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동붐타고…기회의땅밟는CEO들
사우디,미래신도시대규모투자…철강수요급증에눈독삼성물산·GS글로벌등납품기회·신사업가능성모색
사우디아라비아가 상사맨들에게블루오션으로떠오르고 있다. 사우디가 ‘중동판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5000억 달러(약 600조원)를 들여미래신도시건설에 나서면서 철강수요가급증하고있기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기존 주력 사업인 무역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등미래먹거리도확보할수있을것으로 보인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종합상사 최고경영자들이 잇따라사우디 출장길에 올랐다. 지난달말에고정석 삼성물산 상사부문사장이사우디의수도인리야드를찾은데이어이달초에는김태형 GS글로벌 사장도 현지를 방문했다. 이들은 각각 사우디 정부 관계자및거래선을만나사업을논의하는한편현지사업장을점검한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고사장과김사장이현지에서추가납품기회를모색하는한편신사업가능성도타진한것으로보고 있다. ◆사우디,미래신도시에5000억달러투입…건설·상사업계‘눈독’
종합상사가 사우디에 주목하는 것은 막대한 시장성 때문이다. 사우디 정부는 석유 의존도를 낮추고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준비를 목표로 ‘비전 2030’을 선포한 바 있다. 총 7000억 달러가 투입되고, 이가운데 미래 신도시 ‘네옴(NEOM)’ 건설에만 무려 5000억 달러가쓰인다. 국내 기업들은 사우디의 사회간접자본(SOC) 수요를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지난 6월 무함마드빈살만사우디왕세자겸부총리가 방한하자 건설업체를 계열사로 두고 있는 삼성그룹과 GS그룹은분주하게움직였다.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찾아 “중동지역 국가의미래산업분야에서삼성이잘해낼수있는부분을찾아보고협력강화방안을마련해발빠르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부회장은 방한 중인 빈살만 왕세자를 서울 용산구 승지원으로 초청한데 이어 지난 17일에도 사우디 현지에서 3개월 만에회동해 협력방안을논의했다.
GS그룹 또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에너지 및 투자분야’ 사업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을 지난 6월 체결했다. 양측은 업무협약을 계기로 석유 및 가스 등 에너지 사업뿐만 아니라 건설, 무역등에서도새로운사업기회를모색하기로했다.
현재 삼성과 GS의 건설 계열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GS건설역시사우디에서도로와교량등대형프로젝트수주에주력하는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국내 건설사들이 중동지역에서만 100억 달러 수준의 수주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현재 내년준공을목표로 리야드에서도심지하철3개노선을시공 중이다.
◆추가납품모색이어신재생에너지등미래사업가능성도
건설사를계열사로 둔 종합상사도 덩달아호황을누리고 있다. 특히 삼성물산 상사부문의경우 장기적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서의약진을꾀할수있다는점에서주목받고 있다. 사우디가 ‘탈(脫)석유’를 꾀하며 국가 에너지원을 신재생으로 전환하는 ‘에너지 트랜스포메이션’ 기조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2023년까지 9.5GW의태양광·풍력발전시설건립을목표로하고 있다.
최근 신재생에너지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점찍고 대규모 사업을펼치고 있는 삼성물산 상사부문으로서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삼성물산은 2017년 캐나다 온타리오주와 프린스에드워드아일랜드주에신재생에너지복합발전시설을지은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들이 종합상사의 손을 잡고 사우디 공략에나선 데에는 그룹 차원의 판단이 있었을 것”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상사 측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추가 발주 기회를 잡을 수 있고최근 성장의 한계에 부딪힌 상사 측역시높은마진을 노릴 수있기때문에 ‘윈윈’ 관계라고할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