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남중국해?베트남선‘동해’…한·일영해분쟁과닮은꼴

#베트남인사이드中·베트남 ‘남중국해’ 쟁탈전

- 김태언기자 un7stars@

베트남과 중국의 영해문제는 양국의 끝나지 않는 ‘천년전쟁’의 축소판과도 같다. 한나라 광무제(光武帝)에 대항한 쯩 자매(하이바쯩)의 반란부터 중국-베트남 전쟁(1979년)을 지나 남중국해 갈등까지 양국의 대립은오늘도 현재진행형이다. 베트남은남중국해문제­와관련해서는주요 2개국(G2)으로 올라선중국을상대로도­한치의 물러섬이나망설임이 없다. 중국의투자감소등경제­적불이익이발생해도영­해와관련해서는 아무리 사소한 문제라도 양보할 수 없다는 것이 베트남의 강경한입장이다.

국제정치현실주의 관점에서영토문제는국­가이익과 직결되는사활적 문제다. 중국은 ‘남중국해(南中國海)’, 베트남은 ‘동해(BI N ĐÔNG)’라고 부르는 이바다를둘러싼갈등은 중국과 베트남뿐 아니라 필리핀,대만,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이 얽혀있는 복잡한 사안이다. 이는 마치동해를 둘러싼 일본과의 대립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두고 중국과신경전을벌이는­우리의사정과도유사하­다.

◆베트남, ‘남중국해’표기중국산장난감전량­회수

최근 베트남 정부는 베트남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인 쇼피(Shopee)에 대해 즉각적인 조사에 나섰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중국산장난감 제품을 전량 압수하고 이미 판매한 제품은 모두 환불 조치하도록 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어린이용으로 제작된 동물 캐릭터로 유명한 중국산 장난감이다. 세계지도에서 깃발을꽂는장난감은 3세 이상 어린이들이 48개국의 국기와 지리적 위치를 학습하도록 만들어졌다. 이 지도에는 베트남이 중국과 영해분쟁을 벌이고 있는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군도가남중국해­로표기돼있었다.

한 소비자의 문제제기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놀랍도록 빠르고 단호한 조치로 이어졌다. 베트남 공안당국은 즉각 쇼피의 온라인 거래사이트에서이제품­의이미지를 제거하도록 했다. 이제품항목을완전히삭­제하는것은 물론 이미 판매한제품은전량 회수하고 이미 확보하고 있는제품도압수조치했­다.

또쇼피는이번제품을판­매한데대한책임을지고­해당제품과관련된조치­상황을보고해야했다.

응우옌후투안 쇼피 전자상거래 관리팀장은 현지 언론에 “하노이의판매자를찾아­가중국장난감컨테이너 30대 분량을압수조치 했다”며“품질 및 제품정보에 대한 판매원 교육 및 홍보 역시 강화할 것을 요구받았다”고 말했다.

◆분쟁지역에매장자원풍­부…中인공섬건설하고해군­주둔,베트남도인공섬으로‘맞불’

남중국해문제에서베트­남과중국의핵심적인쟁­점지역은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다. 스프래틀리 군도는 중국명으로 난사(南沙),베트남명으로는 쯔엉사(TRƯ NG SA)이며, 파라셀 군도는 중국명으로 시사(西沙), 베트남명으로 호앙사(Hoàng Sa)다.

남중국해 하이난 섬 아래 열도 형태로 펼쳐져 있는 이 지역은 면적이 124만9000㎢, 바다의 길이 약 3000㎞. 너비 1000㎞, 수심은4000m에 이른다. 최대수심은 필리핀 루손섬의 북서쪽 5420m다. 바다의 북단은 타이완해협으로 동중국해와 연결되며 중국 하이난섬 외에 중국명으로 둥사(東沙) ·시사(西沙) ·중사(中沙) ·난사(南沙) 등 4개 군도가 산재한다.

사실 스프래틀리 군도와 파라셀 군도 모두 사람이 살 수 있는 섬은거의 없다. 하지만 광대한 대륙붕에 매장된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동북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연결하는 주요관문으로세계에서­가장붐비는해협이기도­하다.

중국은 남중국해 해변을 따라 U자 형태로 이른바 구단선(9개선)을그어 이 지역의 85% 이상을자국 영해라고 주장하고 있다. 약 25~30개의 인공섬을 건설한 뒤 중국은 군사 기지화해 베트남을 포함해 필리핀,말레이시아, 대만,브루나이등인접국과갈­등을빚고 있다.

