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IPO시장‘훨훨’…내년에도훈풍이어진다
올9월까지89건상장1년새13%껑충…부동산업주축태국이성장세주도…올들어18곳상장·13곳상장대기무역전쟁등불확실성으로침체빠진세계시장과대조
동남아시아 기업공개(IPO) 시장에훈풍이불고 있다. 글로벌 성장 둔화,미·중 무역전쟁등각종불확실성에세계 IPO 시장이침체에빠진것과대조적으로꾸준히성장세를보이고있는 것.
태국이 이 지역에서 IPO 시장의 활기를 주도하는 가운데,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들이 줄을잇고 있어 내년까지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동남아IPO건수전년비13%↑·조달액1%↑
닛케이아시안리뷰(NAR)가 최근 글로벌 컨설팅업체 EY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1~9월 동남아에서는 89건의 신규 상장이 이뤄졌다. 1년 전같은기간에비하면 13% 증가한 수치다. 이지역에서 상장을 통한자본조달 규모는 48억 달러(약 5조5700억원)으로 지난해에비해 1% 늘어났다.
비교하자면 전 세계적으로는 올해 1~9월 총 768건의 IPO가 진행돼1140억 달러를 조달했다. 1년 전에 비해 각각 26%, 25% 쪼그라든것이다. 그나마 선방했다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우에도 올해 첫 9개월동안 IPO 활동이한해전에비해 9% 위축됐다.
글로벌 성장 둔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홍콩의대규모송환법시위를둘러싼불확실성이전세계IPO 시장에찬물을끼얹었다.
그러나동남아는부동산과같은전통업종을중심으로활기가이어지고있다는분석이다.올해 1~9월 부동산업종이전체 IPO 시장에서 59%를차지했다.이어소비재제조업과서비스업이각각 14%로 뒤따랐다.
이는세계적으로기술업종이 IPO 시장을주도하는것과는다른흐름이다. 미국최대차량공유업체우버, 화상회의프로그램업체줌, 세계최대업무용메신저업체슬랙등이올해뉴욕증시에데뷔하는 등, 전세계IPO 시장에서기술업종이차지한비중은 36%에 달했다.
반면올해동남아에서 기술업종의 IPO 규모는 전체에서 1%가 채되지 않는 것으로 집계된다. 동남아 역시 인터넷 보급과 인구 증가, 기술발전을 발판 삼아 차량공유,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 소비자 서비스 부문의기술기업들이고속성장하고 있다. 그러나여전히이들대부분은상장대신 사모펀드(PEF)를 통한자금조달을선호하는것으로전해졌다.
◆태국이주도… “내년에도가장강력한IPO시장될듯”
동남아에서 IPO 시장을주도하는건 태국이다. EY 자료에따르면올들어 10월 21일까지 총 18개 업체가 태국 증시에 데뷔했다. 상장을 기다리는 기업도 13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6곳은 이미 태국증권거래소(SET)에서 상장을 승인받았다. 이대로라면 지난해 기록한 19건을 넘어설것이확실시된다.
대표적으로는태국대기업 TCC그룹의 부동산부문자회사인애셋월드(Asset World)가 있다. TCC그룹은 ‘창맥주’로 유명한타이베버리지의모회사로 최근에는 스타벅스타일랜드 운영권을 인수하기도 했다. 방콕에서호텔과 쇼핑몰, 사무실건물등을운영하는애셋월드는지난달 10일 태국 증시에 안착했다. IPO를 통한 조달액은 16억 달러로 근 4년여만에최대규모기록이라고블룸버그는전했다.
상장을기다리는기업들도줄을 섰다. 부동산회사인싱하에스테이트(Singha Estate) 산하 S호텔앤리조트(S Hotels and Resorts)는 약 2억3600만 달러 규모로 오는 12일 상장할 예정이다. 현재 태국, 몰디브, 피지, 모리셔스, 영국등5개국에 39개 호텔과리조트를운영하는S호텔앤리조트는 2025년까지 업장을80곳으로늘리는게 목표다.
이회사의차이라스 시바포른판 최고재무관리자(CFO)는 “IPO로 조달한 자금은 사업 확장과 국내외 시장 투자를 위해 쓰일 것”이라면서
“올해 바트 강세로 해외 자산 인수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달러대비태국바트화가치는올해 6.5%가량 올랐다.
태국의 시암시멘트그룹의 룬그로테 랑시오파쉬 회장은 지난달 사업확장을 위한 자본조달을 목표로 포장 전문 자회사인 SCG패키징(SCG Packaging)의 상장계획을 발표했다. 구체적인상장시기가발표되지는않은 가운데, 내부소식통들은SCG패키징이 IPO를 통해약 300억 바트(약 1조1500억원)를 조달할것으로내다봤다.
태국 대기업 센트럴그룹의 핵심 소매사업인 센트럴리테일(Central Retail)도 태국 증시의 문을 두드리는 기업이다. 태국에서 백화점과 주요아웃렛을운영하는 센트럴리테일은 최근 베트남에진출하며 사업을확장하고 있다. 센트럴리테일은 상장을 통해 약 1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확보함으로써 해외 진출에 한층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센트럴리테일은 SET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한 상태로 올해 12월이나 내년 초에상장할것으로전망된다.
태국 참치캔 제조사인 타이유니언그룹의 자회사 타이유니온피드밀(Thai Union Feedmill)도 증시데뷔를계획하고있다. 새우와물고기사료를만드는이회사는증시상장을통해인도네시아를비롯한다른나라로사업을확장하기위한재원을확보할계획이다.
호천혼 크레디트스위스 동남아 자본시장 대표는 “2020년에 태국이가장강력한 IPO 시장중하나가될것으로예상한다”면서 “이른바 IPO대어(大魚)들이 올해준비를마치고내년증시에올라탈 예정이다”라고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가구 제조사 스프링아트홀딩스(Spring Art Holdings)와 태양광 시스템 설치회사 솔라베스트홀딩스(Solarvest Holdings)가 이달중 IPO를예정하고있다.베트남에서는신생항공사밤부에어웨이(Bamboo Airways)가 내년 1분기에 상장을통해 1억 달러를조달할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증시에서도약 30개 업체들이상장을준비하고있다고니혼게이자이는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