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10년만에키코피해자­만난금융위원장…변수될까

- 장은영기자eun02@

은성수금융위원장,키코공대위원장과단독­면담뾰족한해결책없지­만분조위일정탄력붙을­듯

키코(KIKO) 피해자들이금융당국수­장과 10년 만에 만났다. 키코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금융위원회의 기존입장이크게변한것­으로풀이된다.

그러나 실제 금융위가 피해자들에게 제시할 해결책이 많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위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이하 분조위) 결정에 개입하기 어려운 데다, 키코 피해자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기도 녹록지 않은 탓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키코 관련 분조위를 이달 중 개최할예정이다. 분조위 일정이 계속 늦어지고 있지만,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과키코피해­기업측의단독면담으로­탄력이붙을것으로 보인다.

은위원장은지난1일조­붕구키코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과단독으로5­0여분동안면담했다.면담은키코공대위측의­요청으로성사됐으며,금융위원장이키코피해­기업과만난것은키코사­태이후10년만이다.

종전까지금융위가키코­피해자구제에소극적이­라는지적을들었던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변화다. 불과 4개월 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은“키코가분쟁조정대상이­되는지의문”이라고말한바 있다.

다만 너무 늦은 시점에 이뤄진 만남이라 뾰족한 해결책이 나올지 의문스럽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분조위만 보더라도 금융위가 지금 시점에서개입하기어려­운면이 있다.

이는 분조위 결정이 권고 사항에그쳐 당사자 모두가 수용하지 않으면 조정이 성립하지 않는 탓이다. 보통 분조위 결정이 수용되지 않으면소송으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경우가 많으나, 키코 계약은 대부분 공소시효가지나소송이 불가능하다. 즉, 분조위가은행도납득할­만한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조정이 수용되지 않고 피해보상 절차가 파행에 이를수밖에 없다.

때문에 금감원과 분조위는 키코 피해자와 은행 모두가 받아들일 수있도록 결과를 적절하게 조율하는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재조사가시작된 키코문제가 반년가까이결과를내지 못하고 있는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 상황에서 금융위가 간접적으로 분조위에영향을미쳐결­과를변경하기가쉽지않­다는게 중론이다.

또키코피해자들이청원­하는경영정상화지원방­안도선뜻약속하기가 만만치 않다. 키코 피해자들은 △보증채무 면제 △연대보증인의 보증해지△키코피해기업수출보증­지원△피해기업과대표자의신­용등급상향△구제기금·재기지원펀드조성 등이다.

이 중 보증채무 면제와 연대보증인의 보증을 해지하기 위해서 금융권전체에확산된보­증채권을정부가사들여­야 한다. 문제는 400여곳에이르는 키코 피해기업의 보증 채권을 매입하기 위해서 얼마나 자금 지원을 해야 하는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보증 채권 규모는 키코 공대위측도완전히파악­하지못하는수준이다.

구제기금이나 재기지원펀드를 조성하는 것도 정부 예산을쏟아부어야해간­단치 않다. 그나마수출보증지원과­피해기업및대표자의신­용등급상향은다소수월­한 편이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번 만남 자체가 피해자 구제에 긍정적인영향을줄것이­라는분석도 나온다. 금융위가나서모든일을­해결할수없겠지만 금융위원장이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신호는다방면에영향을­미칠것이라는시각이다.

금융권관계자는 “은 위원장의행동으로키코­사태막판에큰변수가생­겼다”며 “당장 금융위가대단한것을해­줄수없겠지만피해자구­제가어떻게전개될지주­목할필요가있다”고말했다.

 ??  ?? 6일 오전 서울 수출입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및 제26차경제관계장관­회의에은성수금융위원­장이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서울 수출입은행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25차 경제활력대책회의 및 제26차경제관계장관­회의에은성수금융위원­장이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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