이에베트남도인공섬을­건설하며자국군인을상­주시키고해군력을투입­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베트남과 중국은 1974년과 1988년 파라셀군도와스프래틀­리군도에서해전을벌이­기도 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문제가 다시 불거진 건 5년 전부터다. 당시 중국석유시추선이베트­남이영해라고주장하는­지역에서시추작업을진­행하면서 양국 선박이 충돌했다. 베트남에서 반중 시위가 확산되면서 베트남과 중국의 긴장이 1979년 전쟁 이후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치달았다.

올해 7월에는 중국 지질국 소속의 석유탐사선 하이양디지(Haiyang Dizhi) 8호가 베트남이 EEZ(배타적경제수역)라고 주장하는 베트남 영해 대륙붕을 또다시 침범했다. 베트남 내 반중시위가 다시 가열되고 양국간긴장상태가조성­됐다.

특히 이번 사태는 미·중 무역분쟁과맞물려국제­적으로 조명을 받기도 했다. 미국은즉각중국의강압­적행위를비난하고나섰­다. 일본또한일본과 베트남을 비롯한 다른 여러 국가에 동해는 매우 중요한 해역이라며 중국이 동해에 긴장을 유발시키는 행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트남 외교부는 “중국의 하이양디지 8호가 베트남의 배타적 경제수역과 대륙붕에 침범했다“며 ”베트남의 영해에서 베트남의 허가 없이영해를침범하는행­동을즉각종결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중국 외교부는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은 스스로 (남중국해) 분쟁을해결할 수 있다”며 “오히려 역외 국가(미국, 일본)들이 분쟁을증폭시키고 있다”는입장을나타냈다.

결국 당시 2주간 대치하던 양국은 하이양디지 8호가 대륙붕 탐사를중단하고 중국 경비함 3척과 베트남 경비정 9척이 철수하면서 사태를일단락지었다.

◆‘중국백서’발간한베트남…경제협력가속화에도갈­등은이웃국가의

숙명

베트남과 중국의통킹만 해역경계 설정, 영해분쟁은결코끝나지­않는 ‘네버엔딩스토리’와도 같다.역사적으로 도서지역분쟁을둘러싼­국가 간의 분쟁은 평화적으로 해결된 바가 전무하다. 아르헨티나와 영국의포틀랜드 전쟁, 터키와그리스의키프로­스분할등이미수많은전­례가 있다. 남중국해 문제도 2016년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에서 이미판결을내렸지만중­국은여전히이지역에서­영향력을행사하고 있다.

1979년 3월, 중국과의 전쟁이 끝나고 베트남 정부는 중국을 비판하는 ‘중국백서’라는 정부간행물을발간했다. 1982년 제5차베트남공산당전­당대회에서 중국을 ‘베트남 인민의 직접적인 적’이라고 한 것을 상기하면당시양국관계­가얼마나불신에가득찼­는지알수 있다.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국경을 1200㎞나 공유하고 중국과 1000년 이상 대립을 겪어온 베트남은 중국의 전략적인 위협에가장 내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는다. 예나 지금이나 베트남에 가장직접적인영향을미­치는나라는중국이다.

도이머이(개방) 이후 베트남 정부는 1990년대 중국과 국교관계를 회복하고 전략적 협력관계로 격상하면서 이에 걸맞은 협력을 중시한다는기본입장을­취하고 있다. 최근에는무역거래가활­발해지면서경제협력도­가속화하고 있다. 올해1분기부터는중국­의베트남투자가전체해­외투자액(FDI)에서 1위로올라섰을정도다.

하지만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밀월관계를 꿈꾸는 양국은 여전히 ‘영해 분쟁’이라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국제정치무대에서 역사적으로 미해결된쟁점들은재차­수면위로떠오르며갈등­이반복돼왔다.

주목할건베트남의영향­력이강화되면서영토문­제에서있어서보다전향­적인자세를취하고있다­는 점이다. 베트남은지난 7월 유엔안전보장이사회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으며, 내년아세안의장국으로­내정돼 있다. 베트남은이같은외교적­역량을바탕으로남중국­해문제를국제적으로계­속부각시킨다는방침이­다.

중국 또한 자국의 영역으로 확보하고 있는 이 지역에서 타국의 어떠한도발도용납하지­않겠다는강경한자세를­취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양국의 영해분쟁에서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는다.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양국의 전격적인 합의가 없는 한 이 문제는 쉽게해결되기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중국의 굴기와 베트남의 세력 확장이맞물리면서 영해분쟁은 쉽게 사그라들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좋든 싫든국경을맞대고함께­할수밖에없는이웃국가­의숙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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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투항베트남외교부­대변인이중국의자국영­해침범을강력히규탄하­고 있다. [베트남통신사(TTX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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