 flo7, 그리고 해당 유전자를 쉽게 검출해 낼 수 있는 ‘분자표지’등은국내외에특허출원­해배타적지적재산권을­확보한 상태다.

농진청은초기에확보한 수원542호가 벼의주요병인흰잎마름­병·줄무늬잎마름병 및 도열병 등에 저항성이 없고, 수확기 잦은 강우에 의한수발아 피해 등 낮은 재배 안정성을 보완해 가루미를 개발했다. 가루미는 병에 강하고수발아 발생이 낮아지는 등재배 안정성이 대폭강화된품종이다.

이과장은 “만기재배 생육이양호해타작물과­의 돌려짓기에도 적합하고, 백미가공도쉬워무리가­없어쌀가루생산에소규­모업체가보유한다양한­제분기도활용할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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