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거대中시장은과연한국­기업무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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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시장은 우리에게 과연 무덤인가? 사드 사태 이후대부분의여론은중­국시장을그렇게몰아가­고있는 추세다.

기업들도 중국에 가면 모두 실패할 것처럼 얘기한다. 심지어 아직까지도 중국에서 돈 벌면 한국으로 못 가지고 온다는 얘기를 한다. 외국기업이 중국에서 합법적으로 벌어들인 돈은 합법적인 규정에따라자국으로송­금할수 있다.

만약 중국에서 돈을 벌어도 자국으로 송금을 못한다면 현재 중국에 있는 약 95만개의 외국인 투자기업들은아마도존­재하지않았을것이다.

우리는 아직도 중국에 대한 많은 편견과 선입관을 가지고 있다. 물론 중국은 특유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우리와 전혀 다른 체제를 가지고 있고, 공산당에 의해 부분적으로 정보가 통제되고, 우리와다른규제들이존­재하는것도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정책의 불확실성 및 비즈니스 환경의불투명성으로인­해중국사업에어려움을­겪는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드사태로인한롯데마­트의중국사업철수일 것이다.

그러나 현대 및 기아자동차나 삼성 스마트폰의중국시장 점유율 하락도 모두 사드 원인으로 몰고가는것은적절하지 않다.

외부적인 요인인 사드 원인도 일부 있겠지만, 그것보다 중국시장 변화와 소비자에 대한 접근방법의문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내부적인 요인이 더 크게작용했을것이다.

중국 소비자들은 현대 자동차의 중국 내 시장 포지셔닝이 매우 애매모호하다고 얘기한다. 다시 말해,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가 중국 소비자 입장에서 불명확하다는 얘기다. 또한 현대 자동차를구매하더라도 신차가 새로 출시되고 6개월 정도 지

나면 가격이 내려간다는 것을 학습효과를 통해 대부분의중국소비자들­도알고 있다.

따라서 구매를 하더라도 6개월이 지나고 가격이내려간 후에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시장에서가격포지­셔닝전략도실패했다는 것이다.한국자동차의 중국 내 점유율은 고스란히 일본 및중국로컬기업들이가­져갔다.

한때한류의영향으로중­국시장에서호황을누렸­던화장품도상황은 마찬가지다. 1~2년 전만해도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타오바오 화장품 판매순위에서 1~5위가 한국 화장품이었다면, 지금은 일본및 중국 로컬 화장품들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있다.

상황이이렇다 보니 중국시장은 한국기업의 무덤이라는 말이 생긴 듯하다. 왜 그렇게 되었는지? 그결과를초래한과정과­원인분석이우선되어야­대응방안을모색할수 있다.

단지 중국시장을 ‘무덤’이라는 프레임으로 우리스스로옭아매고포­기하기에는너무나큰 시장이고,앞으로도 더욱 커질 시장이기 때문에 결코 포기해서는안 된다.

우리가과거 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일본기술과 산업을 배워 성공적으로 산업의고도화를 했던 것처럼, 중국도 그런 방식으로 자국산업을고도화시키­고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정부의 막강한 육성정책과 자금지원 속에서 점차 그 존재감이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훨씬빨라지고있­다는 것이다.

가장대표적인사례가바­로 ‘중국 모바일게임 산업의 굴기’일 것이다.

과거 ‘한국 온라인 게임은 중국에서 무조건성공한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중국시장에서한국게임­은 최고의 인기였고, 중국기업들이 경쟁적으로한국산게임­을퍼블리싱하려고 했다. 그러나상황은완전역전­된상태로 보인다.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가면서 중국게임 업체의성장은매우눈부­시다.

중국게임의 수출금액은 2017년 기준 83억 달러로 한국의 두 배를 넘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이제중국산 게임이 한국시장에서 퍼블리싱되고 있다. “요즘 중국 모바일게임의 경우 줄거리, 제작기술뿐만 아니라 운영능력도 한국을 능가할 정도입니다.”국내 모바일 게임업체 모 사장님이 필자한테 한 말이다.

만약 현재 막혀 있는 한국산 게임 판호를 중국정부가 허가해 준다고 하더라도 과거와 같은 호황은없을것으로 보인다.

중국기술‧기업의 성장과 시장의변화를 인정해야한다. 그래야 중국시장이 보인다. 무조건 공산당 체제에 의한 시장의 불확실성과 사드라는 프레임으로중국시장을 몰고 가면 결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못한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9년 기업환경평가보고서’에 의하면, 중국은기업환경개선폭­이큰나라 순위 31위로 한국(5위), 미국(6위), 독일(22위)보다 낮지만 선진국이라는 일본(29위)과 비슷한 위치

에 있다.

또한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혁신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세계 17위로 전년 대비 5위 상승하면서 처음으로 20위권 안에 진입했다. 인정할 것은인정해야한다.

중국 정부는 지난 10월 24일 중국 비즈니스 환경개선을 위한 법안인 ‘비즈니스 환경 최적화 조례’를통과시키고,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외국기업을포함해중국­내경영활동을하는기업­과개인을평등하게대우­한다는내용이다.

지적재산권보호를위해 새로운 배상제도를 도입하고,지방정부가법적근거없­이기업으로부터받는준­조세 성격의 경비를 징수하거나 계약을 일방적으로변경하는것­을금지하도록규정하고­있다.

이를 두고 대부분의 매체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의 영향으로 중국 정부가 어쩔 수 없이 제정한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다르게 해석하면 이제 공정하고투명한경쟁을­해도중국기업이해볼만­하다는자신감의표현일 것이다.

중국시장은우리의 무덤이 아니라반드시들어가야 할 핵심시장이다. 우리와 다름을 인정하고, 중국시장을 정확히 보고 이해할 수 있는 혜안이 무엇보다필요한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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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찬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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