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Business Daily

“거짓말은안했다”는해명이사기의혹더키­웠다

사실상제기된의혹대부­분인정…시장실망감깊어져WS­J“연초부터소문”…FT“회사이름뉴턴으로바꿔­라” GM“유능한팀이기술적문제­실사”에도비난은못면해일각­선‘공매도작전’의혹…이달만주가90%변동지속

- 최지현기자tiipo@

‘제2의 테슬라’라는 찬사를 받던 미국의 전기수소차 업체 ‘니콜라’가 사기투성이라는 의혹이 나오며 충격이 일파만파로 퍼져가고 있다.일각에선 일종의 ‘공매도 작전’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던지기도 했지만, “거짓말은 하지않았다”면서의혹을일부인정하­는니콜라의해명이 나오면서 시장의 실망감은 깊어지고 있다. 진실과 거짓에 대한 어지러운 논쟁이 이어지면서니콜라의 주가는 이달에만 90%에 가까운변동폭을보이고 있다.힌덴버그“이런상장기업있을수없­다”

사태의 시작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의 금융분석업체 ‘힌덴버그 리서치’가 ‘니콜라는어떻게거짓말­을 미국 최대자동차 기업과의파트너십으로 바꿔치기했는가?’라는 보고서를 공개한데서시작한다.

이날힌덴버그측은“트레버밀턴니콜라창립­자겸이사회의장은 지난 10년 동안 거짓말과 속임수를일삼아온 사기꾼”이라면서 “2014년 설립된니콜라엔아직까­지도 수소 배터리를 비롯해수소 전기차를제조할기술이­전혀없다”고 지적했다.

앞서8일 세계최대자동차 제조업체중한 곳인제너럴모터스(GM)가 니콜라와의전략적제휴­관계를 발표한 뒤라 시장에서니콜라의미래 성장성에대한 기대감이한껏높아져있­던터라 투자자들은큰혼란과충­격에빠졌다.

보고서는 “상장 기업에서이정도수준의­거짓말과 속임수를 본 적이없다”면서“니콜라는 밀턴의장의수십가지거­짓말을기반으로 세워진사기사례”라고주장했다.

특히, 세간의주목을 끌었던부분은 2018년 1월니콜라가 수소 트럭의주행모습을 공개했던‘니콜라원인모션’홍보영상이조작됐다는­폭로였다.

힌덴버그 측은 전 직원의문자 메시지를 근거로제시하며해당영­상이“트럭을 외진도로의언덕꼭대기­로 견인한 후, 언덕아래로굴러내려가­는장면을촬영한것”이라고주장했다.

해당 영상에서 미국 유타주의 한 도로를 매끈하게 달려가는 니콜라원 트럭의 모습에 그간 ‘수소차’의 가능성을 의심하던 투자자들은 열광했고, 페이스북에서만 23만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2016년 니콜라가 처음으로 대중에공개한 수소 트럭모델인 ‘니콜라원’이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차체만 개조한 것이며거짓으로 ‘수소차’로둔갑시켰다는의혹도­제기했다.

보고서는니콜라가 공개행사 직전니콜라원시제품에­수소를 의미하는 ‘H2’ 마크를 새겨넣었지만, 실상은 기어와 모터·수소연료전지가 빠져있었고 별도의케이블을 연결해전원을 공급하고 시동을거는척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밀턴의장은당시“트럭이 ‘수소를 통해’ 완전히작동 중”이라고소개했다.

힌덴버그는 이어 지난 7월 밀턴 의장이 “5대의모델 트럭을 독일에서 생산했다”고 말했지만, 실제 생산자인 독일 보쉬 측은 생산 사실을 부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니콜라가 “피닉스 본사에서하루 1000kg의수소를­생산중이며향후미국전­역에 700개의 수소충전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힌 수소공급계획도사실상­날조라고비난했다.

수소연료전지를 사용하는 수소 기반 모빌리티생태계성공의­관건은 수소의안정적인 공급과 유통에달려 있는데, 니콜라는 사실상 수소 공급을위한아무런대비­책도갖고있지않다는것­이다.

보고서공개직후밀턴의­장과니콜라측은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지만, 충격은 일파만파로 퍼져나가고있다.

같은 날 미국 ‘프랭크 R. 크루즈 법률사무소’는투자자들을 대신해니콜라의연방 증권법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겠다면서집단 소송 의향이있는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법무부도 각각 니콜라의사기논란에대­한 민사와형사사건조사에­착수한상태다.

언론들역시니콜라에호­의적이지는않다.미국 경제 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업계에서 이미 연초부터 힌덴버그가 제기했던 내용과 유사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면서 보고서의주장에힘을 실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니콜라에대해“회사이름으로 ‘뉴턴’이 더적합할 것 같다”며 비꼬았다. 과학자인‘니콜라 테슬라’의이름에서기업명을 따온니콜라가 언덕위에서트럭을 굴린일을 ‘만유인력의법칙’을발견한뉴턴에빗댄것­이다.

니콜라,법적공방에말장난해명­만

지난 14일 니콜라 측은 고액수임료의증권소송­전문로펌으로 알려진 커클랜드&엘리스를 고용해나흘만에A4용­지6장분량의해명문을­내놨다.

