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거제도바지락살아서싱­가포르까지… ‘신선박스’로OK

자체개발‘그리니’박스로고부가식품수출­물류선도IoT적용내­외부환경측정…배송과정온도차이2.6도300여종라이선­스취득…막힘없는물류서비스제­공

- 오수연기자syoh@

거제도에서 잡은 바지락이 바다 건너 싱가포르까지 산채로 날아간다.심지어 서울 대형마트로 보내는 것보다 신선하게 운반된다. 쉽게 무르는 딸기도 밭에서 갓 딴 것처럼 말레이시아로 보낼 수 있다. 특수 소재로 만든 신선 박스 ‘그리니(Greenie) 박스’를 이용한 에스랩아시아의 물류서비스덕분이다.

10일 아주경제와 만난 이수아 에스랩아시아 대표는 자체 개발한 콜드체인(식품 저온 유통체계) 기술로 한국 식료품의 고부가가치 수출을이끌고 있다.

이대표는처음부터 물류 사업에 관심이 있던 것은 아니다. 일본에서대학을졸업한­뒤국내의류상사에서일­하던중동남아시아시장­의가능성을 엿봤다. 처음에는의류·화장품 사업을 했으나, 물류때문에난항을 겪었다. 아무리좋은화장품을들­여와도 에어컨조차 없는 열악한 현지 환경 탓에 사용기한이 4분의 1로 줄고, 말라붙어서 물건을 팔 수가없었다.

이대표는 “말레이시아의 햇빛이라도막아보겠다­고은박지로싸기도했는­데 소용이 없었다. 결국 직접 창고를 짓고 에어컨을 상시 가동했는데, 현지에서 드물게 시설이 좋고 청결하다 보니 식품업을 하는 고객에게도의뢰가와서­콜드체인물류업을시작­하게됐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자체 개발한 그리니 박스는 에스랩아시아 콜드체인의주축이 됐다. 겉보기엔 평범한 상자지만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부착돼박스내외부환경­을실시간으로측정하고­데이터를수집해빅데이­터를구축하는똑똑한 상자다. 특수 소재로 소량의 아이스팩만으로도 배송의시작부터끝까지­온도차이가 2.6도에 불과하게유지한다.

이 대표는 “1세대 모델은 은색 돗자리와 비슷하게 생긴 기능성 원단으로 만들었는데 돗자리인 줄 알고 창고에서 몇백만원어치를 모두 버리더라. 쓰레기장을 뒤져서 찾아왔지만 다 찢어져서 쓸 수가 없었다”며“이러한 과정을거쳐개발된 3세대 모델은집어던져도 5년은 사용할수있는내구성으­로업그레이드하고용적­률도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티로폼은 일회용이고 드라이아이스를 많이 쓰나 지속 시간이6시간에 불과하다.항공컨테이너는비행시­에는문제가없지만활주­로에 내렸을 때 온도가 20도씩 올라가며 식품의 신선도가 떨어진다”며“배송과정에서최대 25%까지 손실이발생해피해가큰­기존방식과다르게온도­차를최소화해손실을 줄이고, 배송후유통기한도길어­고객만족도를높였다”고 강조했다.

이대표의또다른자신감­은경험에서나오는막힘­없이원활한물류서비스­다.

그는 “신선 박스만 있다고 되는 비즈니스가 아니다. 통관에서문제가생겨서­지체되면물건이썩기때­문에전과정이매끄러워­야한다”며 “의류·화장품 사업을했을때각국가의­수출입라이선스를보유­하고길을닦아놓았다”고강한자신감을보였다.

에스랩아시아는올해고­객사와함께 동죽, 바지락, 꼬막, 백합등을산채로 싱가포르에 보내는 테스트를 진행해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싱가포르로 보낸 제주 감귤 배송 건수는 2500건에 달한다. 물류 전 과정에 필요한 300여 종의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있으며, 동남아 국가별물류법인을설립­했다. 50만 건배송을 하고, 125번 비행기를날렸다.

국내 대형 업체들은 물론 동남아 전역을 아우르는 데어리팜 그룹의유통채널에도 물류를 보낸다. 현지 상품기획자(MD)들이 먼저 나서서에스랩아시아를­이용해보라며소개해주­기도할 정도다.

에스랩아시아는 장기적으로 현재 지속 시간이 24시간 가량인 3세대그리니 박스의 4세대, 5세대 모델을 개발해 중동, 미국, 유럽까지 시장을넓히는것이 목표다.

이 대표는 “내년도에는 국내 대형 플랫폼과 협력해 물류를 내보내는것과, 수출·수입을 동시에진행하는것이 목표다. 호주의 고급소고기나소량이어­서 수입이 어려웠던 물품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한국 농·수산물이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수출될 수 있도록 인프라를 구축하고싶다”고힘주어말했다.

 ??  ?? 이수아에스랩아시아대­표가그리니박스를소개­하고 있다. [사진=에스랩아시아 제공]
이수아에스랩아시아대­표가그리니박스를소개­하고 있다. [사진=에스랩아시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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