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확진자쇼크…한국,공포를방역하라

AJU Business Daily - - 첫장 -

‘컨테이전(Contagion,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 2011)’은홍콩발정체불명의바­이러스에대한 얘기다. 전염병의발병과확산의­과정을다룬이영화는‘공기속에떠도는 두려움’을 조명했다. 바이러스도 시발점이존재하는것처­럼공포에도촉발하는원­인이있다는걸생각하게­한다. 전염병와중에도정치적­이익이나경제적실익을 챙기는존재가있다는의­심이증폭되고, 그것이불신과 불안을 가중시켜사회문제를 유발한다. 공포를 잡지못하면 바이러스보다 더빨리사회의정상적인­기능들을 마비시킨다는 것을영화는소름끼치게­보여준다.하지만현실은대개영화­를앞지른다.

이제한 고비를 넘었나 싶었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다시고개를 들듯 사망자와 확진자숫자의그래프 끝을 바싹 들어올리며공포를 키우고 있다. 지난 12일 하루 사이에만 중국 후베이성의사망자가 248명이 늘었다(13일 오후 4시 기준). 확진자는 5만9493명으로 1만5000명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 전체로 사망자가 1355명이 됐다. 국내는아직사망자는나­오지않았고확진자중에­서치료에 성공한 환자들이퇴원하는 사례가 늘어안도하는 분위기였는데, 중국 상황의악화로 심리가 다시얼어붙고 있다. 이제이 ‘공포’를 관리해야한다는지적이­나온다.

인류는 14세기 최대 2000만명 사망으로 유라시아대륙을시신으­로뒤덮은페스트(흑사병)를겪었고1918년6­개월만에50만명이사­망한스페인독감과의전­쟁을 치렀다. 공포의트라우마는변종­의전염병이급습할때마­다본능적으로살아나는­듯하다.마스크뒤에숨은민심은­일손을놓고스마트폰모­니터창으로쏟아지는바­이러스뉴스에촉각을곤­두세운다.

영화가 보여주었듯이, 때로는 바이러스 자체보다인간들사이에­급속도로전염되는불신­과공포가치명적인피해­를 부른다. 치안의 위기, 경제의 마비, 소통의단절. 죽음을몰고다니는바이­러스앞에서‘조심’과 ‘불안’의 경계는 어디인가. 가늠하기가 어렵다.문재인대통령은아산과­진천의교민수용시설을­방문한데이어12일엔 서울 남대문시장을 찾아 “지나치게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상인들을 다독였다.정부는 코로나19 사태이후국가경제의심­상찮은위축상태를풀기­위해‘공포’를 방역하는다양한설득작­업을 펼치고 있다. 정상적인 경제행위를할수있는분­위기조성이시급해졌기­때문이다.

본지는12일 ‘코로나19, 한국-중국의실상과 전망’긴급좌담회를 가졌다. 박상철(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 박승준(전조선일보 베이징·홍콩 특파원),

정부의전세기신속대처­는긍정평가한중일‘정온경열’로나아갈기회인데‘불신바이러스’막아경제마비피해야

곽재원(전 경기과학기술진흥원장), 전병서(전중국경제금융센터초­빙연구위원), 주재우 교수(베이징대국제정치학 박사) 등각분야의권위자들이­열띤토론을 벌이며, 이전염병에대한구체적­이고전문적인견해들을 나눴다(이승재 논설위원이 진행). 참석자들은 “아직이바이러스에대한 전망을 내놓기는이르지만, 한국의경우상당히잘대­처하고있는 편”이라는진단을내놓았다.

좌담에서는 또, 우한교민전세기수송은 한·중관계수립이후 처음으로 시도한 비상탈출로 ‘외교 성숙도’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사스 때만해도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에수십만의교민이있­었지만비상탈출은없었­다는것이다. 팬(pan)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연구가 상당히진척되었다는 얘기도 있었다. 메르스 백신의경우 국제백신연구소에서2~3단계에이미들어갔다­고한다.

이번 사태로 중국의 시진핑 지도체제 유지와 경제운용에차질이빚어­질지에대한전망들도 나왔다.참석자들은공산당체제­의중앙집권에대한문제­제기가나올수는 있지만, 중국 내에서‘전염병과의영웅적 전투 승리’라는 패러다임의 여론을 형성하는당의노하우가­있어서정치적으로 풀어나갈 것이라고 봤다. 또성장률차질문제도 재정·금융 동원력으로해결할수있­는여력을가지고있고,또이후강력한 부양책으로 상황을 만회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전망했다.

이번사태로 한·중·일이‘호흡공동체’라 할만큼전염병에긴밀하­게엮여있음이다시드러­났다면서,이후동북아국가들이현­재의‘정냉경온(정치는 차갑고경제는 미지근함)’에서‘정온경열(정치는 온기를부여하고경제열­기는 높임)’로 나아갈기회를맞았다는­평가도있었다. 특히중국후베이성의의­료수준이백일하에드러­난이번사건으로중국의­대대적인의료보건투자­가이뤄질것이므로,한국도이에대비해기회­를포착해야한다는의견­도나왔다.

한편우리정부가중국의­곤경을우리의곤경처럼­도와줘야한다는발언을 하지만, 이것이적절한지를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런입장이중국의환심­을살수있다는것은착각­에가깝다는것이다. 사스 사태종결직후에노무현­당시대통령이방중까지­했지만, 전염병이사라진뒤중국­은곧동북공정을 본격적으로 진행한 일이있었다는 걸지적했다.이런중국의태도들을현­실적으로바라볼필요가­있다는것이다.

두 시간 동안 진행된이날 좌담에서참석자들은중­국에서발생한전염병에­대해한국이국익을우선­시하면서도이웃국가의­곤경까지살피는 성숙한 외교를 펼치는 것이바람직하다는 점에입을 모았다.그런 가운데서도 과도한 공포나 불안감 조장이빚어내는, 부적절한 경제와 사회활동의마비상태가­지속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점에도 공감했다. 다만정부가중국의심기­를살피다가우리국민의­위험을키우는 듯한 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바람직하지않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전염병위기에서자국민­안전이우선되는정책은­불신과공포를 원천적으로 방역하기위해서라도 정부가 당연이견지해야할것이­기때문이다. <이상국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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