니콜라의 해명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로 일관하며 “실제 제조 능력은 없지만, 수소 전문성은갖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힌덴버그가 제기한 의혹을대부분사실상인­정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향후 법적 공방을 염두에 둔 조치라는 평가를 내렸다.

특히, 니콜라는 “니콜라원이 자체 추진력으로움직일 수 있게 ‘설계’된 진짜 트럭”이라면서 논란이 컸던 자사의 첫 수소모델과 관련한 의혹 해명에집중했다.

니콜라는 “영상은 제3자가 광고 목적으로 촬영한 것일 뿐”이라면서“니콜라원인모션영상은 트럭이‘움직인다는 사실(in motion)’을 강조했을 뿐, ‘자체 동력으로’ 움직인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어 “이후 니콜라원(Nikola One)의 ‘자체 동력’에 대한 추가 투자 결정을 철회했었다”면서“대신 니콜라투(Nikola Two)와 트레(Tre), 배저(Badger) 등다른 모델에집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다음 날 힌덴버그는 “니콜라의 모든 해명이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비난하는 재반박문을 냈다.

‘자체 동력’에 대한 니콜라의해명을 두고는앞서니콜라가 발표한 공시자료와 모순된다는 점과 함께 ‘니콜라원이 1000HP로 달린다’고 표기한 홍보

자료도 제시했다. HP는 자동차의동력을일반적­으로측정하는 단위인 ‘마력(Horse Power)’을 의미하는약자다.

한편, 니콜라는힌덴버그를“잘못된정보로시세조종­을 시도하려는공매도 세력”으로 규정하고 “세계에서가장 신뢰할 수있는몇몇기업과 투자자들에게검증을받­았다”는점도내세우고있다.

실제힌덴버그리서치는­본업인금융분석분야에­서유명하진 않지만, 공매도 투자자로서는 이름이상당히알려진곳­이다. 힌덴버그는지난 4월당시에도 ‘프리딕티브 테크놀로지’와 ‘SC웍스’ 등의회계부정과 경영진의 사기의혹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며결국거래정지­를이끌어내기도했다.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업체인 이들 기업은 지난 3월 “대량의혈청검사 키트를 즉각 배포할 여력이있다”고 발표했고, 당시각사의주가는 연초 대비각각 12%, 100.5% 폭등한상태였다.

일각에서는투자사들의­1차 검증을거친니콜라의기­술 수준이완전히맹탕일순­없다고 지적하기도 하지만, 대규모투자사인GM과 한화등도불똥을피해갈­순없었다.

앞서 니콜라와 제휴를 맺고 향후 30억 달러가량의현물 투자를 결정했던 메리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14일 열린 RBC 캐피털 마켓 콘퍼런스에서“매우 유능한 팀이적절한 실사를 했다”고해명했다. 이후 GM측은“사업및 법률·기술적문제와 관련해철저히검토했다”고 다시한번강조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실사 과정을 거쳤는지밝히지않아비­판받고있다.

GM의주가는니콜라의­영향으로지난 8일 전장대비 7.93% 급등했지만, 10일에는 5.57%나 다시주저앉기도했다.

2018년 각각 5000만 달러씩을 투자해 니콜라의 지분 6.1%를 사들인 우리나라의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도 난처한 상황이다.

비상장사인 이들 기업의 모기업 ㈜한화의 주가는 지난 11일(한국시간) 4.64% 급락하는 등부진을 면치못하고 있다.

하루주가등락폭103.7% ~-21.27%

힌덴버그의보고서발표 전후로 니콜라의주가는 엄청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힌덴버그와 니콜라의공방에따라 투자자들이매일매일 사고 팔기를반복하고있기때­문이다.

9월 들어 니콜라의 주가 변동폭은88.87%(28.85~54.49달러)나 보이고 있다. 종가기준으로도 55.77%나 된다.

특히, 지난 8일 GM과의 협력 관계 발표 당일과 다음 날 각각 40.79%와 15.34%를 오르고 내렸고, 10일 힌덴버그의보고서발표­당시에도이틀연속 25.81%나 폭락한후니콜라측의해­명에 11.39%반등했다. 다만,이후변동폭은점차안정­세를찾아가면서지난 1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니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37%(0.45달러) 오른 33.28달러를기록한상태­다.

특히, 니콜라 주가의높은 변동성이지나치게고(高)밸류에이션(가치평가)상태인기술주중심의나­스닥시장전체를자극할­수있다는우려도나오고­있다. 실제니콜라의주가는 올들어 222.48%나 폭등했으며, 올해 최저점과 최고점 사이의변동폭은812.5%나 된다. 연초 10.30달러(1월 3일)로 최저점수준이었던주가­는 불과 6개월 만인 6월 9일 장중93.99달러까지 치솟기도 했으며, 종가 기준 최고가(6월 9일 79.73달러)로도 674.1%나 폭발했다. 앞서니콜라주가는지난 6월 8일에는 하루동안 103.7%나 오르기도 했으며, 올해들어하루동안 두 자릿수의오름세를보인­날만해도16일이나 됐다.

반면, 지난 7월 20일에는 하루동안 21.27%나 폭락하기도 했으며, 이를포함해올해12일­이나 두자릿수로하락했다.

“‘트럭이움직인다(inmotion)’고했지자체동력으로움­직인다고말한적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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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밀턴니콜라창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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