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경기낙관론확산…글로벌금융시장모처럼­훈풍

- 김신회기자 raskol@

신흥국증시최고치행진…금·은등안전자산하락세미·중협상기대감이배경…전문가“과도한낙관금물”

글로벌 금융시장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깜빡이고있는경기침체­경고등을꺼야 할지, 두고봐야할지를놓고논­란이한창이다.

◆‘공포’대신‘탐욕’…글로벌증시, 1%만더오르면‘신고점’

세계적인경기낙관론이­위험자산수요를자극하­면서세계증시의랠리가 한창이다.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를 반영하는 MSCI전세계지수(ACWI)는 지난 8일 543.24를 기록했다. 11월 들어 상승세가 돋보였다. 1.3%만 더 오르면 2018년 1월 기록한 사상 최고치(550.32)에 도달한다. 주요국증시는이미랠리­속에역대고점기록을갈­아치우고 있다.미국뉴욕증시에서는다­우, S&P500, 나스닥등 3대지수가지난달말부­터사상최고치경신경쟁­이 한창이고, 브라질과대만등신흥국­증시도최근 사상 최고치 또는 수십년 만에 최고치 기록을 새로 썼다. 일본 도쿄증시간판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해기록한 27년 만의최고치에바짝 다가섰다.

원유와구리같은원자재­시장도최근안정세로접­어들며상승곡선에올라 탔다.

위험자산에 돈이 몰리는 건 시장의 불안감이 누그러졌다는 방증이다. 월가에서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8일 12.07에 불과했다. 하루에만 5% 넘게 떨어졌다. 10~20에서 움직이는 게 보통인 지수는 10월 초만 해도 20을 웃돌았다.시장에 공포가 만연했다는 뜻이다. 연초에는 25를 웃돌았고 8월에는한때 25에 육박했다.

CNN비즈니스가 내는 공포·탐욕지수는 시장의 공포가 탐욕으로 돌변했음을 보여준다. 0(극단적 공포)과 100(극단적 탐욕) 사이에서 움직이는 지수는 8일 91을 나타냈다. 1개월 전만 해도 30으로 공포가 시장을 장악했다.

분위기가 돌변하면서 안전자산시장은 직격탄을 맞았다. 투자자들은특히 채권시장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경기불안 속에 투자자들은 한동안 주요국 국채 투자에 열을 올렸다. 통화부양에 나선 중앙은행들의 초저금리 기조와 맞물린 안전자산 수요가 한동안 국채 가격을 띄워올렸다. 국채가격과반대로 움직이는 국채금리는 곤두박질쳤다. ‘마이너스금리’가 흔해졌을 정도다. 최근상황이반전되면서 10년 만기 미국국채금리가 1.94%까지 반등했다. 이달 들어서만 0.25%포인트 올랐다. 프랑스, 벨기에등유럽일부나라­에서는마이너스였던 국채금리가플러스로돌­아서기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전 세계 마이너스 금리 채권 규모는지난8월 17조 달러에서최근 12조5000억 달러수준으로줄었다.

금, 은을 비롯한 귀금속, 엔화 등 다른 안전자산 가격도 최근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8일까지 일주일간 금 선물 가격은 3.7% 떨어졌다. 주간 기준으로 2016년 11월 이후 낙폭이 가장 컸다. 은 선물은 같은 기간7.6% 하락했다. 블룸버그는세계경제 안정화신호가금의투자 매력을떨어뜨렸다며, JP모건과시티그룹등­이금에대한베팅을청산­했다고전했다.

◆“침체임박아냐”경기낙관론확산…미·중협상백지화가능성도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지난 7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한때 0.15%포인트 뛴 1.97%에 도달한것을두고 “채권시장이 공식적으로 경기침체 경보기를끄고성장세가 더강해질것임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미·중 무역협상 진전 기대감이 경기 낙관론의 배경이 됐다. 중국 상무부가미국과단계적­인관세철회에합의했다­고밝힌게 결정적이었다.미국 측이 이를 부인하면서 비관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지만, 미국과 중국이 지난달 고위급 협상에서 잠정 도출한 ‘1단계 합의’가 양국의 무역갈등을 완화하는 중대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여전하다. 시장에서는 적어도 다음달 15일에 예고된 추가 관세폭탄은 터지지 않을 것으로점치고 있다. 12월 15일이 도널드트럼프미국대통­령과시진핑중국국가주­석의 1단계 합의 서명을 비롯한 미·중 무역갈등 변수의 중대 시한또는분수령이되는 셈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경기침체 위험이 한풀 꺾였다는 게 중론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의 정례이코노미스트설문­조사에서미국경제가1­년 안에침체에빠질가능성­은지난 9월 34.79%에서 10월 34.19%, 11월에는 30.19%로 떨어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월가기관투자가들이지­난 8월만 해도미국의 1년 내침체가능성을 50%정도로봤지만이제는골­드만삭스가 24%, 모건스탠리는 20%가량, 심지어바클레이스는1­0%도 안된다고본다고지적했­다. WP는미국과중국의 무역전쟁 휴전을 논의하고 고용, 소비를 비롯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강력하진 않지만 여전히 탄탄하다는 사실이 경기 낙관론을 뒷받침한다고지적했다.

미국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진단도다를바 없다. 연준은 지난달 말 올해 세 번째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이른바 ‘보험성 금리인하(insurance cut)’ 행진에 사실상 ‘쉼표’를 찍었다.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 사이클을 완전히 멈춰 세울 정도는 아니지만, 경기여건이전보다나아­졌다고본 것이다. 메리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톰바킨리치몬드연은총­재등연준주요인사들도­침체가임박하지않았다­고진단했다.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지속되면 머니마켓펀드(MMF)에몰렸던 부동자금이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으로 대거 유입될 것으로기대한다. 금융정보업체 리퍼에 따르면 불안감에 휩싸인 투자자들이MMF에묻­어둔현금은 10년 만에최대인 3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지난 3년동안에만1조달러­가량늘었다.

물론 과도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장 꺼림칙한변수는 역시 미·중 무역갈등이다. 금융시장에서는 여전히 미·중 무역전쟁을가장심각한 리스크(위험)로 꼽는다. 협상분위기가전보다좋­아진건 틀림없어 보이지만, 아직 확실한 게 없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8일 미국은아직중국과합의­를하지않았으며모든관­세를철회하지는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중국과의 협상은매우잘되고 있고,많은긍정적인일이일어­나고있다고 강조했다.비관론자들은트럼프대­통령이전에도합의직전­에협상을백지화한적이­있다고지적한다.

전문가들은특히미국이 12월 15일에 예고한 대중추가 관세조치를강행하면 전보다 파장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중국산 소비재가 집중표적이기 때문이다. 기업실적과 소비지표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국이 어떻게든 추가 관세를 피하려 할 것이라는 관측을 뒷받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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